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는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 기획전이 5월 28일까지 열린다 [사진 김경아 기자]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는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 기획전이 5월 28일까지 열린다 [사진 김경아 기자]

서울대학교미술관과 재단법인 아름지기는 시간과 전통을 주제로 하는 기획전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를 5월 28일(일)까지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비대면 소통의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을 맺고 교류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은 늘어났다.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을 더욱 드러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주기 위한 삶을 살지만 현실에서는 고립되고 파편화된 초개인주의적 사회가 도래했다.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는 이러한 사회적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전통의 가치를 제안한다. 전통은 함께 공유하는 상징과 믿음을 통해 서로 소통하지 않아도 공명하는 공동체를 만든다. 공동체와 함께 이어진 전통적 가치관은 우리가 먹고 입고 사는 삶의 방식에 녹아있다. 전시는 의ㆍ식ㆍ주를 기반으로 현대인의 삶의 단면을 포착한 현대미술작가들의 작품 75점과 재단법인 아름지기의 100여 점이 넘는 소장품을 통해 구성되어 있다.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는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 기획전이 5월 28일까지 열린다 [사진 김경아 기자]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는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 기획전이 5월 28일까지 열린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이번 전시는 3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섹션1 ‘오늘, 우주의 시’는 상호 연결되어 정처 없이 흐르는 시간 속 잠시 멈추어 사유할 수 있는 틈을 제공한다. 김보민의 도시-산수화는 전통과 현대의 시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여행을 시작하게 한다. 이인선의 기계자수와 김미라, 양유완, 정유리의 은 주병, 백남준의 '토끼와 달'은 시간이 중첩된 초현실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다기와 함께 전시된 이성자, 김수자, 장욱진, 이종상, 하동철의 작품들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아우르는 삶의 보편성을 다룬다.

(작품 왼쪽) 김보민, '이편' (2020), 비단에 색, 56x42cm (작품 오른쪽) 김보민, '저편' (2020), 비단에 색, 56x52cm [사진 김경아 기자]
(작품 왼쪽) 김보민, '이편' (2020), 비단에 색, 56x42cm (작품 오른쪽) 김보민, '저편' (2020), 비단에 색, 56x52cm [사진 김경아 기자]
백남준, '토끼와 달' (1988), TV수상기박스에 도자기, 토끼모양 도자, 설치적 성격, 63.6x52.5x55.7cm [사진 김경아 기자]
백남준, '토끼와 달' (1988), TV수상기박스에 도자기, 토끼모양 도자, 설치적 성격, 63.6x52.5x55.7cm [사진 김경아 기자]
김미라, 양유완, 정유리, '은 주병' (2015, 2022), 은, 유리, 가변설치 [사진 김경아 기자]
김미라, 양유완, 정유리, '은 주병' (2015, 2022), 은, 유리, 가변설치 [사진 김경아 기자]

섹션2 ‘지속될 느낌’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박진아와 조해리는 자전적인 경험을 담은 작품으로 일상을 보여주고, 전통 복식인 조선시대의 도포와 고려와 삼국시대 복식을 토대로 재현한 말두고, 백습고, 백자 주병은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 시리즈와 함께 전시되어 옛것에 새로움을 불어넣고,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미의식을 보여준다. 전시장의 중심에는 서도호의 'Gate-small'과 함께 김태호, 정재호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는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 기획전이 5월 28일까지 열린다 사진 김경아 기자]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는 《시간의 두 증명 – 모순과 순리》 기획전이 5월 28일까지 열린다 사진 김경아 기자]
황갑순, 한정용, 김성철과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백자 주병' (2015), 백자토, 가변설치 [사진 김경아 기자]
황갑순, 한정용, 김성철과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공예과, '백자 주병' (2015), 백자토, 가변설치 [사진 김경아 기자]
서도호, 'Gate-Small' (2003), 실크, 스테인리스 스틸 튜브, 326.5x211.5x100cm, ed.1/3 [사진 김경아 기자]
서도호, 'Gate-Small' (2003), 실크, 스테인리스 스틸 튜브, 326.5x211.5x100cm, ed.1/3 [사진 김경아 기자]

현재 우리의 일상적 모습을 담담한 필치로 보여주는 우덕하의 '사람들'로 시작하는 섹션3 ‘기억하기 또는 살기’에서는 과거와 미래의 정서를 오가며 이어질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열림과 닫힘을 통해 공간을 새롭게 분할하는 이문(二門)을 중심으로 전시장은 조선시대부터 근ㆍ현대의 풍경과 삶을 담은 작품을 보여준다. 서용선과 조덕현의 작품은 시대와 공간 그리고 계층을 뛰어넘는 사람들의 기억을 다룬다. 윤석남, 이인진, 권창남은 어머니 그리고 가족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을 이야기하며 다발킴의 작품은 분절된 이념을 뛰어넘어, 화해와 융합의 이미지를 재해석한 한복으로 보여준다.

조덕현, '박싱, 언박싱' (2020), 캔버스/장지에 연필과 콘테, 액자, 목제구조물 [사진 김경아 기자]
조덕현, '박싱, 언박싱' (2020), 캔버스/장지에 연필과 콘테, 액자, 목제구조물 [사진 김경아 기자]
(작품 왼쪽) 권창남, '기억-그리움' (2014), 그린마블, 87x95x46cm (작품 오른쪽) 권창남, '기억' (2021), 마블, 64x28x52cm [사진 김경아 기자]
(작품 왼쪽) 권창남, '기억-그리움' (2014), 그린마블, 87x95x46cm (작품 오른쪽) 권창남, '기억' (2021), 마블, 64x28x52cm [사진 김경아 기자]
​김보민, '낯선 나라' (2020), 마에 먹과 옅은 색, 112.1x145.5cm [사진 김경아 기자]
​김보민, '낯선 나라' (2020), 마에 먹과 옅은 색, 112.1x145.5cm [사진 김경아 기자]

서울대학교미술관은 화요일에서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