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뇌짱! 인성짱! 국학기공으로 친구됐어요"
"몸짱! 뇌짱! 인성짱! 국학기공으로 친구됐어요"
  • 강나리 기자
  • heonjukk@naver.com
  • 승인 2018.11.14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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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학교에 가다] 대전 봉명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동아리

봉명중학교(교장 최동순) 점심식사를 마친 5교시와 6교시 자유학기제 수업시간, 은은하게 퍼지는 명상음악과 함께 학생들이 호흡에 집중하며 부드러운 동작으로 명상체조들을 했다. 이새벽(42) 국학기공 강사의 지도에 따라 학생들은 깊이 호흡하며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동안 깜박 졸기도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미소를 짓기도 했다.

교실 뒤에서 아이들 사이를 다니며 도와주는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담당교사인 이은정(46) 선생님도 학생들을 깨우거나 하지 않았다. 중학생 때부터 이미 학업스트레스로 긴장되어 있는 아이들이 충분히 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 교사는 “이완을 해야 뇌파가 안정되고 집중을 잘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시간에는 자세도 똑바로, 눈도 크게 뜨고 필기를 하라고 하지만 이 시간에는 눈을 감고 있어도 되고, 하품을 하거나 조는 것도 몸에서 필요로 하는 동작이라고 칭찬을 해주니 아이들이 편안해합니다.”라고 했다.

봉명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 수업으로 진행하는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과정 중 명상수업을 하는 아이들. [사진=문현진 기자]
봉명중학교 1학년 자유학기제 수업으로 진행하는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과정 중 명상수업을 하는 아이들. [사진=문현진 기자]

이어 학생들은 무용실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국학기공 수업을 했다. 지난 10월 13일 대전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 중등부 1위를 차지한 ‘나라사랑 기공’을 한 동작씩 진행했다.

봉명중학교는 1학년 2학기 자유학기제 국학기공 활동을 2개월 단위로 나눠 1기와 2기로 운영된다. 교장선생님이 더 많은 학생들이 국학기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2학기에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2시간씩 주 4교시가 배정되었고, 1학기 때는 방과후 수업으로 전 학년대상으로 희망자들이 브레인명상과 기공수업에 참여한다.

봉명중학교 학생들이 나라사랑 기공동작을 배우는 모습. [사진=문현진 기자]
봉명중학교 학생들이 나라사랑 기공동작을 배우는 모습. [사진=문현진 기자]

이날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회에 출전한 1기보다 동작은 서툴러도 강사를 따라서 부드럽지만 강인한 힘이 느껴지는 기공 동작들을 펼쳐 보였다. 1기생인 박세리, 송예원, 김준영, 김민우 4명의 학생도 참여해 친구들 앞에서 시범을 보였다.

기공자세가 훌륭한 박세리 양은 “8월부터 기공을 했는데 기공선생님이 친절하게 알려줘서 잘 하게 된 것 같아요. 대전광역시교육감배 대회에서도 우승도 하고요.”라며 “국학기공을 하니까 체력이 많이 좋아져서 체력 수행평가 점수도 높아졌고, 오래 뛸 수 있고 끈기도 많이 생겼어요. 그리고 명상을 하면서 제게 집중하니까 남동생들에게 한번 더 생각하고 말하게 되고 가족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지 않게 되었어요.”라고 했다.

국학기공 수업을 한 봉명중학교 박세리 학생(왼쪽)과 송예원 학생(오른쪽). [사진=문현진 기자]
국학기공 수업을 한 봉명중학교 박세리 학생(왼쪽)과 송예원 학생(오른쪽). [사진=문현진 기자]

송예원 양은 “아빠를 따라 태권도와 수영, 배드민턴 등 다양한 운동을 했는데, 국학기공을 하면서 계속 기마자세를 하니까 다리 힘이 좋아져서 다른 운동도 더 잘하게 되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이런 전통스포츠를 못 배우는데 이렇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웃었다.

김준영 학생은 기공 동작을 빠르게 익히는 재능이 있어 대회를 앞두고 친구들을 많이 도왔다고 한다. 준영 학생은 “국학기공을 하면서 몰랐던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어요. 연습할 때는 동작이 안 맞기도 했는데 무대에 올라가서는 다들 잘했어요. 1위를 해서 금메달을 딴 게 자랑스러워요.”라며 “뭔가 집중할 때 잘 되는 것 같아요. 전에는 공부할 때 주변에서 작은 소리만 나도 집중을 못했는데 지금은 소음이 들려도 공부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을 정도예요. 명상을 하면 신기하게 집중이 더 잘 되요.”라고 했다.

봉명중학교 자유학기제 국학기공 수업을 받은 김준영 학생(왼쪽)과 김민우 학생. [사진=문현진 기자]
봉명중학교 자유학기제 국학기공 수업을 받은 김준영 학생(왼쪽)과 김민우 학생. [사진=문현진 기자]

김민우 군은 “택견, 주짓수, 무에타이, 킥복싱 등을 했는데 다른 운동과 달리 국학기공을 하면 몸과 마음이 평안해지고 안정되는 게 느껴져요. 점심을 먹고 5, 6교시면 졸릴 시간인데 기공을 하면 피곤한 게 없어지고, 머리가 맑아져서 수업이 더 잘 되죠.”라며 “이번 대회에서 애국가 4절에 맞춰 공연을 하니까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느낌이 들고 자랑스러웠어요. 다른 친구들은 애국가를 1절만 아는데 기공을 하면서 따라 부르니 4절까지 절로 외워졌어요. 무대에서는 국가대표인 것 같았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최동순 교장은 학교스포츠클럽활동으로 국학기공을 도입한 계기에 관해 “요즘 학생들이 과중한 학습량으로 심신이 지치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함께 어울려 협력하는 활동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직접 체험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죠. 우리학교에는 이은정 선생님이 계셔서 국학기공을 도입할 수 있었죠.”라며 “일반 운동이 몸이 움직이는 것이 중심이라면 제가 볼 때는 국학기공은 명상이나 호흡을 같이 하면서 정신을 깨워준다고 봅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어서 내적 치유력 또는 회복 탄력성에 도움이 되고 아이들의 내면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라고 기대를 밝혔다.

봉명중학교 최동순 학교장. [사진=문현진 기자]
봉명중학교 최동순 학교장. [사진=문현진 기자]

최 교장은 “국학기공은 바른 자세와 바른 호흡, 활기찬 동작을 통해 학생들에게 심신건강과 자신감, 바른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됩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감정조절을 해나가며 긍정적이고 평화로운 마음을 체험해서 학습에 대한 집중력도 높아질 것을 기대합니다. 아이들은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다면 스스로 목표를 세워 실천할 수 있는 의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올해 출전선수들에게 전통무예복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선생님들도 호응해 대회 당일 경기장을 찾아 간식을 챙겨주고, 복장을 갖추는 것을 도와 학생들의 사기가 무척 높았다. 이은정 교사는 “작년에 2위를 했는데 올해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이런 관심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은정 교사는 뇌교육 명상과 국학기공을 수련한 지 10년 차로, 봉명중학교에서 지난해부터 학교스포츠클럽활동을 개설해 이새벽 강사와 호흡을 맞춰 아이들을 지도한다. 수업이 비는 시간이나 방과 후에 장소를 마련하고 아이들을 모아 직접 지도하기도 한다.

이 교사는 “국학기공은 일반 체조나 운동과 달리 몸의 에너지를 느끼며 동작을 해야 하는데, 처음에 아이들이 무슨 뜻인지 몰라 씩씩하게 손발을 뻗기만 하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단전을 알려주고 신체 감각을 느끼는 체조를 하면서 변화를 체험하게 해주었죠. 전혀 따라할 것 같지 않던 학생이 구석에서 몰래 따라하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지금은 일반 교과수업 때도 아이들이 지치면 ‘선생님, 우리 명상해요.’라며 먼저 청하기도 하죠.”라고 했다.

봉명중학교 이은정 교사는
봉명중학교 이은정 교사는 "교과수업시간에 위축되고 소외되었던 학생이 기공 연습을 하면서 친구에게 가르쳐주고 서로 자세를 보완하며 자신감이 넘치는 긍정적인 변화가 보람"이라고 했다. [사진=문현진 기자]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 활동을 하며 아이들은 서로 1기 선배, 2기 후배하며 친해지고 서로 도와 가르쳐주기도 한다. 이은정 교사는 “남 앞에서 자신감이 없고, 앞에 나서지 못하던 학생들이 공연의 맨 앞줄에 서서 열심히 동작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 ‘이 학생들이 활동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었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교과수업시간에는 위축되거나 소외된 학생이 기공연습을 하면서 다른 학생들을 가르쳐주고 서로 서로 자세를 보완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감이 넘치고 학교 대표로 출전한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 변화가 보람이죠.”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자유학기제 수업을 하는 이새벽 강사는 “수업을 할 때 명상체조를 하면서 이완에 주력합니다. 수업을 하다보면 명상시간에 문제집을 꺼내놓는 아이도 있는데, 그럴 때는 현재에 집중하라고 하죠. ‘현재를 사는 것인데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현재를 놓치지 말라.’는 조언을 했어요. 학기 말쯤 되니 명상의 효과를 체험한 아이가 스스로 문제집을 넣고 집중하더군요.”라고 했다.

봉명중학교 자유학기제 국학기공 수업을 하는 이새벽 국학기공 강사. [사진=문현진 기자]
봉명중학교 자유학기제 국학기공 수업을 하는 이새벽 국학기공 강사. [사진=문현진 기자]

이 강사는 “학생들의 변화를 보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본인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했을 때입니다. 기공수업시간에 장갑을 끼고 오는 아이가 있었는데 ‘수족냉증’이라고 하더군요. 손을 잡아보니 얼음장 같았는데 수련하면서 미지근할 정도로 좋아졌어요. 아이가 ‘제 손이 너무 차서 친구들하고 손 잡는 걸 굉장히 꺼려했는데 덕분에 나았어요.’라며 고맙다고 하는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라고 경험을 소개했다.

이은정 교사는 국학기공 수련 동기에 관해 “저는 나이가 들어가는데 맞이하는 아이들은 항상 파릇파릇한 14살, 15살로 10대 중 가장 왕성한 아이들이죠. 해마다 씩씩하고 발랄하고 왕성한 에너지를 갖고 있고, 때로 반항적인 아이들, 하고 싶은 대로 하려는 사춘기 아이들을 마주하니 심리적 압박감도 느껴지고 화도 나고 했죠. 동료교사 소개로 명상과 기공을 하며 감정을 조절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아이를 꾸중해야 할 때도 저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까 아이를 미워하는 마음보다 이해하고 안쓰러워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주변 동료 교사에게 ‘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해진다’는 말을 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요즘은 학부모 민원도 많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투명한 학급운영을 위해 업무도 많아지는데, 학생은 나만 봐달라고 하고 학부모님은 내 아이만 보살펴달라고 하니 교원들의 스트레스가 매우 높죠. 교사가 체력과 심력도 키우고 중심을 세울 수 있어야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라며 교사의 체력과 마음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공립학교 교사인 이은정 교사도 내후년이면 발령이 난다. “국학기공이 줄넘기나 축구, 농구처럼 누구나 아는 스포츠가 아니어서 다음 담당선생님이 연결되지 않으면, 제가 간 학교는 활성화되는데 떠나 온 학교가 단절되기 쉽습니다. 국학기공 강사들이 굉장히 열심히 하는 분이 많은데, 서로 시간이 맞아야 하는 등 장벽에 부딪힐 때가 있어요. 교사들과 강사 시스템이 잘 연결되도록 한다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동순 교장도 “주변 학교 중에는 치어리딩이 유명해서 그것 때문에 그 학교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도 좀 더 활성화해서 국학기공 명문학교로 만들었으면 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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