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생명력과 계절 변화 관찰을 중점으로 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이 기억력 등 인지기능을 높이고 우울감을 크게 감소시키는 등 치매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농촌진흥청은 보건복지부 치매정책과, 전라북도 광역치매센터와 공동으로 정읍과 진안 지역 치매안심센터 어르신을 대상으로 주 1회 2시간 씩 총 10회기에 걸쳐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르신들은 인지기능이 19.4%, 기억력이 18.5%, 지남력이 35.7% 향상되었다. [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르신들은 인지기능이 19.4%, 기억력이 18.5%, 지남력이 35.7% 향상되었다. [사진=농촌진흥청]

그 결과 치매안심센터에서 사용하는 인지기능검사(MMSE-DS)를 받은 대상 어르신의 인지기능이 적용 전에 비해 19.4% 향상되었다. 특히 기억력은 18.5%, 현재 자신이 놓여있는 상황(사람, 장소, 시간)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지남력은 35.7%가 향상되었다.

또한, 대상자가 스스로 느끼는 기억장애문제(SMOQ)는 40.3%가 감소했고, 우울감(SGDS-K)의 경우 68.3%가 줄어 정상범위로 회복했다.

치유농업의 소재인 식물을 가꾸고 활용하는 신체적 활동을 통해 감각기관이 충분히 자극을 받으면서 인지적, 사회적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치유농업 프로그램 진행은 연구진이 먼저 대상자와 보호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휴게 기능과 정원을 겸한 공간을 조성했다. 이곳에 항산화와 혈액순환, 기억력 증진 등 유효성분이 풍부하면서도 인지기능에 도움이 되고 재배가 쉬운 천일홍, 로즈마리, 애플민트, 유칼립투스 등 식물자원 16종을 심었다.

이 식물자원을 활용해 ▲감각 자극과 회상 등 인지자극 ▲주의력과 기억력 등 인지훈련 ▲인지건강과 연계한 인지재활 ▲정원 소재와 공간과 연계한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매회 공통 활동으로 시간·장소·날씨 확인, 정원 산책, 허브차 마시기, 인지건강 활동카드 작성, 호두 손 운동, 그림카드 놀이 등을 진행했다.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경도인지장애 노인 대상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 [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이 실시한 '경도인지장애 노인 대상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 [사진=농촌진흥청]

이번 연구는 치매관련 기관과 공동으로 치매안심센터 이용자를 위한 치유공간을 조성하고, 이를 활용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치유농업에 참여한 김혜자 씨는 “식물로 오감을 자극받고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자주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광진 도시농업과장은 “치유정원에서 햇볕을 쬐고, 지속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감각기관을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자원을 실생활에 활용하는 과정은 경도인지장애 어르신뿐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삶의 여유를 줄 것”이라고 했다.

정읍시 치매안심센터 김성숙 과장은 “아직 치료약이 없는 치매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개인, 국가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며 치유농업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약 167만 명으로 노인 5명 중 1명이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