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숲으로 태양이 지는 노을 속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구름을 배경으로 철새 세 마리가 줄지어 날아올랐다. 사진 강나리 기자
갈대 숲으로 태양이 지는 노을 속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구름을 배경으로 철새 세 마리가 줄지어 날아올랐다. 사진 강나리 기자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갯벌은 생명의 땅이다. 밀물과 썰물의 차가 커서 오랜 세월 쌓인 퇴적물로 이루어진 갯벌에 수많은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어 겨울을 나기 위해 먼 여행을 한 겨울 철새들의 기착지가 된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의 저녁 무렵 분주히 창공을 나르는 철새들. 사진 강나리 기자
시흥 갯골생태공원의 저녁 무렵 분주히 창공을 나르는 철새들. 사진 강나리 기자

서해안에서 내륙 깊숙이 소래포구를 통해 들어온 바닷물로 만들어진 150만 평의 폐염전 위에 조성된 시흥 갯골생태공원에 하루해가 저물어 노을이 질 무렵이면 철새들이 집단으로 힘차게 창공을 비행한다.

낮에 뻘에 앉아 한가로이 날개 밑에 고개를 뭍고 있는 모습이 멀리서 보면 둥근 공처럼 보인다. 사진 강나리 기자
낮에 뻘에 앉아 한가로이 날개 밑에 고개를 뭍고 있는 모습이 멀리서 보면 둥근 공처럼 보인다. 사진 강나리 기자
한가로이 헤엄치는 흰빰 검둥오리 무리들. 사진 강나리 기자
한가로이 헤엄치는 흰빰 검둥오리 무리들. 사진 강나리 기자

낮동안 갯벌에서 날개 밑에 머리를 뭍고 졸거나 한가로이 헤엄치며 가끔 먹이를 사냥하던 철새들이 가장 분주한 시간이다. 너른 벌판에 펼쳐진 갈대밭 위로 비상하는 철새들에게서 힘찬 생명력이 뿜어져 나온다.

공원 가운데 우뚝선 흔들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 강나리 기자
공원 가운데 우뚝선 흔들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사진 강나리 기자
넓은 개펄에 굽이쳐 패인 갯골. 햇빛이 비치며 윤슬이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넓은 개펄에 굽이쳐 패인 갯골. 햇빛이 비치며 윤슬이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봄날의 벚꽃길, 여름철 물놀이, 특히 가을철 광활한 갈대숲과 핑크뮬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꽁꽁 언 겨울에도 고즈넉한 가운데 겨울 철새의 군무가 장관을 이룬다. 가운데 우뚝 선 흔들 전망대를 오르면 공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고, 굽이치는 갯벌을 따라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윤슬을 볼 수 있다.

너른 갈대밭에 우뚝 선 흔들전망대에 노을이 비친다. 사진 강나리 기자
너른 갈대밭에 우뚝 선 흔들전망대에 노을이 비친다. 사진 강나리 기자

옛 염전부지와 소금창고 등 사라져가는 문화를 간직한 이곳은 경기도에서 유일한 내만갯벌과 소금밭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자연생태가 살아 숨 쉬는 보물창고이다.

일제강점기인 1934~1936년 소래염전이 조성되었고, 생산된 소금 대부분은 열차로 부산항에 옮겨져 일본으로 반출된 아픈 역사가 있다. 우리나라 소금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였으나 1996년 7월 채산성 악화로 폐염되었다.

옛 소래염전의 창고. 소금을 나르던 열차는 움직일 때마다 가릉가릉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하여 '가시렁차'라고 부른다. 매년 4월에서 10월에는 염전 체험도 할 수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옛 소래염전의 창고. 소금을 나르던 열차는 움직일 때마다 가릉가릉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하여 '가시렁차'라고 부른다. 매년 4월에서 10월에는 염전 체험도 할 수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노을빛이 물든 해당화 열매. 사진 강나리 기자
노을빛이 물든 해당화 열매. 사진 강나리 기자
신비롭게 피어오르는 저녁 무렵 구름. 사진 강나리 기자
신비롭게 피어오르는 저녁 무렵 구름. 사진 강나리 기자
겨울에도 생명력 넘치는 갯골공원의 노을. 사진 강나리 기자
겨울에도 생명력 넘치는 갯골공원의 노을. 사진 강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