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 작가는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보는 물건들을 수집하고,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작가는 정물이 지닌 모습을 통해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공간을 반추한다. 정물의 단순한 외형을 담아내지만 그 이면에는 이들이 내포하는 의미를 절제된 화면구성을 통해 드러낸다. 사진 속 정물은 책, 수저, 달걀, 밀크글라스 등 우리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인데 작가의 필름에 담긴 모습이 낯설게 보이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이선주 작가가 메타갤러리 라루나에서 《My Golden House》展을 3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에는 작가의 첫번째 작품 시리즈인 <Black Memorabilia>부터 <Stack>시리즈와 <금> 시리즈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Black Memorabilia> 작품은 빛이 없는 어둠의 공간에서 장노출로 촬영하여 정물을 보일 듯 말 듯하게 표현하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존하는 존재에 관한 그의 첫번째 이야기이다. 

이선주 작가가 메타갤러리 라루나에서 "My Golden House"展을 3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미지 메타갤러리 라루나
이선주 작가가 메타갤러리 라루나에서 "My Golden House"展을 3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미지 메타갤러리 라루나

작가는 신작 <금> 시리즈를 통해 그간 해오던 작업에 변화를 시도한다. 생물에 금을 입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함께 퇴색되고, 소멸하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영원불멸한 가치의 대상으로 여기는 금이더라도, 자연의 순리를 거스를 수 없듯이 금 또한 탄생과 소멸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메세지를 전한다. 이렇듯 작가는 모든 시리즈에서 생명의 탄생과 소멸, 존재의 유한함을 필름에 담는다.

라루나는 이선주 작가의 <My House>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전시공간을 설계했다. 어렸을 적 우리 모두가 한번쯤은 꿈꿔왔던 황금빛 동화 같은 집에서 작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연극 무대 위의 주연 배우처럼 우아하게 중앙에서 서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물들은 관객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유자와 자신의 삶을 함께해왔던 사물들에 깃든 시간의 깊이와 기억, 그리고 감정이 발산하는 아우라는 관객들을 자신의 이야기 속으로 안내한다. 짙은 어둠 속으로 소멸하는 듯한 1관과 흰색과 금색의 작품들로 밝게 빛나는 2관은 대비를 이루며 존재와 부재, 탄생과 소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등 이항대립을 사유해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구현한다. 

라루나의 관계자는 “우리는 지금 겉모습과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고 본연의 가치를 경시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선주 작가는 사물이 내포하고 있는 본질을 찾는 여정의 길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보는 각자의 경험에 따라 작가의 작품이 시사하는 점이 다를 수 있지만, 그의 정물사진이 권하는 정제된 사물과 고요한 공간으로의 여행은 편안한 안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선주 작가는 중앙대학교 동 대학원 사진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스페인 등 외국의 그룹전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201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베이 국제 사진페스티벌에서 금상 수상을 시작으로 갤러리 나우, Julia Margaret Cameron Award, Critical Mass 등의 국내외 유수의 기관으로부터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이선주 작가의 개인전  《My Golden House》은 메다갤러리 라루나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