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고삼신 계통

1) 마고삼신 1인·3인 유형

무속화 중에서 마고삼신 유형은 여성 1인이 표현된 마고삼신 1인 유형과 여성 3인이 그려진 마고삼신 3인 유형이 있다. 여신이 들고 있는 부채에 삼불제석이 그려져 있거나, 들고 있는 꽃이 한 송이나 세 송이인 것, 손에 받쳐 든 복숭아가 3개인 것 등은 모두 1기ㆍ3기(하느님ㆍ삼신)의 표상이 변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료 1> 마고삼신 1인·3인 유형 사례

마고삼신 1인 유형 여주 목아박물관 대신할머니 [사진 최수민]
마고삼신 1인 유형 여주 목아박물관 대신할머니 [사진 최수민]

  <자료1>의 경우는 ʻ대신(大神)할머니ʼ라고 불리며 무조신(巫祖神)으로 흔히 알고 있지만 동북아 선도제천문화의 기준으로 볼 때 빛의 속성인 ʻ밝음ʼ을 상징하는 흰옷을 입고 있는 여신은 마고로 바라보게 된다. 부채에 그려진 세 명의 고깔을 쓴 사람은 삼불제석을 의미한다. 삼불제석은 삼성이 불교적으로 윤색된 제석의 다른 모습으로 보게 되므로 원형적인 모습은 마고이다. 여성의 손에 쥐어진 방울은 천부삼인 중 사람의 중단전을 깨우는 의기이며 사람 안의 생명력을 깨워 우주의 생명력과 교류하는 매개체로 보게 된다.

                                                        <자료2> 마고삼신 1인·3인 유형 사례

 
마고삼신 3인 유형  구파발 금성당 삼불사할머니 [사진 최수민]
마고삼신 3인 유형 구파발 금성당 삼불사할머니 [사진 최수민]

 <자료2>는 세 명의 여성이 함께 있으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옷을 입고 고추 모양의 주머니를 달고 있는 그림은 아이를 점지해 주고 길러주는 산육신(産育神)인 삼신할미 곧 마고삼신으로 바라보게 된다.

2) 여성 칠성신 유형

한국의 선도기학 전통에서 근원의 생명에너지인 1기·3기, 마고삼신이 존재계 전체 차원에서는 북두칠성 근방의 천궁(天宮), 인간 차원에서는 뇌(상단전) 속의 천궁에 거하고 있다고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선도기학의 ʻ일·삼ʼ 사상이 민간 신앙화한 것이 바로 북두칠성(칠성) 신앙이다.

칠성신의 신상은 남성으로 표현된 경우가 대부분이나 여성으로 표현된 경우도 있다. 황해도 무속화에서는 여성신으로 전화된 경우가 적지 않게 보이며 여성 칠성신의 경우 머리에는 고깔, 손에는 복숭아가 들려 있다. <자료 77>은 남성 칠성신과 여성 칠성신이 복합되어 나타나는데 앞의 두 줄은 고깔을 쓴 여성 칠성신의 모습이다. 고깔의 뾰족한 꼭지점은 내 안의 생명에너지·밝음을 깨우기 위해 하늘 즉 우주의 생명에너지와 교통하는 천주나 안테나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래로부터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산을 숭경해 온 것도 같은 의미로 바라보게 된다. 상고시대 제천문화의 원형기 때부터 있어 온 하늘을 향해 오르는 3층원단이나 적석단, 적석탑, 고인돌, 선돌, 신목, 장승, 솟대 등이 함의하고 있는 형태적 의미와 동일하다. 목에 건 염주와 손에 받쳐 든 복숭아는 우리 고유의 칠성신앙이 불교·도교와 습합하여 변질된 모습으로 이해하게 된다. 

<자료 3> 여성 칠성신 유형 사례

[사진 최수민]
[사진 최수민]

 

칠성신은 7명의 신의 모습으로 나타나며 주로 머리에 7개의 별을 달고 있거나 머리 위에 북두칠성이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다.

산신도는 단군 사화를 압축한 역사화로 배달 국사 연구의 귀중한 실물자료라는 견해가 새롭게 제시되었다. 산신도의 주인공은 배달국 개창주 환웅 천황으로 그의 곁에서 또는 아래에서 엎드려 주인을 모시고 있는 호랑이를 배달국의 부족(副族)인 예족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견해가 있다. 배달국의 종주였던 환웅이 제천에서 향사하던 신격이 마고삼신이므로 환웅은 마고삼신으로 대체될 수 있는데 호랑이를 탄 여성 산신의 모습으로 형상화된 경우가 그것이다. 많은 선학들에 의해 고래로부터의 산신의 성은 여성이라고 보는 견해가 꾸준히 있어왔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물 자료가 적지 않다.

계룡산 동학사 여산신상, 지리산 법계사 여산신도, 윤수진 소장 여산신도, 건들바우박물관 여산신도, 수락산 영원암의 여산신도, 지리산 쌍계사 여산신도 등에서 호랑이를 타거나 거느린 여성 산신을 볼 수 있다. 동학사 여산신상은 조각으로 제작된 경우인데 곱상한 미모의 여성 산신으로 흰 도포를 입고 틀어 올린 머리에 붉은 댕기를 한쪽으로 비스듬히 매고 손에는 불로초를 부채처럼 들고 있다.

지리산 법계사 여산신은 단아한 흰색 한복에 쪽진 머리를 하고 있어 전통적인 어머니상을 느끼게 한다면 윤수진 소장 여산신은 머리에 관을 쓰고 황금색과 붉은 색이 섞인 화려한 옷을 입고 있어 왕족과 같은 인상을 준다. 건들바우박물관 소장 여산신은 나이 든 후덕한 얼굴에 구불거리는 머리카락, 화려한 왕관, 붉은 도포에 지팡을 든 모습은 초기 기독교의 사제 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수락산 영원암 여산신은 도교풍의 중후한 여선(女仙)과 같은 인상을 준다. 지리산 쌍계사 여산신은 후덕한 얼굴을 한 중년의 전통적 한국 여인의 모습이며 붉은색 도포와 녹색의 소나무 배경이 보색을 이루며 강렬한 인상을 준다. 다양한 모습의 여산신도는 시대에 따라 다양한 관념의 여성 산신이 존재했음을 반증해 주는 산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