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엄마와 마녀 엄마를 오갔다는 지영현(37) 씨. 막내 아이가 “너 왜 그랬어? 응, 대답 안해?”라며 떽떽거리는 자신을 흉내 내는 모습에 가슴이 쿵 떨어졌단다. “제가 감정조절이 잘 안 된다는 걸 알았지만 아이 눈에 비친 제 모습이 충격이더군요.”

그는 6년 간 세 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이집 교사로 3년 간 일했다. 인근에 사는 친정엄마와 종일반 돌봄 서비스 도움을 받았다. 막내가 세 살이 되었을 때, 아이들을 재우고 한밤에 친구들을 만나 술자리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 시간이 유일하게 자유로운 시간이라 여겼죠.” 그러다보니 수면의 질도 떨어지고 무리가 왔다.

“당시에는 왠지 허전하고 밤에 눈물이 났어요. 한창 우울할 때는 남편도 밉고 아이들도 예쁘지 않았어요. 안정을 못 찾으니 남편과 자주 부딪혔죠.” 가정은 안정되었지만 감정기복이 심해져서 아이들이 자신의 기준점에서 벗어나면 감정에 북받쳐서 폭발할 때가 있었다. 그럴 때 큰 아들은 울음소리조차 제대로 못 내고 자기표현을 잘 하지 못했다.

영현 씨는 직장생활을 하며 늘 허리가 안 좋았는데, 유치원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도로 체험수업을 간 날 문제가 생겼다. 허리를 숙였다 펴는 데, 갑자기 ‘뚝’ 소리가 났고 허리를 펼 수도, 숙일 수도 없어 한동안 그대로 멈춰버렸다. 한 달간 정형외과와 한의원을 다녔는데 다리에 마비가 오고 발목이 힘없이 꺾여서 병원에 가보니 척추 5번과 꼬리뼈 1번 사이 디스크가 파열되었다고 수술을 권했다. 수술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시술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켰다.

“퇴원하면서 이제 정말 내 몸을 챙겨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친언니가 그렇게 권하던 뇌교육명상 생각이 나더라고요. 매번 나와는 맞지 않을 것 같아 거절했는데 워낙 믿는 언니여서 주안센터에서 처음 시작했어요.”

영현 씨는 몸이 유연해지고 가벼워져서 꿀 같은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전에는 걱정이 많아 잠을 잘 못자고 아침이면 물먹은 솜마냥 무거웠던 게 사라졌다. 까맣던 얼굴색도 환해졌다는 말을 듣는다.

그가 건강에서 뿐아니라 가족과 사회적 관계 면에서 큰 변화가 온 것은 재작년 12월 심성교육을 받으면서 부터였다. “전에는 내가 왜 이렇게 살지? 라며 제 자신에 집중하지 못하고, 늘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에 더 관심이 갔어요. 남을 부러워하면서 나 자신에게는 신경을 써보지 못했죠, 제가 처한 환경을 원망하기도 했고.”

심성교육은 영현 씨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항상 자유를 원하고 제가 ‘갇혀있는 새’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그게 주변 사람들 때문이라고 여겼는데, 그게 나로 인해 생긴 것이고, 내가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어요.”

사람들마다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한 방어기제가 있는데, 지영현 씨의 방법은 웃음이었다. 싫은 소리를 들으면 웃음으로 무마하고 뒤에서 울었다. 그 원인도 알게 되었다.

그의 부모님은 자녀 중 영현 씨가 많이 웃고 애교가 있었다고 기억하지만 , 그의 생각은 달랐다. 어렸을 때 맞벌이를 하면서 생활에 지친 부모님이 자주 다투었고, 어린 그는 그 사이에서 두려운 마음을 감추고 웃음과 애교로 상황을 넘어가고자 했다.

그리고 친할머니의 돌봄을 받던 그에게 할머니는 '둘째손자는 아들이어야 하는데 딸이 나왔다'고 섭섭하게 생각했다. 언니는 예뻐했지만, 영현 씨는 그다지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꼈다. 할머니는 '아들처럼 키워야 남동생이 생긴다'며 영현 씨를 남자아이처럼 입히고 머리를 짧게 깎았다. 그는 그게 서러워서 울었다. 8살 때가 돼서야 엄마가 “그만 좀 하시라”고 만류해서 비로소 그쳤다.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영현 씨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강하지만 항상 자기 자신을 깎아내렸다. “제가 겸손한 것처럼 제 자신을 깎아내리면, 상대방이 ‘잘하고 있다’며 위로해주는 걸 바랐던 것 같아요. 자존감은 낮고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하지 못했죠. 원하는 일이 있어도 남편이나 아이를 내세워 할 수 없는 이유를 찾았어요. 하지만 심성교육을 받고 나서 의욕이 생기고 ‘일단 도전해보자’는 용기가 생기더군요.”

지영현 씨는 자신처럼 행복한 변화를 하는 사람을 만들고 싶어 행복나눔교실 아이들 대상 방과후 뇌교육 수업, 지구시민 친환경 교육 등을 하는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지영현 씨는 자신처럼 행복한 변화를 하는 사람을 만들고 싶어 행복나눔교실 아이들 대상 방과후 뇌교육 수업, 지구시민 친환경 교육 등을 하는 강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교육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고, 가족들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었단다. 늘 높았던 목소리도 차분해지고 ‘사랑한다’는 말이 절로 나오니 영현 씨 남편도 낯설어했다. 하지만 수정 씨는 노력하고 연습하면서 변화해 나갔다.

“제가 진정한 나를 만나고 내 안의 나를 사랑해주면서 제게 큰 사랑과 용기가 있는 걸 처음 알았죠. 제가 정말 소중한 사람인 걸 알게 되니까 남이 인정해주는 게 필요 없더군요. 그걸 제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었어요. 제가 변화하니까 잘 울지도 못하던 큰 아이가 감정표현도 잘하고, 자기 의사표현도 잘하게 되더군요. 부모의 영향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알았어요.”

아들 둘이 자주 툭탁거리고 싸우는데, 전에는 개입해서 그의 잣대로 잘잘못을 평가했다. 지금은 둘을 한 방에 넣어놓고 “둘이 해결하고 엄마한테 와서 이야기해주겠니?”라고 하니, 어느 날부터 서로 웃으면서 나오더란다.

지영현 씨는 자신처럼 변화하는 사람을 많이 만들고 싶은 꿈이 생겨서 지금은 전문과정을 거쳐 뇌교육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행복나눔교실 아이들 대상 방과후 수업, 인성교육, 지구시민 친환경교육, 나라사랑교육을 하고 주안센터에서 회원들을 지도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

“나를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일주일에 3~4회 센터에서 수련지도를 하죠. 남편도 심성교육과 PBM(Power Brain Method)교육을 받고 센터에 수련을 나오는데, 제게 ‘언제 지도하느냐? 피해서 가겠다.’고 쑥스러워합니다.(하하)”

현재 영현씨는 사이버대학교에서 뇌기반 감정코칭을 전공하고 있다. 센터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 가진 다양한 고민과 바람들을 상담해주고자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의 저처럼 감정조절 하는 걸 어려워합니다. 제대로 배우고 전하고 싶어요. 제 꿈은 국제뇌교육지도자(International Brain Education Leader, IBEL)로 성장해서 사람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겁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하루하루 성장하는 기쁨을 찾은 지영현 씨의 꿈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