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아주 간단한 이야기〉는 “인생에서 복잡한 것은 없다. 우리는 복잡한 사람이다. 인생은 단순하고, 간단하고, 더 정확하다”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 작가 마리아 라도(Maria Lado, 1965~)의 작품이다. 2005년 우크라이나 배우극장에서 초연한 이후 지금까지 동유럽 30개가 넘는 극장에서 공연하여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작품은 영미 희곡과 러시아 고전이 주로 공연되는 한국연극계에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동유럽 우크라이나의 연극이다. 작년에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은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그들도 동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와 같은 인간이다.

연극 "아주 간단한 이야기" 포스터. 이미지 극단 불
연극 "아주 간단한 이야기" 포스터. 이미지 극단 불

 

극단 불과 연극마을이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공동 제작하여 무대에 올린다.

극단 불 관계자는 “전 세계가 연결된 현대사회에서 문화적으로 서방의 가치에 지나치게 종속된 한국에 예술생태계에 다양한 시각의 연극예술작품을 공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이 작품을 기획, 공연하려고 한다. 또한 전쟁에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공연하려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다.

우크라이나의 작은 시골 마을 축사에 있는 가축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임신 한 소와 이제는 늙어서 일할 수 없는 말과 항상 세상 밖이 궁금하여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개를 늘 부러워하는 돼지 등은 수탉과 개가 알려주는 축사 밖의 세상에 귀를 기울인다. 

농장 주인집 부부의 외동딸, 옆집 남자의 아들이 각자 다른 목적으로 축사에 드나든다. 농장 주인과 이웃집 남자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 어느날 이웃집 남자의 아들과 주인집 외동딸이 축사에서 사랑을 나누고 외동딸은 임신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안 주인집 내외는 딸에게 낙태를 강요하고 이웃집 남자는 낙태를 막으려고 한다.
딸의 낙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주인집 남자는 돼지를 죽이는데 돼지는 천사가 되어 그토록 소원이던 날개를 달고 가축들에게 나타나 아기의 낙태를 막으려면 누군가 아기 대신 죽어서 아기의 수호천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가축들은 누가 아기를 위해 죽을 것인지 논쟁을 벌이는데...

연극마을 조현건 대표와 극단 불 전기광 대표가 이 작품을 2인 2색의 색다른 연출을 선보인다. 자본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퇴폐하는 인간과 가축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세상의 모든 이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끊임없는 전쟁으로 모든 것이 죽어가고 새로이 태어난다.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

출연 배우는 김춘기, 조현건, 김명중, 황도석, 조미선, 정은수, 김홍택, 이하성, 이민아, 이태훈, 김희정, 전지수, 천우영, 김진호, 안호주, 김 산, 최찬미, 장소영, 김동현, 주인서, 박인아 등 60대부터 20대까지 중년 배우들과 신인배우들이 호흡을 함께한다.

극단 불, 연극마을 공동제작 <아주 간단한 이야기>는 4월 11일부터 4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시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입장권은 4월 1일까지 텀블벅에서, 그후에는 인터파크와 대학로 티켓닷컴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