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느 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게 교실 안에서 공부만 하던 한 학생이 이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해 나가고 있다. 학교 안이 아닌 밖, 세상을 배움터로 살아가는 김태현 군(17)의 이야기이다. 공부를 하는 이유,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 깊이 고민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김 군은 올해 초 고등학교 진학 대신 국내 최초 고교완전자유학년제를 시행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교장 김나옥, 이하 벤자민학교)를 선택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 5기 김태현 군. [사진=김민석 기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5기 김태현 군. [사진=김민석 기자]

▶ 어린 시절, 태현 군의 모습은 어땠나요?

조용하고 내성적이었어요. 나서는 것을 싫어하고, 소수의 친구들하고만 같이 어울리고 평범하게 공부만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성적이 잘 나오는 편은 아니었지만요. 평소에는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는 것을 즐겼고, 음식에도 관심이 있어서 집에서 요리도 자주 하는 편이었고요.

▶벤자민학교는 어떤 계기로 오게 되었나요?

어머니의 지인이 소개를 해주셨어요. 제 위로 형이 있는데 그 분이 벤자민학교를 권유하셨어요. 어머니와 학교를 소개해 준 지인이 형에게 적극 추천했지만 다른 이들처럼 고등학교에 진학했죠. 저도 그 영향 탓에 처음에는 가고 싶지 않았어요. 또래들보다 1년 뒤쳐진다는 생각에 두려웠죠.

"벤자민학교 전 과정을 압축해서 체험하는 인성영재캠프가 있는데 우선 거기라도 한 번 다녀오는 게 어떻겠냐"는 어머니의 말에 캠프를 다녀왔죠. 그곳에서 벤자민학교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고, 내가 지금 이 선택을 하는 것이 1년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앞서갈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1년 동안 수많은 경험을 해보고 내 미래를 디자인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지난 3월에 입학하고 7개월 간 어떤 활동을 했었나요?

여름에 부산학습관 친구들과 제주 한라산을 등반했던 것과 ‘사이다(사이좋게‧이루자‧다함께) 국토대장정’ 팀에 합류해 생애 첫 국토대장정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비가 많이 오는 날씨 속에도 한라산에 오르니 그동안 쌓였던 한이 다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국토대장정 때는 저 스스로 한정지었던 한계를 넘어 도약할 수 있었죠.

제가 벤자민학교를 오지 않고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면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 거예요. 한라산 등정과 국토대장정을 하면서 저에게 부족했던 용기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죠.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김 군은 한라산 등반(위)과 국토대장정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었다. [사진=김태현]
김 군은 한라산 등반(위)과 국토대장정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었다. [사진=김태현]

▶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바뀐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나에게 닥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력을 많이 기를 수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중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 없이 주변에서 하라는 대로 행동했고, 공부에만 열중했던 것 같아요.  자기주도성을 기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죠. 벤자민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할 일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다보니 자기주도성도 많이 생겼습니다. 하루 24시간을 온전히 제가 알아서 계획하고 무엇을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도 제가 선택해야 하죠.   

▶ 태현 군에게 벤자민학교는 어떤 곳인가요?

제가 살아오면서 부족했던 점을 채울 수 있었던 곳이에요. 앞서 이야기했던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자기주도성을 기르면서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힘이 생겼죠. 더 멀리 그리고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야가 트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인생의 주인으로 특별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군은 벤자민학교를 통해 인생의 주인으로 미래를 직접 설계하는 힘을 얻었다. [사진=김민석 기자]
김 군은 벤자민학교를 통해 인생의 주인으로 미래를 직접 설계하는 힘을 얻었다. [사진=김민석 기자]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예전부터 아이들을 돌봐주는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유치원에 다닐 때 지각을 자주 했는데 그때 선생님들이 저를 잘 타일러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면서 습관을 서서히 고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유치원교사나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일을 해보고 싶었죠. 더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알아보면서 나에게 맞는 직업이 무엇일지 고민해보려 합니다.

▶ 미래를 고민하는 또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 방황하고 있다면 벤자민학교에 오는 것을 추천해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것을 느끼는지 스스로 들여다볼 수 있고, 나에게 부족한 점을 채우며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곳이죠. 많은 친구들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 중 가장 값지고 멋진 1년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