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속화의 신격 중 삼성 계통(2)

3) 단군 유형

단군 유형 [사진 최수민]
단군 유형 [사진 최수민]

단군조선 와해 이후 선도문화가 쇠락하면서 선도 스승이었던 삼성의 의미는 서서히 잊히게 되었다. ʻ일·하느님삼신·삼성ʼ을 동일시하던 선도적 인식체계가 서서히 사라지게 된 것이다. 고려말∼조선초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삼성이 단군으로 약화되면서 환인·환웅·단군 삼성을 숭배하던 전통에서 환인·환웅은 빠지고 단군만 남아 단군숭배 전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유교가 근간이던 조선시대에 제천의 신격인 ʻ마고삼신ʼ의 개념과 ʻ밝음 회복ʼ의 의미마저 사라졌지만 단군조선의 군왕이자 민족시조인 단군에 대한 존경과 친근함은 여전히 남아 단군숭배로 이어졌는데 목아박물관, 인왕산 국사당, 건들바우박물관 소장 자료에서 그 실물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목아박물관 단군의 경우 대종교에서 전수해 온 단군 영정의 모습과 가까워 보인다. 흰옷을 입고 어깨와 허리에 나뭇잎을 두르고 있으며 머리 뒤에 광배가 그려져 있어 천신의 위격임을 알 수 있다. 인왕산 국사당 단군의 경우 역시 대종교에서 전해오는 단군 영정과 닮은 형태이며 소나무를 배경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산신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건들바우박물관 단군은 조선시대 왕의 영정을 떠올리게 하는 복장을 하고 앞의 두 그림처럼 어깨 위에 단군을 상징하는 듯한 나뭇잎을 둘렀으며 머리 뒤에 광배가 그려져 있어 높은 신격임을 알 수 있다. 시대 상황에 따라 단군의 모습이 다양하게 바뀌어 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4) 남성 산신 유형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산신은 배달국시대 밝문화를 널리 전한 환웅을 상징하며 불교 사찰의 삼성각류(삼성각, 칠성각, 독성각, 산신각, 제석당 등)의 주 신격으로 전화하였다. 한국의 대부분의 사찰들에는 삼성각류의 전각이 있는데 이들 전각에 모셔진 신상 중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것이 호랑이를 타고 있거나 거느린 산신이다.

현재 남아있는 산신도는 대부분 불교 사찰의 탱화 종류이다. 산신도 중에서 호랑이를 타고 있거나 거느린 남신은 여신에 비해 훨씬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드물게는 남녀 산신을 나란히 표현한 것도 있는데 원주 천은사 산신도에는 두 마리의 황호랑이가 함께 등장하고 있어 남녀 산신이 대등한 위격임을 나타내고 있다.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인왕산 국사당 산신도는 165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만신이 사용하고 있는 그림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약 100년 쯤 된 것이고, 사찰의 전각에 모셔진 것 중 가장 오래된 산신도는 200~300년 쯤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이토록 흔하게 남아있는 산신도는 배달국 이래 밝문화 전파의 주역인 환웅과 밝문화의 실체인 선도제천문화가 우리나라의 민속과 무속, 불교문화속에 얼마나 깊게 뿌리 박혀 있는지 반증해 주는 자료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