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0세를 맞는 김명임 씨의 세상은 지난 28년간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인쇄소가 전부였다. 아침 8시에 나와서 새벽 2~3시까지 일하는 때가 대부분이던 그의 일상에는 돌덩이처럼 굳은 어깨와 피로가 늘 함께했다.

그러나 김명임 씨가 뇌교육 명상으로 삶에서 활기를 찾고 난 지난해 10월에는 제6회 서울국제국학기공대회에 서울특별시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해 13개국 출전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년 반만의 변화였다. 환한 표정에 귀여운 미소가 매력적인 김명임 씨는 “주변 분들을 만나면 얼굴에서 누런빛이 사라지고 얼굴에서 빛이 난다고 하고, 동창들을 만나면 요즘 뭐하는데 그렇게 좋아졌냐고 야단이죠.”라고 했다.

남편을 도와 28년간 인쇄소를 운영한 김명임 씨는 최근 뇌교육명상을 하면서 돌덩이처럼 무거운 어깨의 짐을 내려놓고 활기를 찾았다. [사진=김경아 기자]
남편을 도와 28년간 인쇄소를 운영한 김명임 씨는 최근 뇌교육명상을 하면서 돌덩이처럼 무거운 어깨의 짐을 내려놓고 활기를 찾았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는 결혼 전 간호조무사로 일할 때부터 밤낮없이 일했고, 결혼 후 둘째 아이를 낳고 난 이후에는 남편과 동업하던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인쇄소 일을 맡게 되었다. 처음에는 잔무였지만 밖으로 나가 영업을 하는 남편을 대신해 점점 더 많은 일들이 명임 씨의 몫이었다.

“아버지가 개성에서 피난 내려오셔서 맨 손으로 가정을 일구어야 했어요. 그러다보니 부모님이 늘 고생하는 모습만 보고 자랐죠. 자식들 먹이고 하나가 남으면 그 하나를 다 저금하셨어요. 제가 스무 살이 되고 이제 살만 하구나 했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죠. 그런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인지 저도 제 몸 돌볼 시간도 없이 열심히 일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 것 같아요.

일주일 날밤을 새도 해야 할 일은 꼭 하는 성격이었죠. 그런데 40~50대가 되니 몸이 예전 같지 않더라고요. 어깨는 무거워지고 가슴이 답답하고 자주 체했어요. 다리에 쥐도 자주 내리고.”

김명임 씨는 돌 같은 어깨를 풀기 위해 매일 지압을 받았다. “처음에는 지압도 효과가 있었어요. 그런데 친정어머니의 마지막을 돌봐드리느라 몸을 돌보지 못했어요. 그러고 나서 지압을 받는데 효과가 없더군요. 어깨가 너무 아파서 체중감량도 해 봤어요.”

그는 “더 이상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내 어깨는 내가 풀어야겠다. 스스로 건강을 찾아보자.”고 결심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인쇄소 근처에 있는 남산 산책로를 걷다가 우연히 “시민들의 지친 어깨를 풀어드립니다“라며 ‘러브핸즈’ 캠페인을 하고 있는 뇌교육명상 트레이너를 만났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뇌교육 명상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피곤하면 인쇄소 사무실에서 엎드려 잠깐씩 자는 게 전부였는데, 기체조와 명상을 하고 나면 무엇보다 머리가 개운하고, 몸이 따뜻해지고 구석구석이 풀어지면서 피곤함이 사라졌어요.”

뇌교육명상을 하는 김명임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단자세를 취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뇌교육명상을 하는 김명임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단자세를 취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런 김명임 씨가 건강뿐 아니라 행복을 찾은 건 뇌교육 과정의 하나인 심성교육덕분이라고 한다.

“심성교육에서 제가 살아온 과거의 삶이 이해가 되고 내면의 나를 만나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뚱뚱해서 ‘호박’ ‘돼지’라는 별명으로 놀림을 받았는데 그게 너무 싫었어요. 스스로도 못났다고 생각해서 저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았어요. 남에게 지적당하기 싫어서 알아서 공부하고 일했고, 남에게 지기 싫어서 더 노력했어요. 제 자신에 대한 관심이 없고 늘 다른 사람의 눈이 기준이었더군요. 처음으로 ‘명임아! 사랑해’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이 살다간 부모님의 삶도 서러웠고 미안하고 감사했어요.”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 김명임 씨는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리면서 노래도 잘 나오고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신난다고 한다. “성당에서 찬송할 때 어느 순간부터 노래가 나오지 않았거든요. 이제는 노래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요.(웃음) 전에는 남들을 보면 시샘이 났고 제가 준만큼 상대방도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불편했었는데 그런 게 없어지고, 사람들과 만나는 게 편안해졌어요.”

김명임 씨는 뇌교육명상 과정의 하나인 국학기공을 익혀 대회에 출전했다. (시계방향으로) 종로구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한 김명임 씨(오른쪽 첫번째), 지난해 10월 8일 열린 제6회 서울국제국학기공대회 본선에 서울특별시 선수단의 일원으로 출전한 김명임 씨, 서울특별시 선수단의 국학기공 단체전 공연 모습. [사진=본인제공]
김명임 씨는 뇌교육명상 과정의 하나인 국학기공을 익혀 대회에 출전했다. (시계방향으로) 종로구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한 김명임 씨(오른쪽 첫번째), 지난해 10월 8일 열린 제6회 서울국제국학기공대회 본선에 서울특별시 선수단의 일원으로 출전한 김명임 씨, 서울특별시 선수단의 국학기공 단체전 공연 모습. [사진=본인제공]

그는 뇌교육명상법의 하나인 국학기공에도 심취했다. 그래서 생활체육 국학기공을 연마해서 지역 국학기공대회에도 나가게 되었고, 서울팀 대표로 선발되어 국제국학기공대회도 출전했다. 무대 위에서 국학기공을 시연하면서 당당하고 멋진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늘 인쇄소 안에서만 살았는데, 지금 제가 사는 세계가 세상 밖으로 넓어진 거죠.”

김명임 씨는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어깨도 주물러주고, 자신이 배운 건강법을 전해주고 삶의 지혜를 나누는 게 즐겁다. “지난달 말부터 BHP명상을 하는데 방법이 아주 간단해요. 하고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눈이 시원해지고 어딘가 막힌 게 뚫리는 기분이 들어요. 가슴도 시원해지고 장도 편안해지고요. 저에게 좋은 도움이 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모임에 가면 주로 듣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잘 전해야겠다 싶으니까 말도 잘하고 싶어요.” BHP(Brain Education Healing Point)명상은 뇌교육 명상법의 하나로 자연치유력을 높여 건강을 증진시키는 명상법이라고 한다.

김명임 씨는 최근 스스로 자신의 힐링포인트를 찾는 BHP명상을 하며
김명임 씨는 최근 스스로 자신의 힐링포인트를 찾는 BHP명상을 하며 "머리가 개운해지고 답답한 가슴이 시원해져요. 방법이 쉬워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라고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는 자신의 삶의 변화에 대해 “심성교육을 갔던 건 정말 잘 한 선택이었어요. 인생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진지하게 대할 기회를 가졌어요. 이제 아름답게 나이가 들어가는 삶을 살고 싶어요. 공손해지고 누군가를 도와주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싶었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었죠. 심성교육을 받고 나서 무뚝뚝한 남편도 사랑스럽고 보듬어주고 싶더라고요.(웃음)”고 했다.

김명임 씨는 소박한 꿈이 있다고 했다. “얼마 전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보면서, ‘나도 인생 후반기를 설계하며 이렇게 가치 있게 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인생후반기 60세 이후의 삶은 스스로 건강체질로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시어머니가 3년 전부터 기억을 잃어가고 계신데, 다른 것은 잊어도 매주 봉사활동 나갔던 것은 기억하시더라고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주면서 행복했던 마음은 잊지 않으시는 걸 보니 저는 더욱 더 사람들에게 홍익하고 싶습니다. 건강하게 희망을 갖고 살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김명임 씨는 오늘 아침에도 인쇄소로 발길을 향한다. 하지만 그의 어깨는 가볍다. 그는 예전에 자신의 어깨가 왜 그렇게 무거웠는지를 알고 있다. 자기 자신을 향해서도 닫혀 있었던 마음이 그 비밀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을 열고 또 연다. 지금 그는 자신을 향해서 그리고 세상을 향해서 사랑을 시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