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1번 출구 연극제가 54일간 7 작품의 릴레이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8월 29일 폐막했다. [사진 주다컬처]
제5회 1번 출구 연극제가 54일간 7 작품의 릴레이 공연을 성공리에 마치고 8월 29일 폐막했다. [사진 주다컬처]

 국내 유일의 대중성 지향 민간 연극 축제 ‘제5회 1번 출구 연극제(이하 연극제)’가 8월 28일(일) 연극 <애쉬>를 끝으로 54일간 7 작품의 릴레이 공연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연극제는 세대를 초월하여 연극인이 함께하는 화합의 장으로, 소극장의 매력을 알리며 누적 관객 13,000명을 돌파해 관객층 확장에 기여했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1번 출구 연극제’는 젊은 연극인과 중견 연극인이 함께 무대에 설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대중적 발전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2017년부터 개최해왔다.

올해는 풍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의 구성이 돋보였다. 먼저 2020년 소극장 페스티벌 참가작으로, 2021년 8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짧게 공연되었던 ‘콘티(Con.T)’의 <인계점>이 개막을 알린 데 이어 대학로에서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액션 르와르 장르 ‘극발전소301’의 <건달은 개뿔>, 1번 출구 연극제 작품 중 첫 로맨스 창작극으로 기대를 모은 ‘프로덕션 연작’의 <남산타워 벚꽃은 4월에 진다>가 릴레이로 공연을 이어갔다. 특히, <남산타워 벚꽃은 4월에 진다>는 올해 참가작 중 가장 높은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연극제 폐막 이후 일주일간 앙코르 공연을 확정지었다(앙코르 공연 9.1~3 한양레퍼토리 씨어터).

이어 8월에는 4편의 작품이 차례로 공연되었다. 8월 첫 번째 공연은 창작뮤지컬계의 기대주 김지식 작가의 <우리는 논개의 얼굴을 모른다>로 출발했다. 이 작품은 무거울 수도 있는 역사 소재의 작품을 유쾌한 퍼포먼스를 함께 담은 연출에 놀랐다는 평을 받았다.

제5회 1번 출구 연극제 수상자들. [사진 주다컬쳐]
제5회 1번 출구 연극제 수상자들. [사진 주다컬쳐]

다음으로 가족이란, 사랑이란 무엇인지, 느리지만 서로에게 스며드는 마음을 귀엽고 재밌게 표현한 극단 ‘주다’의 <초속 5cm>, ‘인간들의 모순성’에 경고하는 동시대극 극단 ‘혈우’의 <Hidden>가 공연됐고 묻어두었던 꿈과 지난 삶을 마주하게 만드는 ‘달팽이주파수’의 <애쉬>가 연극제의 끝을 장식했다.

이번 연극제는 르와르와 로맨스, 통시대성과 동시대성, 진지함과 코믹함, 각기 다른 색을 지닌 7편의 연극을 한 연극제에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였다.

8월 29일 저녁 ‘1번 출구 연극제’ 폐막식에서 남녀 연기상과 작품상, 예술감독상 총 4개 부문을 시상했다. 수상자 선정은 참가한 7팀의 극단 대표자(또는 연출가) 7인과 1번 출구 연극제의 예술감독‧총괄 프로듀서를 포함한 운영위원 4인, 총 11인의 투표를 통해 이루어졌다.

남자연기상은 <Hidden>(극단 혈우) 전정욱 배우, 여자연기상은 <초속 5cm>(극단 주다) 권남희 배우가 수상하였다. 이들은 각각 대한민국 신개념 초고속 잠수함이 개발되어 시범 항해라는 대대적인 행사에 선발된 형제 중 형, ‘강찬’역과, 박씨 집안 ‘모태 솔로’ 장녀 복자를 말없이 응원하는 할머니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작품상 달팽이주파수의 '애쉬'를 연출한 이원재 대표(사진 가운데). [사진 주다컬쳐]
작품상 달팽이주파수의 '애쉬'를 연출한 이원재 대표(사진 가운데). [사진 주다컬쳐]

 작품상은 달팽이주파수의 <애쉬>에게 돌아갔다. <애쉬>는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독특한 문체의 송천영 작가와 달팽이주파수 이원재 대표의 탄탄한 연출력이 더해진 작품으로 지난해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공연한 바 있다. 예술감독상은 극단 혈우 <Hidden> 한민규 연출이 수상했다. 

지난 2년 동안 ‘1번 출구 연극제‘를 이끌어온 공재민 예술감독은 "작년과 올해 모든 작품을 관람하면서 너무 즐거웠고,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우리 스스로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히며 차기 예술감독을 소개했다. 제6회~7회를 이끌 차기 예술감독은 前 서울연극협회 부회장이자 극발전소301 정범철 대표가 선정됐다. 정범철 예술감독은 "국내 유일의 대중성 지향 연극제인 1번 출구 연극제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전했다.

내년 <제6회 1번 출구 연극제>는 2023년 9월~10월 개최 예정으로, 상반기에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