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의 '청자실' [사진 김경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의 '청자실' [사진 김경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1월 23일부터 상설전시관 3층 도자공예실을 새롭게 단장한 ‘청자실’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에 개편한 청자실은 지난 해 2월 개관한 분청사기ㆍ백자실의 후속이자 도자공예실의 완결로서 의미가 있다. 

고려(918~1392)가 10세기 무렵 당시 최첨단 제품인 자기 제작에 성공한 것은 생활 문화 전반의 질적 향상을 가져온 혁신적인 계기가 되었다. 고려인은 불과 150여 년 만에 자기 제작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고려청자의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완성했다. 이번 개편에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문화재인 고려청자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고려인은 150여 년 만에 자기 제작기술을 발전시켜 고려청자의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완성했다 [사진 김경아 기자]
고려인은 150여 년 만에 자기 제작기술을 발전시켜 고려청자의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완성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이번에 개편한 청자실은 분청사기ㆍ백자실의 후속이자 도자공예실의 완결로서 의미가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이번에 개편한 청자실은 분청사기ㆍ백자실의 후속이자 도자공예실의 완결로서 의미가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병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병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실은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국보)와 『청자 참외모양 병』(국보) 등 국보 12점과 보물 12점 등 25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개편의 특징은 고려청자가 지닌 독특한 아름다움을 비롯하여 제작기법과 실제 쓰임새, 그리고 자기 제작의 시작과 완성이라는 문화사적 의의도 주목했다는 점이다. 

보물, 청자 용머리 장식 붓꽂이,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보물, 청자 용머리 장식 붓꽂이,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국보,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국보,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국보, 청자 참외모양 병, 고려 12세기, 전 인종 장릉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국보, 청자 참외모양 병, 고려 12세기, 전 인종 장릉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이번 개편의 핵심은 청자실 안에 특별히 마련한 '고려비색' 공간이다. 비색(翡色)청자란 은은하면서도 맑은 비취색을 띤 절정기의 고려청자를 말한다. 최순우(1916~1984)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하늘빛 청자」에서 고려청자의 비색을 "비가 개고 안개가 걷히면 먼 산마루 위에 담담하고 갓맑은 하늘빛"에 비유했다. 이처럼 고려 비색청자는 한국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널리 인식되었다. 

청자실의 '고려비색' 공간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실의 '고려비색' 공간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실의 '고려비색' 공간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실의 '고려비색' 공간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상감 봉화무늬 대접, 고려 13세기 후반~14세기, 1981년 이홍근 기증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상감 봉화무늬 대접, 고려 13세기 후반~14세기, 1981년 이홍근 기증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상감ㆍ동화 구름ㆍ학ㆍ모란무늬 판, 고려 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상감ㆍ동화 구름ㆍ학ㆍ모란무늬 판, 고려 13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원앙모양 향료 뚜껑,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원앙모양 향료 뚜껑,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비색(翡色)청자란 은은하면서도 맑은 비취색을 띤 절정기의 고려청자를 말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비색(翡色)청자란 은은하면서도 맑은 비취색을 띤 절정기의 고려청자를 말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병,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청자 병, 고려 12세기, 경기도 개성 출토 [사진 김경아 기자]

'고려비색' 공간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아름다움에 대한 공감과 마음의 평온이다. 미술사학자 고유섭(1905~1944)은 그의 저서 『고려청자』(1939년)에서 고려청자를 "화려한 듯하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따뜻하고 고요한 맛이 있다"고 평했다. 이 특별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비색 상형청자에 깃든 아름다움을 느끼고 마치 명상을 하듯 자신의 본모습과 마주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