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장승 유형

(1) 월천리 환웅 석장승과 왕검 석장승

전북 부안군 보안면 월천리 환웅 석장승과 왕검 석장승은 17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석장승에 인상을 새기고 구체적 신격의 이름을 밝힌 사례이다. 선인계 법수 장승의 매우 희귀한 경우로 민속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단군 신앙을 표방한 대종교가 수립되기 훨씬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때, 삼성에 대한 신앙은 적어도 17세기까지 지속되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ʻ환웅ʼ과 ʻ왕검ʼ이 신체에 적시되어 있어 삼성 계통으로 볼 수 있다.

<자료> 삼성 계통 장승 유형

이상에서 한국 마을제 시설에서 삼성 계통의 신격이 드러나는 사례를 제시해 보았다. 적석단·적석탑 유형의 경우 단군 2건·산신 4건이었고, 고인돌·선돌 유형의 경우 산신 3건·서낭 2건이었다. 신목 유형의 경우 산신 10건으로 여성 산신에 비해 남성 산신 사례가 월등히 많았다.

장승 유형의 경우 주 신격을 보조하는 기능을 하기에 삼성 계통의 신격이 직접 드러난 경우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인명이 석장승에 각인된 환웅·단군왕검 각 1건의 사례가 발견되었다. 단군 신앙을 표방한 대종교가 설립되기 이전 17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석장승으로 밝혀진 바 배달국시대 이후 삼성신앙의 전통이 민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승되어 왔음을 보여주는 매우 희귀한 실물 민속자료라 하겠다.

<자료> 삼성 계통 장승 유형 사례

월천리 환웅 석장승  [사진 최수민]
월천리 환웅 석장승 [사진 최수민]

지금까지 살펴본 바 한국 마을제 시설에는 신격이 삼성 계통(삼성·산신·서낭)으로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례들이 많았다. 그러므로 한국 마을제 시설에서 ʻ할아버지ʼ라고 불리는 거의 대부분의 제의시설들은 그 원형적인 신격을 삼성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외에 한국 마을제 시설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한 쌍의 부부신으로 모셔지는 경우도 허다한데 그 의미를 모른 채 따로 모시던 것을 음양의 짝을 맞추기 위해 남녀 신을 함께 모시면서 부부신으로 인식하게 된 것으로 보게 된다.

<자료> 삼성 계통 장승 유형 사례

월천리 왕검 석장승  [사진 최수민]
월천리 왕검 석장승 [사진 최수민]

이것으로 한국 마을제 시설에서 의미가 모호한 채 허다하게 나타나는 수많은 할머니신, 할아버지신은 기실 할머니·할아버지 또는 부부신이 아니라 마고삼신-삼성임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