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오, 이규태 작가가 2인전 《Light & Light》를 3월 25일 티모시아트에서 개막했다. 오랜 친구인 두 작가가 처음으로 협업한 전시로서 대형 모빌, 사진, 페인팅,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 20여점을 선보였다. 

티모시아트 신자은 관장은 “이번 전시 <Light & Light>는 작가들이 행복과 슬픔이 공존하는 우리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 구상한 두 마리 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태, 장준오, Light & Light, 2023, mixed-media (plaster, copper, stainless steel, galvanized steel), 230x122x285cm(variable)  이미지 티모시아트
이규태, 장준오, Light & Light, 2023, mixed-media (plaster, copper, stainless steel, galvanized steel), 230x122x285cm(variable) 이미지 티모시아트

각기 다른 빛을 지닌 두 마리의 새는 운명처럼 만난다.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흰 깃을 가진 새와 예리하게 단련된 금빛 깃을 가진 새. 새들은 함께 대지와 바다를 누비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서로 가르쳐주었다. 하얀 새의 깃 사이로 금빛 새의 예리한 깃이 달과 별의 빛을 받아 반짝였다. 수많은 빛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이에 둘 사이에 새끼가 태어났다. 흰새, 금빛새 그리고 새끼는 서로 단단히 엮인 공동체로서 세상을 날아다닌다. 어린 새가 더는 어린 새가 아니게 되는 동안 금빛 새는 늙고 지쳐갔다. 그의 깃이 조금 무뎌졌다 싶은 언제인가, 금빛 새는 자신이 걸터앉아 있던 키 큰 나무의 여린 가지 끝에서 마지막 해가 저무는 것을 지켜보았다. 슬픔에 빠져 나뭇가지에 몸을 움추린 채 앉아있던 어린 새는 시간이 흘러 큰 새로 성장한다. 홀로 땅과 바다를 날아다니는 법을 배우게 되고, 곧 독립된 개체로서 힘찬 날갯짓을 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Light & Light>는 이렇듯 두 빛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작가들은 빛의 속성, 즉 그 무게가 가벼워 여러 군데로 뻗어나가고 주위의 무겁고 복잡한 것을 마르게 하는 점에 주목하였다. 바스라질 정도로 가벼운 나와 너가 만나 서로 비추고 융화되고 균형을 이루는 관계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장준오, Layer, 2023, Photography, 58x83cm, Ed.of 30. 이미지 티모시아트
장준오, Layer, 2023, Photography, 58x83cm, Ed.of 30. 이미지 티모시아트

조각을 전공한 장준오 작가는 디자이너 듀오 스팍스에디션(장준오, 어지혜)의 일원으로, 디자인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BTS, 10센치, RM, 이적 등 여러 뮤지션의 비주얼 브랜딩을 담당하여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아티스트로서 조각, 회화, 사진 작업도 병행하는 장준오 작가는 포스코 미술관의 <Where is Alice>전 (2022년)에 참가하였고 스팍스에디션 개인전 <댄싱블루> (2019)를 롯데 애비뉴엘아트홀에서 개최한 바 있다.

애니메이션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이규태 작가는 순간의 감성과 빛을 세심하게 포착한 칼라드로잉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22년 미국 Gallery Nucleus, 2021년 알부스갤러리, 2020년 롯데갤러리 인천점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이유진 갤러리의 <Animals>전 (2022년), 아람누리 미술관의 <팔팔한 여행>전(2021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또한 구찌, 메르세데스 벤츠, 아모레퍼시픽, 네이버, 리모와, 애플, 스타벅스, 젠틀몬스터, 모엣헤네시 등의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10여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발표하였다.

이규태, 나무와 새, 2023, color pencil, ink pen, ballpoint pen on paper, 11x15cm. 이미지 티모시아트
이규태, 나무와 새, 2023, color pencil, ink pen, ballpoint pen on paper, 11x15cm. 이미지 티모시아트

장준오·이규태 작가 2인전 <Light & Light>은 4월 30일까지 티모시아트(서울시 서초구 사평대로26길 30 1층)에서 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수요일-일요일, 오후 12시- 6시이며 매주 월요일, 화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