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논공중학교가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을 도입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가 된 데는 윤성혁 학생안전교육부장 교사의 공로가 컸다. 학교스포츠클럽으로 국학기공을 도입한 학교는 많지만, 논공중학교처럼 학교차원에서 학교폭력예방과 기초학력미달 그리고 학력향상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0교시를 활용하여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여 만들어진 팀으로 전국대회(2016년~2017년)까지 석권한 사례는 드물다. 요즘 보기 드문 높은 참여도와 열정으로 가득한 논공중학교의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비결이 궁금했다. 지금은 신문과 방송 보도로 더 유명해진 논공중학교를 방문하여 국학기공 지도교사인 윤성혁 학생안전교육부장 교사를 만났다.

대구논공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으로 국학기공을 도입한 윤성혁 학생안전교육부장. [사진=김경아 기자]
대구논공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으로 국학기공을 도입한 윤성혁 학생안전교육부장. [사진=김경아 기자]

▶ 논공중학교는 교사로서 몇 번째 학교입니까?

2016년에 논공중학교에 부임했습니다. 1986년에 교사로 첫 발령을 받았고, 논공중학교가 13번째 학교입니다. 32년 동안 교직생활을 했는데, 보통 인사이동이 4년에 한 번꼴이니까 13번째 학교라고 본다면 이동이 잦은 편이지요? 제가 여기서도 학생안전교육부장인데, 생활지도 경력이 많아 여러 학교에서 초빙을 받아 옮기다보니 1년, 2년만에도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체육 교사가 된 것은 중학교 때부터 10여 년간 기계체조 선수 생활을 했고,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체육특기생으로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학과에 들어간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교직자로서의 순수한 열정만으로 이 길을 시작했는데요, 점차 제가 가진 교육철학과 교육적 역량으로 학생들을 창의적으로 지도하다보니 그에 상응하는 성과가 나타나고 또 보람이 느껴져서, 지금 다시 생각해보아도 교직이 제 천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이전 학교에서도 학교스포츠클럽을 운영하신 경험이 있습니까?

학교스포츠클럽은 학교폭력 예방 차원에서 정책화된 것으로 체육교사가 적극적으로 관여합니다. 신체발달이 왕성한 청소년들이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잠재된 에너지를 발산시킴으로써 건강한 신체, 인성 함양과 더불어 궁극적으로는 학교폭력을 줄이고자 한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되도록 많이 참여하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요, 저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정책적 목적에 부합되도록 항상 새로운 학교에 부임할 때마다 학교스포츠클럽은 물론 다양한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의욕적으로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 처음 부임하셨을 때 논공중학교는 어땠습니까?

부임 당시에는 지금처럼 아침에 학생들이 친구와 손잡고 재잘거리며 즐겁게 등교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들 너무 기가 죽어있고 풀이 죽어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이유가 뭔지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학생과 학교를 둘러싼 환경적인 요인이 눈에 띄더군요. 여기 학부모님은 대부분 공단에서 일하는 맞벌이 부모가 많으십니다. 부모님이 먼저 출근하고, 밤에 늦게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서, 가정에서 부모님과 대화하는 시간이 적어요. 게다가 지역에 청소년을 위한 문화적인 인프라나 체험공간이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심지어 학생들은 학교가 절간같이 조용하다고 논공사(寺)라고 불렀습니다. 대구 시내에 있는 학교는 고층 아파트에 둘러싸인 학교가 많아서 학교운동장에서 뭐하는지 주변에서 알잖아요. 근데 여긴 사방이 산으로 둘러쳐져 있어서 아무리 소리를 크게 내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가정과 학교 주변의 환경적인 특성이 학생들을 깨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논공중학교는 매주 목요일 전교생이 0교시 수업으로 국학기공 수련을 한다. [사진=대한국학기공협회 제공]
대구논공중학교는 매주 목요일 전교생이 0교시 수업으로 국학기공 수련을 한다. [사진=대한국학기공협회 제공]

▶ 학생들에게 즐거움과 재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신 거군요?

네, 먼저 재밌는 학교, 신나는 학교를 만들어 보자고 마음먹었어요. 보통 학교폭력이 점심시간에 많거든요. 오전에는 학생들이 멍하니 무료하게 있다가, 점심 먹고 힘도 생기고 시간도 있으니까 장난치다가 싸움이 되기도 하고, 시비가 붙기도 하고요.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전교생에게 생활의 활력을 만들어주고자 라인댄스를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전 학교에서 라인댄스를 지도한 경험이 있었고 또 많은 효과를 거둔 적이 있었기에 적극적으로 도입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함께 운동장에서 모여 댄스를 하니까 좋아하기도 하고, 학교에 대한 소속감도 생기니 점심시간에 다투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있었어요. 댄스를 하며 즐겁게 뛰어노는 건 좋은데 학교가 놀이터만은 아니잖아요. 또 중학교 과정에서는 공부도 해야 하는데 라인댄스만으로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지요. 그렇게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에 국학기공을 알게 되었습니다.

▶ 어떻게 국학기공을 학교스포츠클럽으로 도입하게 되었습니까?

대구시국학기공협회 류지헌 사무국장님과 국학기공 강사님을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대구광역시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40여 년 동안 운동선수와 체육교사로 활동했지만, 국학기공이라는 종목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국학기공이 뭔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봤는데, 심신수련이라는 말이 가슴에 확하고 와 닿았지요. 학교폭력예방으로 라인댄스는 동적인 활동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신체활동 중에 정적인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대로 만난 셈이지요.

무엇보다 국학기공은 체조와 같은 전신운동으로서 심신을 안정시켜주고 집중력을 길러준다는 점에 끌렸습니다. 제가 했던 기계체조가 모든 운동의 기본으로 온몸을 다스리는 전신운동이었기에 국학기공을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소한 종목이지만 적극적으로 국학기공을 학교스포츠클럽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지도하게 되었습니다.

▶ 낯선 종목인 국학기공을 도입해서 어떻게 지도했습니까?

먼저 대구시 국학기공협회의 도움을 받았어요. 국학기공의 이론과 배경은 책과 인터넷 자료, 협회 사무국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고, 지도 강사는 협회의 추천을 받았어요. 예산이 책정되기 전이라 강사비는 무료로 적극 지도해 주셨습니다.

처음에 지도한 박점숙 강사님은 오실 때마다 학생들 간식거리를 사가지고 와서 친근감을 가지고 학생과 함께 공감을 형성하셨죠. 간식을 같이 먹으며 어머니같이 학생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회신청을 위해서 선수구성을 해야 하는 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정적인 동작 위주라 좀 조용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힘 있는 동작 또한 있으니 평소 에너지 넘치는 학생들로 구성해야 할 것도 같기도 하고, 그때는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요. 그 결과 소위 ‘요선도 학생’이라 불리는 일진그룹과 ‘모범생 리더’ 그룹을 반반으로 해서 16명의 선수단을 우선 구성했습니다. 우리 학교의 첫 선수단이 그렇게 구성되었고 이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이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지도하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10월 전 세계 13개국에서 출전한 제5회 국제국학기공대회에서 단체전 공연을 하는 대구논공중학교 학생들. 이날 대구논공중학교는 청소년부 금상을 수상했다. [사진=대한국학기공협회 제공]
2017년 10월 전 세계 13개국에서 출전한 제5회 국제국학기공대회에서 단체전 공연을 하는 대구논공중학교 학생들. 이날 대구논공중학교는 청소년부 금상을 수상했다. [사진=대한국학기공협회 제공]

▶ 첫 대회부터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요?

2016년 국학기공을 도입한 후 현재까지 거둔 수상 실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2016 대구광역시교육감배 스포츠클럽 국학기공 우승을 시작으로, 2017년 제10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 우승, 제8회 대구광역시 달성군수기 국학기공대회 우승, 제18회 대구광역시장배 생활체육 국학기공대회 우승, 대구광역시교육감배 스포츠클럽 국학기공 우승 (2연패), 대한국학기공협회 유공학교공로패 수상, 제1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국학기공대회 청소년부 우승, 제5회 생활체육 국제국학기공대회 개막식 초청공연 및 본선대회 청소년부 금상, 제10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 칭찬 왕(우승, 2연패),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우수지도자 시상 개막식전 국학기공 초청공연, 2017 학교우수스포츠클럽 선정, 대구광역시 달성교육지원청 생활지도 유공학교 선정 등입니다. 정말 많지요.

그러다보니 언론에 소개도 많이 되었습니다. 2017년 6월 매일신문에 2차례, 7월에 코리안스피릿과 매일신문, 그리고 대구푸른방송 뉴스에는 5분 30초나 소개되었습니다. 또 10월에는 문화일보와 생활체육국학기공신문 등에도 우리 학교가 모범사례로 실렸습니다.

위와 같은 성과에 학생들도, 학교도 크게 고무되었습니다. 특히 국학기공은 결속력과 유대감을 강하게 해 줍니다. 국학기공을 도입이후 괄목할 만한 성과와 함께 ‘다함께기세등등’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전교생 심신수련 국학기공을 실시하게 된 겁니다.

▶ 그 영광의 주역들은 지금 고등학생이 되었겠네요.

지금도 가끔 연락하는데 중학교 때를 많이 그리워합니다. 안타깝게도 고등학교는 입시 위주라서 학교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요. 중3에서 고1로 올라갈 때 아이들이 많이 성장하기 때문에 신체활동이 꼭 필요합니다. 졸업생들이 왜 고등학교에는 국학기공 같은 프로그램이 없냐고 합니다. 안타깝기도 한데 이 부분은 우리나라 교육에 있어 앞으로 고민하고 개선되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대회에 나가지 않더라도,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동아리를 많이 만들어서 학생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한 체력 증진, 집중력 향상에 활용했으면 합니다. 학생들의 체력이 향상되고, 인성이 함양되어 장차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이끌어가는 인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학기공은 전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생활스포츠니까 학교에서 배워서, 나중에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주는 생활스포츠 지도자도 될 수도 있겠지요.

윤성혁 교사(왼쪽)는 국학기공 학교스포츠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정병국 학교장(오른쪽)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윤성혁 교사(왼쪽)는 국학기공 학교스포츠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정병국 학교장(오른쪽)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학교폭력 제로 학교와 기초학력 미달 제로 학교가 된 데에 국학기공이 어떤 도움이 되었습니까?

국가 수준으로 시험을 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없는 것이 전국 교육청의 권장사항입니다. 학급수와 학생이 많은 학교는 많이 나오겠지만, 어느 학교든지 보통 10명씩은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학교는 이미 아시다시피 학교폭력 제로 기초학력미달제로입니다. 이는 국학기공을 하면서 학생들의 집중력이 좋아지고 수업에 몰입이 잘 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니까 소속감이 생기고 정서까지 안정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단체활동이 갖는 힘은 굉장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학교’라는 공동체 의식이 생기고, 친구들에게 서로 동작을 알려주는 가운데 유대감도 생기니까 학교폭력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높아진 친밀도는 교우관계에서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또 이것이 학업 집중도를 높여주니까 말 그대로 선순환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학교폭력 제로와 기초학력 미달 제로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우리 학교의 이러한 모습은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과 생활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 0교시 신체활동이 학생들의 학력과 체력향상은 물론 인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많은데 실제로 실행하는 학교는 드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은 학교에서는 0교시에도 학생들이 공부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0교시는 학교생활의 시작인데 단순히 책상 앞에 앉혀 놓는다고 공부가 되는 게 아닙니다. 사실 수업시간 45분 중의 30분만 집중해도 성적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0교시는 가장 신체적 활동이 왕성한 시간이고, 특히 사춘기의 정서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에는 아침 활용이 중요합니다. 자동차도 시동을 걸고 바로 출발하는 게 아니듯이, 몸도 뇌도 깨워 활기를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0교시가 중요합니다.

저는 0교시 신체활동으로 국학기공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몸과 뇌를 동시에 깨우고, 둘째, 심신이 안정되면서 집중력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셋째, 안전합니다. 다칠 염려가 전혀 없습니다. 당연히 체력도 좋아지고요. 그렇기에 0교시를 이용하여 국학기공을 하면 공부할 준비가 절로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학생들은 ‘국학기공으로 공부준비 끝!’이라고 이야기해요.

■ 그 때 한 학생이 인터뷰에 끼어들었다. 규칙을 위반한 학생들이 받는다는 수업 평가표를 받기 위해서였다. 윤 교사가 ‘수업태도평가표 줄 테니 너! 국학기공이 좋은 점 세 가지만 이야기해 봐라.’라고 하자, 학생은 “국학기공 하면요, 몸도 튼튼해지고, 잠도 깨워주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할 수 있어요.”라며 거침없이 말했다. 윤 교사는 말한다. “저 친구는 2학년 중에서 가장 말썽장이로 초등학교부터 유명한 친구입니다. 태권도를 한다며 까불고 장난치고 시비 걸고. 하지만 수업평가표를 받으러 오면서도 공손하고 밝지요? 신체활동을 통해 저렇게 변화를 합니다. 사실 지금은 저 친구를 포함시켜서 다음 팀을 구성할까 하고 나름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윤성혁 교사가 2016년 국학기공 도입후 각종 대회에 출전했던 학생들의 사진을 소개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윤성혁 교사가 2016년 국학기공 도입후 각종 대회에 출전했던 학생들의 사진을 소개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학생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지도 비결을 질문 드리려고 했는데, 방금 학생이 답을 주네요.

아이들과 소통이 제일 중요합니다. 소통은 지식이 아니라 아이의 눈높이에서 들어주는 겁니다. 저는 체육 교사니까 학생들이 신체적으로 접촉할 기회가 많아요. 교직에 있으면서 운동부 지도교사를 15년간 했습니다. 기계체조는 물론이고 검도부, 역도부, 배드민턴부등을 운영하면서 전국체육대회 및 전국소년체전에서 많은 금메달을 획득하여 대구체육에 이바지 하였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스포츠클럽을 적극 지도할 수 있었고 신체활동을 함께 하다 보니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공감이 생기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소통까지 이루어지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저는 학생부장으로서 학교생활에 적응 못 하는 학생들에게 스포츠를 통해서 먼저 다가갔습니다. 국학기공은 그런 면에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좋은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하니 공감도도 상승했지만 많은 대회를 함께 하고 입상하며 서로 칭찬하다보니 더욱 정서적으로 안정된 활기가 생겨났습니다. 말 그대로 공감과 소통을 넘어서는 선순환이 된 거지요.

한 가지 덧붙여 말씀드리면, 저는 이 국학기공을 운영함에 있어 문제 학생들만 모아 놓고 무언가를 하는 건 반대입니다. 왜냐면 문제 학생만 모아서 하면 오히려 그들 마음에 상처를 주게 되고, 소속감이 강해지고 낙인찍힌 집단화가 되어서 학교에는 더 안 좋은 결과가 올 수 있어요. 함께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문제학생과 모범생 리더, 두 그룹을 섞어서 팀을 만든 겁니다. 그래야 문제 학생들에 대한 부정적인 에너지가 줄어들고, 문제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순화가 되고 학교에 적응합니다. 학교에서 전교 1등이 꼴찌와 놀려고 하겠습니까? 그런데 국학기공을 함께 모아서 하니까 서로 대화도 하고 함께 연습도 하고 어울리게 되는 겁니다. 그 안에서 서로 좋은 방향으로 변화합니다. 저는 지도교사로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고, 그 안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변화한 겁니다. 교장 선생님도 그 점을 알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셨습니다.

▶ 작년 각종대회에서 5관왕을 석권했는데 학교와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우선 대회가 주말에 열리니까 갑자기 집안 행사가 생겨서 못 간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학생들이 서로 설득해요. 대회에 나가 상을 받으면서 학생들의 자존감이 높아졌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친구들한테 인정을 받고 학교에서도 칭찬해 주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학생들이 서로 국학기공 팀에 들어오려고 합니다. 이제는 전교생이 다 하니까 선수를 선발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특히 요선도 학생들의 경우 자존감이 높아져서 스스로 규칙을 정해 놓고 지키니까 학교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국학기공은 팀워크가 중요하니까 자연스럽게 사이도 좋아지고 리더십이 생기지요. 작년에는 전교 회장, 부회장을 포함해서 임원 가운데 14명이 국학기공 팀에서 나왔고요. 올해도 16명이 임원이 되었습니다. 대회에 나가서 많은 대중 앞에서 공연하다 보니 자신감은 당연히 일등입니다. 칭찬을 많이 받으니까 겸손해지고 차분해지고 지금은 모두들 공부까지도 잘합니다.

그리고 지금 3학년들은 무척 착한데… 착할 수밖에 없어요. 작년 3학년이 일진과 모범생으로 이루어진 최강팀인데, 원체 기센 선배들이라 그 앞에서 숨이나 쉴 수 있었겠습니까? 전국 5관왕을 석권한 선배들이 너무 멋있어서 국학기공 팀에 들어왔는데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라 약간 주눅이 들어 있었어요. 근데 그 선배들이 졸업하니까 이제 이 학생들이 살맛났습니다.

또 학생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학교여서 그런지 선후배, 동기들 모두 서로를 잘 압니다. 그러니까 국학기공을 하면서 선배들이 변하는 모습을 본 거예요. 정서적으로 좋아지고, 자기주장이 뚜렷해지고 발표도 잘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절로 배운 겁니다. 함께 운동할 때는 하고 쉴 때는 쉬자고 하고. 지금 3학년 임원들이 대부분 국학기공 팀 이니까 학교의 질서와 분위기를 잡는 거지요.

▶ 선생님에게 기쁨을 준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습니까?

너무 많아서 한 명만 이야기하라고 하면 고민이 되네요. 작년에 졸업한 여학생인데 가정형편도 안 좋고 늘 혼자 다녔어요. 평소에는 차분한데 한 번씩 욱하는 성질이 있어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였어요. 처음에는 국학기공을 안 하려고 했어요. 일진들에게도 왕따를 당한 학생이에요. 그러니까 더 안 하려고 하는데 제가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설득했습니다.

나중에 대회에 나갈 때는 이 학생이 목소리가 우렁차서 대표로 기합 넣는 걸 시켰습니다. 작년에 국학기공대회 사진에 보면 활짝 웃으면서 동작을 취한 학생이 있는데 그 학생입니다.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학기공을 통해 좋은 추억과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하면서 졸업할 때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제가 연습을 시킬 때 2인 1조로 서로 마주 보고 연습하게 합니다. 동작도 서로 고쳐주고. 근데 매일 파트너를 바꿔서 2인 1조를 하니까 모두 대화를 하고 친해지게 됩니다. 4명씩 그룹을 만들어서 연습도 시키고 시합도 시키고… 조그마한 상품 걸어놓고 자체경기도 합니다. 그러면 거울 보면서 엄청나게 연습하거든요. 아이들은 그렇게 또 ‘한 팀’이 됩니다. 그런 학생들의 변화 하나하나가 제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대구논공중학교 윤성혁 교사는
대구논공중학교 윤성혁 교사는 "학교에서 0교시만이라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특히 국학기공을 권장하고 싶다."며 그동안 학생들의 변화와 성과를 이야기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체격은 커지고 체력은 나빠지고 있다고 합니다.

‘체격은 큰데 체력은 바닥이다.’ 이게 10년 전에 나온 말이에요. 그만큼 청소년들이 운동할 기회가 없다는 겁니다. 학교에 와서 7시간, 8시간 앉아있고, 학교 마치면 다시 사교육으로 몰리고요. 그래서 제게 있어서도 청소년들의 건강은 언제, 어떻게 챙길 것인가가 늘 고민입니다.

지금 생활체육도 발전하고 학교스포츠클럽도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사례가 나오고는 있는데, 학교에서 더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만에 시달리고 있어요. 학생들의 인성만큼, 이제는 체력을 잘 관리하도록 학교에 권장하고 이를 평가하기도 해야 합니다. 더 이상 학력만 평가하는 방식은 안 됩니다.

저는 학교에서 적어도 0교시만이라도 잘 활용했으면 합니다. 운동장을 걸어도 좋고 줄넘기를 해도 좋아요. 그 중에서 가장 권장하고 싶은 것은 국학기공입니다. 전신운동이고 하체를 강화해주고 근력을 키워주면서도 몸을 이완시켜 주니까 집중력이 좋아져요. 혼자서도 할 수 있고 함께 할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국학기공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들이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겁니다. 그런 걸 학교에서 배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리고 학교에서 가장 염려하는 게 안전인데, 국학기공은 정말 안전한 스포츠입니다.

▶ 올해는 어떻게 학교스포츠클럽을 운영할 계획입니까?

2016년도에 국학기공을 알게 되었고, 2017년도에 정말 과분하게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출전 가능한 국학기공대회에 전부 출전하여 모두 우승을 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지금 이미 노력한 만큼의 성과는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올해도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여 전국에서 최초로 3연패를 해보자는 목표를 세워 오늘도 매진하고 있습니다. 도전을 하기에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행복을 느끼기도 한답니다. 저는 우승보다 올해 우리 팀이 대한민국 청소년 학교스포츠클럽으로 국학기공을 더 많이 알렸으면 합니다. 국학기공은 참 좋은 운동이고 청소년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수련법이기에 더욱 다양한 동작과 새로운 도전을 통해 많은 학교로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만들고 싶은 학교는 어떤 학교입니까?

저는 학교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러한 꿈을 이루어낼 방법은 정말 다양하겠지만 저는 국학기공에서 찾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 교육 공동체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더욱 더 매진하겠습니다.

끝으로 국학기공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체력을 관리할 수 있는 인성 좋은 학생들이 많이 자라서 꿈을 실현시키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오늘 인터뷰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바쁘신 일정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