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소속 신부가 동남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암담하기만 하다.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페이스북 글을 올린 사실과 천주교 한 신부가 비나이다~ 비나이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라는 문구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 기체 결함으로 추락하길 바란다는 내용의 페이스북 글을 올린 사실이 기사화되며 사회적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내부분열이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민통합을 선도해야 할 종교인이 일반적인 국민적 시각에도 맞지 않는 저주의 기원을 국민에 의해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가 큰일이라고 걱정이 되었습니다.

경제전문가 대다수가 세계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가 2023년에는 올해보다도 더 어려워져서 제2의 IMF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11월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대학 경제·경영학과 교수 204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 상황과 2023년 경제 전망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52.7%가 현 경제 상황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하거나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안보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2021년에는 10회에서 2022년 8월까지 20번이고 2022년 9월 25일부터 11월 4일까지 26회로 북한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46회 미사일 도발을 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들려오는 안보적으로도 엄중한 상황입니다.

경제와 안보 모두 심각하게 어려운 상황일수록 국민이 단합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습니다. 역사적 교훈을 보더라도 고구려와 백제가 내부분열로 멸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강성했던 고구려가 연개소문 사후에 고구려 귀족층들은 제각각 연개소문의 아들 3형제 남생파, 남건파, 남산파로 갈라져서 분열됐고, 고구려 국가 비밀을 송두리째 파악하고 있는 남생이 국가를 배신하고 적에게 투항하여 남생이 길잡이가 되어 고구려를 공격해 옴으로써 고구려가 멸망하게 되었습니다.

백제도 지금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백제 좌평 임자가 신라의 김유신과 결탁하여 백제를 배신함으로써 내부분열로 망했습니다. 백제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충신들의 목소리는 신라에 포섭된 좌평 임자에 의해서 철저히 차단되었습니다. 백제를 위해서 바른말을 하는 성충과 윤충 같은 충신은 신라와 내통하고 있던 임자의 모략으로 죽임을 당하고 백제는 패망했습니다.

1590년 조선 시대 일본의 침략 야욕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황윤길(서인)을 정사로, 김성일(동인)을 부사로 삼아 통신사를 일본에 파견했습니다. 1591년에 돌아온 통신사에게 일본의 침략여부를 물으니 서인 세력인 황윤길은 “왜적이 반드시 쳐들어올 것입니다. 대비책을 마련하셔야 합니다”라고 했고 반면에 동인 세력인 김성일은 “침략 정황을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라고 보고를 했습니다. 당시에 동인 세력이 정권을 잡고 있었기에 김성일의 보고를 채택해서 전쟁준비를 안 한 결과 1592년 4월 13일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서 불과 2주만인 5월 2일에 한양이 함락되게 됩니다.

파견된 두 사신은 같은 광경을 봤는데도 서로 전혀 다른 보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김성일은 같은 당파인 동인들에게는 “일본은 쳐들어올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왜 침략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 보고를 했느냐”는 질문에 김성일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서인인 황윤길이 쳐들어온다고 하니 우리 동인은 이를 반대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나라의 국익보다 당리당략에 치중한 보고로 나라의 안위를 위태롭게 했습니다.

요즈음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1990년 동독과 서독의 통일 직후에 발견된 동독의 비밀정보기관에서 발견된 이른바 슈타지(Stasi) 문서가 떠오릅니다. 슈타지 문서들에서는 서독에서 활동한 동독 간첩 2∽3만 명의 리스트가 적혀져 있었기에 서방세계에 크나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첩자로 포섭된 서독 연방의원의 숫자는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였으며 총리 보좌관, 여당 원내총무, 통일부 장관도 간첩으로 포섭되었고 서독 내 동독 간첩들은 정치권, 학계, 시민단체, 학생운동권, 노동계 등 사회 각계에 암약하고 있었습니다. 서독 학생운동 조직 간부였던 볼프강 크라우스하르는 1998년 '공산주의자들에게 놀아난 우리들의 학창 시절'이란 글을 발표해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2014년에 탈북한 북한 정찰총국 대좌(우리의 대령에 해당)출신 김국성 씨가 2021년 10월 영국 BBC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북한 정찰총국은 남한과 해외의 공작 활동을 총괄하는 군 소속 첩보기관입니다. 김국성 씨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탈북하기 전까지 북한 정찰총국에서 일주일에 한 건씩 합동참모본부의 핵심 군사 자료를 포함한 한국 기밀정보가 암호화된 이메일로 북한에 넘어온 것을 봤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남한사회 하부조직뿐만 아니라 국회를 비롯해 청와대와 정치권, 국방부 등 요충기관에 직파 간첩과 포섭된 남한 사람들이 침투되어 있고 남한 시민단체 상당수가 북한에 장악됐다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김정은은 핵무력으로 남한을 위협하면서 남한에 침투된 간첩과 포섭된 사람들을 이용하여 내부분열과 혼란을 일으키면 결국 남한은 살기 위해 머리를 숙이고 적화통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증언을 했습니다.

서독의 사례를 비추어 보면 김국성 씨의 증언도 유념해서 봐야 합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인한 안보 위기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복합적인 경제위기인 상황에 종교지도자인 신부가 대통령을 저주하는 기원을 하고 이제 출범한 지 6개월밖에 안 된 정부를 흔들고 더 나아가 교묘한 가짜뉴스를 통해 국민을 선동하며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세력들이 힘을 키우려 하고 있고 정치권은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빠져있는 모습에 한숨이 나옵니다.

고구려와 백제 멸망 시 내부분열 모습과 조선 시대 임진왜란 시기 당파싸움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내부분열로 국론이 분열되면 국가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형제들이 싸우다가도 집안에 화재가 날 징후가 보이면 힘을 합해서 화재를 예방하는 데 협력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입니다. 경제와 안보가 위기인 상황에서 정치권이 국익은 도외시하고 이태원 참사조차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당리당략의 모습에서 벗어나 정치권이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정치권이 환골탈태하려면 국민이 국익(國益)을 중심으로 현실을 직시하는 깨어있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