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간 대학로를 연극으로 물들인 제42회 서울연극제(집행위원장 지춘성, 예술감독 김승철)가 지난  5월 30일 오후 5시 이음센터 이음아트홀에서 폐막한 가운데 서울연극제 대상(서울시장상)의 영광은 극단 신세계 <생활풍경>(작 김수정 원아영, 연출 김수정)에게 돌아갔다.

5월 30일 오후 5시 이음센터 이음아트홀에서 폐막한 가운데 서울연극제 대상(서울시장상)의 영광은 극단 신세계 '생활풍경'(작 김수정 원아영, 연출 김수정)에게 돌아갔다. [t사진=서울연극협회]
5월 30일 오후 5시 이음센터 이음아트홀에서 폐막한 가운데 서울연극제 대상(서울시장상)의 영광은 극단 신세계 '생활풍경'(작 김수정 원아영, 연출 김수정)에게 돌아갔다. [t사진=서울연극협회]

서울연극제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거리두기 객석제를 진행했음에도 총 67회 공연 중 50회가 매진되었고 평균 객석점유율 91.9%를 기록하며 5년 연속 최고 점유율을 경신했다.

공식선정작 8작품은 이머시브 씨어터, 현대판 마당극, 피지컬 퍼포먼스 씨어터, 관객 참여형 극 등 새로운 형식과 내용으로 오랜만에 코로나19로 지친 관객에게 활기를 되찾아주었다.

서울연극제 대상(서울시장상)의 영광은 극단 신세계 <생활풍경>(작 김수정 원아영, 연출 김수정)에게 돌아갔다. 발달장애인 학교 설립 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관객이 토론회에 참여하여 무대와 객석 사이의 벽을 허문 난장 토론 형식의 연극이다. 심사위원에게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을 줄 모르는 이기심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풍자한 작품”이란 평가를 받으며 대상과 함께 연출상, 신인연기상(배우 김선기)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대상, 극단 신세계,  '생활풍경' 공연 장면. [사진제공=서울연극협회]
대상, 극단 신세계, '생활풍경' 공연 장면. [사진제공=서울연극협회]

김수정 연출은 “앞으로 어떻게 공연을 계속 이어가야하나 고민하던 시점에서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많은 힘이 될 것 같다. 이번 작품은 저희 단원 30명이 함께 만들어간 공동창작 작업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저희 단원들을 비롯한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과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 드린다. 코로나19로 공연 하나 올리기에 너무 어려운 시기인데 앞으로도 열심히 작업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수상(종로구청장상)은 극단 배다의 <붉은 낙엽>(작 Thomas H. Cook, 연출 이준우)과 극단 이루의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작・연출 손기호)가 수상했다. <붉은 낙엽>은 의심이 한 가족의 일상에 번져가며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와 믿음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 연극으로 심사위원에게 “의심의 나비효과와 그 파국을 묵직하게 제시”했다고 평가 받았다.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는 연극 속의 연극, 연극 밖의 연극의 삼중극 구조로 펼쳐지며 삶의 본질적인 물음인 '나는 누구인가'를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겹구성으로 연극과 현실의 경계, 나아가 경계 자체에 질문”을 던졌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우수상, 극단 배다, '은 낙엽' 공연 장면. [사진제공=서울연극협회]
우수상, 극단 배다, '은 낙엽' 공연 장면. [사진제공=서울연극협회]

 

연기상은 밀도있는 연기로 작품을 이끌어간 이승훈(<노인과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 1948 役), 박완규(<붉은 낙엽>, 에릭 役), 설재근(<JUNGLE>, 사피 役), 장하란(<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 여배우 役) 4명이 수상했고, 신인연기상은 김선기(<생활풍경> 방숙자 役)과 장석환(<붉은 낙엽>, 지미 役)에게 영예가 돌아갔다.

희곡상은 고등학교 핸드볼 선수의 이야기를 통해 성장기의 고통과 외로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인 <다른 여름>의 최치언 작가에게 돌아갔으며 <허길동전>의 김승진 음악감독과 <붉은 낙엽>의 신승렬 무대디자이너가 무대예술상을 받았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프린지 ‘제17회 서울창작공간연극축제’는 철저한 방역을 통해 20단체가 다채로운 공간에서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그 결과 창작집단 ‘지구 옆 동네’ <옴니버스도 환승이 되나요?>와 종로예술극장 <리더스>가 프린지 창공 최우수작품상을, 극단 드란 <미치지 않고서야>, 공영[00]주차장 <체크포인트>가 프린지 창공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창작집단 상상두목. '다른 여름'   [사진제공=서울연극협회]
창작집단 상상두목. '다른 여름' [사진제공=서울연극협회]

 

창작극 발전을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단막희곡’ 공모 열기도 뜨거웠다. 올해는 총 109편이 응모하였으며 신성우 작가의 <낯선 얼굴로 오는가>가 당선작으로, 윤미희 작가의 <성난 파도 속에 앉아 있는 너에게>가 가작으로 선정되어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번 선정 작품은 내년 서울연극제 ‘단막 스테이지’를 통해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매년 서울연극제 폐막식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서울 연극 발전과 가치를 위해 헌신한 극단의 노고를 기리고자 특별공로상을 수여한다. 올해는 창단 50주년에 극단 맥토, 창단 40주년 극단 서울무대, 창단 20주년 극단 SRT, 극단 각인각색, 극단 김금지, 극단 늑대, 극단 더늠, 극단 아이터, 극단 풍경, 극단 화살표, 극단 후암 등 총 11개 극단에 공로상을 전달했다.

한편 지난 4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故 천정하 배우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 고인은 이번 연극제공식선정작인 극단 대학로극장의 <노인과 여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에 참여하여 안타까움이 더했다. 서울연극협회는 30여 년간 연극 무대를 비롯해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 꾸준히 활동한 고인을 다시 한 번 애도했다.

올해 새롭게 선임된 김승철 예술감독은 “고유의 가치와 의미 있는 작품들이 이번 서울연극제를 다채롭게 채워주어 연극의 존재가치를 깊이 깨우치는 시간이었고,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이 있었기에 이번 연극제가 잘 마무리 되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지춘성 집행위원장은 ”수상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하며, 긴 시간 동안 서울연극제를 안전하고 무탈하게 끝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동료 예술인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연극 축제임을 한 번 더 입증한 서울연극제는 오는 6월 8일 합동평가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