Ⅳ. 한국무속화의 신격 중 마고삼신-삼성 계통

1. 동북아 선도제천문화로 바라본 한국무속화의 신격

앞서 한국 마을제에 나타난 남녀 신격인 할머니신, 할아버지신의 원형이 동북아 상고 제천문화의 원형적 신격인 마고삼신-삼성임을 확인하였다. 이렇게 민속문화에 나타난 마고삼신-삼성이 무속문화 속에서도 그 흔적을 보이고 있어 본장에서는 무속화에 나타난 마고삼신-삼성 계통을 살펴보고자 한다. 무속화에는 수많은 신격이 있지만 본고에서는 이를 모두 다 다루지 못하고 삼고삼신-삼성 계통에 한해 살펴보고자 한다.

무속화가 모셔지는 곳은 대체로 세 곳으로 나누어 보게 된다. 첫째, 무당들이 몸주신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자신의 신당에 모시는 경우, 둘째, 마을의 성소인 제천사에 마을 수호신을 그림으로 형상화하여 모시는 경우, 셋째, 불교 사찰 내 삼성각류(삼성각, 칠성각, 산신각, 제석당, 독성각 등)의 전각에 모시는 경우이다. 본고에서는 무당들의 신당, 마을 성소인 제천사, 불교사찰의 삼성각류에 나타나 있는 탱화를 묶어서 무속화로 범주화하고 논의를 진행하겠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무속화는 대부분 조선 후기 이후의 작품들로 많은 선학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료 수집 성과가 충분한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장 먼저 자료 수집을 한 연구자는 김태곤인데 120점의 무속화를 도록으로 간행하여 한국무속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었다. 다음으로 윤열수가 도록집을 2차례 정리하여 간행하였다. 다음으로 신명기가 수집한 무속화 도록이 간행되었다. 마지막으로 여주 목아박물관 소장 무속화 도록이 간행되어 무속화의 실태나 형태적 특징을 파악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한국무속화의 신격 연구 경향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랜디스(1897)의 무신 체계

랜디스는 신을 높은 계급의 신(Spirits high in rank), 집안의 신(Spirits of the house) 및 잡다한 신(Various kinds of spirits)의 세 종류로 나누고 높은 계급의 신으로는 천신·지신·산신·용신·지역수호신·불교 계통의 신을 들었다. 집안의 신으로는 성주·재물신·이씨별상·조왕·조상·군웅·점복신·마마·업·칠성 등과 이름을 알 수 없는 몇 무신이 포함되었다. 마지막 계급인 잡다한 신에는 16종의 잡귀 잡신류가 나열되어 있다.

◇클라크(1929)의 무신 체계

클라크는 한국의 무신을 하늘(허공)의 신, 땅의 신, 물의 신, 집안의 신, 나무의 신, 소속 불명의 신 여섯 계급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하늘 신으로 하나님을 강조한 것이 두드러지는데 이것은 그의 기독교적 신관 및 선교(宣敎)를 저변에 둔 전략적 성격을 띠고 있다. 또한 그는 한국 무의 신에 대하여 극소수의 신만 선할 뿐 대부분의 신이 매우 사악하다고 하며 매우 부정적으로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아카마즈 지죠(赤松之城)(1938)의 무신 체계

아카마즈 지죠(赤松之城)는 『조선무속의 연구』하권 신통(神統)부분에서 무신의 주소·직능·성질·성별 등에서 막연하나마 고저의 순위가 있고 특히 유력한 주신(主神)과 그를 수종하는 저급한 무신들 사이에는 계급의 구별이 명확함을 언명하며 체계적으로 설명하였다. 그는 무신의 고하에 따라 천상령(天上靈)·영웅령·시조령·무조령(巫祖靈)·가택신·토지령·풍신(風神)·방위신·무령(巫靈)·생노병사 등에 관한 귀신·타계령(他界靈)·성수(聖樹)·영수(靈獸)·유리혼(遊離魂)·수신령(隨身靈) 등 15계급으로 분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