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 느꼈던 일상의 평온함이 흔들리고 발밑이 무너지는 경험은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로 남는다. 지난 11월 15일 포항지진 8주년이 지났지만, 불안과 긴장, 불면으로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

포항 지진트라우마센터에서는 지난 8월부터 명상치유 수업을 진행했다. 사진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 제공.
포항 지진트라우마센터에서는 지난 8월부터 명상치유 수업을 진행했다. 사진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 제공.

올해 30년 차 명상가인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 김병철 원장은 포항의 지진 트라우마센터에서 브레인 명상을 통해 회원들에게 몸과 마음의 회복을 돕고 평화로움을 선물하고 있다.

지난 18일 김병철 원장은 지진 트라우마센터의 네 번째 기수 마지막 6차 명상체험 수업을 마쳤다. 포항 북구보건소의 의뢰로 지난 8월 세 번째 기수 6회차 수업을 하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만족도가 매우 높아 네 번째 기수까지 12차 수업을 진행했다.

“지금도 포항에는 지진으로 인해 건물 외벽에 금이 간 곳이 남아있고, 지진 후 한동안은 학교를 보면 철제빔으로 보강공사를 하고 수업을 하는 곳도 있었어요. 그런데 건물뿐 아니라 사람들의 정신적‧육체적 건강에도 균열이 남아 이성적으로는 ‘지나간 일’이라고 알지만, 몸에 각인된 공포로 남아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일으키고 있죠”라고 설명했다.

30년 차 명상가인 김병철 원장(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 사진 강나리 기자.
30년 차 명상가인 김병철 원장(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 사진 강나리 기자.

당시 규모 5.5의 포항지진을 김 원장도 경험했다고 한다. “제가 포항에 온 첫해인데 마치 옛날 비둘기호 기차가 심하게 흔들릴 때처럼 땅과 오래된 건물이 마구 흔들리더군요. 센터에 돌아와 보니 수납장 위에 있던 물건들이 다 떨어져 있었어요.

우리나라에는 드물게 큰 규모의 지진이어서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두려움이었죠. 아파트에서 사람들이 뛰어나오고 한동안 타지에서 지낸 분들도 계셨어요. 게다가 밤낮으로 쿵쿵하고 여진까지 오니 포항시민에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저도 여진 때문에 잘 때마다 점퍼와 지갑, 차 키를 옆에 두고 대피할 준비를 할 정도였죠.”

김 원장의 명상수업 첫날, 회원들은 불안과 우울, 무기력에 머물던 의식을 자신의 내면으로 돌려 조용히 집중하며 완전한 이완을 경험했다. 그리고 “마치 천국에 있는 느낌이었다”라고 첫 소감을 밝혔다.

그들은 몸과 마음의 밸런스를 이루어주는 뇌체조와 호흡, K명상을 통해 우리 몸의 가장 건강한 상태인 머리는 시원하고 아랫배는 따뜻한 수승화강水昇火降 상태를 체험하고, 브레인트레이닝의 원리를 바탕으로 자신의 몸 안에서 깊은 휴식을 체험했다.

김 원장은 “첫 수업부터 놀랄 정도로 회원들의 반응이 좋았고, 수업이 진행될수록 불안했던 마음이 편안해졌다고들 했습니다. 불면증이 있어서 집에서는 통 잠을 못 잤는데 여기 와서는 짧은 시간 잠이 들었는데 활력을 찾았다고 하더군요”라고 회원들의 변화를 전했다.

지진 트라우마센터에서 그의 명상수업을 받은 김주생 씨는 교통사고와 지진까지 이중의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한다.

교통사고와 포항 지진 이중의 트라우마를 겪었던 김주생 씨. 사진 본인 제공.
교통사고와 포항 지진 이중의 트라우마를 겪었던 김주생 씨. 사진 본인 제공.

“10년 전 해맞이공원으로 색소폰 연주공연을 보러 인도를 걷고 있었는데 봉고차가 후진하면서 제 몸 전체를 밟고 지났어요. 신경이 눌려 팔다리가 인지가 안 되고 제대로 움직이지 않아 영남대 병원에서 4년간 재활 치료를 받고도 2년간 보조보행기구를 사용하며 한방치료를 받았죠. 그러다가 지진을 겪으니 외출도 하기 싫고 침대에 누워 안 좋은 생각뿐이었죠. 트라우마센터에서 전화도 오고 직접 방문상담도 받고 제 상태를 알게 되었어요. 상담을 여러 차례 받고도 지진 뉴스만 보면 울고 수면제와 진통제,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잘 수 있었죠.”

그는 “브레인 싱잉볼 명상을 하면서 ‘아~ 세상에 이런 것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너무나 편안했습니다. 집에 있으면 늘 불안했는데 이제는 집에 와도 편안해졌어요”라며 “전에는 잠들기 쉽지 않고 많이 자봐야 3시간 정도였죠. 밤 10시 반이면 수업에서 배운 대로 장을 두드리고 자려고 했더니 수면시간이 5시간으로 늘고 깊은 잠을 자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너무나 행복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꾸준하게 명상을 체험하고자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 회원으로 입회했다.

포항 지진트라우마센터 회원들이 뇌체조를 하고 있다. 사진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 제공.
포항 지진트라우마센터 회원들이 뇌체조를 하고 있다. 사진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 제공.

포항의 북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15명의 회원이 직접 두호점을 찾아 K명상 체험을 하고 큰 만족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포항지진 트라우마 치유뿐 아니라 과거 분당에서 명상지도를 했을 때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유를 위한 명상을 지도한 바 있다고.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간의 공생의 가치 실현하는 삶, 공유하고자

“자신의 숨이 들어오는 길, 그리고 숨이 나가는 길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복잡한 생각이나 잡념이 올라오면 ‘아! 내가 이런 생각들이 일어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고 다시 아랫배로 의식을 가져오면 됩니다.”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 정기 그룹 수련시간, 고요한 가운데 김 원장의 차분한 목소리가 깊은 안정감을 주었다.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의 정기 그룹수련. 사진 강나리 기자.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의 정기 그룹수련. 사진 강나리 기자.

수련에 참석한 올해 91세 정성내 회원은 “센터에 처음 올 때는 허리가 안 좋아 거동이 불편해 딸과 사위의 부축을 받고 왔는데 지금은 일부러 세 정거장을 걸어서 센터에 와서 수련하고 간다. 혼자 장을 봐서 음식도 만들 만큼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라고 자랑했다.

매일 버스 세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오가며 수련하는 91세 정성내 회원. 사진 강나리 기자.
매일 버스 세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오가며 수련하는 91세 정성내 회원. 사진 강나리 기자.

정 회원은 “당시 위장도 좋지 않아 소화하지 못하니 김치 한 조각만 먹어도 토할 정도였고, 누워 있으면 한 번씩 천장이 뱅뱅 도는 것 같아 눈을 못 뜰 정도였는데 장운동을 하고 호흡‧명상을 하면서 몸이 정상으로 회복되니 점차 좋아지더라. 10년 넘게 고생하던 오십견도 마음풀이 워크숍에 참여하고서 팔이 번쩍 올라가 만나는 회원마다 가라고 권한다”라고 했다.

또한, 지난 4월 입회한 김원숙(74세) 회원은 “브레인트레이닝을 하면서 삶이 즐거워졌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가 아파 인생의 낙이던 산행도 어려워 자꾸 뒤처지고 자주 가지 못했다. 수련하면서 허리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불면증이 없어지니 몸이 가볍고 활기가 넘친다”라며 “요즘은 산행하면 숨이 찬 게 없어졌다”고 환하게 웃었다.

브레인트레이닝 명상으로 삶이 즐거워졌다는 김원숙 회원. 사진 강나리 기자.
브레인트레이닝 명상으로 삶이 즐거워졌다는 김원숙 회원. 사진 강나리 기자.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인 김병철 원장은 오랜 명상지도 경험과 전문 트레이너 자격을 갖춘 힐링 전문가로, 회원들의 몸과 마음, 뇌의 상태를 파악하고 각각에 맞는 건강법으로 조화롭게 관리한다.

그룹 수업 중에도 회원의 호흡 깊이와 몸 상태를 확인하고, 브레인 호흡 명상 오 단계를 각각에 맞게 세분화하여 소그룹 수련, 일대일 코칭을 통해 점검하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변화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는 “몸만 건강해서는 완전한 건강을 이룰 수가 없죠. 마음의 상처나 부정적인 정보로 인해 몸은 금방 무너지기도 합니다. 몸과 마음이 균형을 이루어야 진짜 건강할 수 있기때문에 몸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마음을 평화롭게 자기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마음의 힘도 키워야 합니다”라고 브레인트레이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명상가 김병철 원장은 포항 트라우마 치유 공공사업 참여를 발판으로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명상가 김병철 원장은 포항 트라우마 치유 공공사업 참여를 발판으로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김병철 원장은 포항 트라우마 치유 공공사업 참여를 발판삼아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그의 비전은 포항시민 10%에게 브레인트레이닝을 통해 진정한 건강과 행복, 평화를 위한 공생의 가치를 전파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으로서 자신의 가치,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전하고 그 바탕 위에서 인간과 인간, 자연과 인간이 서로 존중하고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는 삶을 공유하는 포항시민 10%를 통해 포항의 건강한 변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현재 브레인트레이닝센터 두호점에서는 장량체육센터, 수도산, 영일대, 운하관,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강사들이 그와 발을 맞춰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