3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류젠화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3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류젠화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페이스갤러리 서울에서는 3월 31일(금)부터 4월 29일(토)까지 《류젠화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 류젠화는 도예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통해 잘 알려져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50여 년의 세월 동안 다뤄온 '도자'라는 재료에 대한 작가의 오랜 탐구와 기술적 숙련도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도자, 발견된 오브제(Found object), 공산품, 폐기물 등 여러 재료를 활용하여 작업을 해왔다. 작업의 주 소재인 도자는 오랜 전통을 가진 중국의 도자 예술과도 연결되지만, 사실주의와 전통적인 도자 공예 기법에서 탈피하여 작업을 통한 작가 자신의 서사를 탐구하는 기회와 연결되기도 했다.

A Unified Core, 2018, porcelain, installation size variable, 423 pieces on display, No. 85748 [사진 김경아 기자]
A Unified Core, 2018, porcelain, installation size variable, 423 pieces on display, No. 85748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장 1층의 설치작 'A Unified Core'는 눈물방울 모양의 백자 약 500개가 천장에서 쏟아지듯 내려오는 모습이다. 관객들은 작품의 주변을 천천히 거닐며 깊고 고요한 사색의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나선형 리본 모양의 도자 조각이 마치 낙서처럼 벽에 걸려 있는 모습 'Lines' 연작은 숙달된 도예가이자 조각가로서의 작가를 보여주며, 캘리그라피나 손글씨 같은 조각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나선형 리본 모양의 도자 조각 벽에 걸려 있는 모습 'Line' 연작 [사진 김경아 기자]
나선형 리본 모양의 도자 조각 벽에 걸려 있는 모습 'Line' 연작 [사진 김경아 기자]
Lines No.4, 2015-2019, porcelain, 75x118x2cm, Edition 1 of 2, Edition of 2, No. 75309.01 [사진 김경아 기자]
Lines No.4, 2015-2019, porcelain, 75x118x2cm, Edition 1 of 2, Edition of 2, No. 75309.01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장 2층 입구에서는 'The Shape of Trace'와 마주하게 된다. 오래된 역사의 궤적이 느껴지는 이 작품은 역사 속 인류 문화 발전의 다양한 모습을 탐구하며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하이라이트다. 벽에 걸려 있는 'Blank Paper' 연작은 하얀 백자 조각이 얇은 종이처럼 커다랗게 걸려 있는 세 점의 작품이다. 도자기로 아무런 흔적도 없는 흰 종이를 재현한 이 작품은 언뜻 미니멀리즘의 조형 언어를 따른 추상 작업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각 '종이'의 접혀 있는 듯한 가장자리와 구겨진 자국과 같은 섬세한 디테일이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The Shape of Trace No.23, 2016-2022, porcelain, 19x43x6cm, No. 85737 [사진 김경아 기자]
The Shape of Trace No.23, 2016-2022, porcelain, 19x43x6cm, No. 85737 [사진 김경아 기자]
도자기로 아무런 흔적도 없는 흰 종이를 재현한 'Blank Paper' 연작 [사진 김경아 기자]
도자기로 아무런 흔적도 없는 흰 종이를 재현한 'Blank Paper' 연작 [사진 김경아 기자]
Blank Paper, 2009-2019, porcelain, 200x12x0.7cm, No. 85745 [사진 김경아 기자]
Blank Paper, 2009-2019, porcelain, 200x12x0.7cm, No. 85745 [사진 김경아 기자]

류젠화의 작품은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미술관(호주),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미국), 광동 미술관(중국), 시가 가와라 미술관(일본), 베르겐 국립미술관(노르웨이), 테이트 모던(영국), 서울문화재단(한국) 등 전세계 유수의 기관들에 소장되어 있다. 

작가 류젠화 [사진 김경아 기자]
작가 류젠화 [사진 김경아 기자]

페이스갤러리 서울은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다. 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