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젖소의 걷기 활동을 늘려 우유에 수면을 촉진하는 호르몬 멜라토닌 함량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은 젖 짜는 시기(착유) 소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축사 안에서만 사육하고 다른 집단은 하루 1킬로미터씩 걷게 하면서 6주간 소의 생리적 특성과 우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걷기 활동을 한 젖소(17.68pg/ml)는 축사 안에서만 사육한 소보다 멜라토닌 함량이 5.4% 더 높게 나타났다. 소의 혈중 멜라토닌 함량도 걷기 활동을 한 소(19.91pg/ml)가 축사 안에서 키운 소보다 7.6% 높았다.

걷기 운동 중인 젖소들. 농촌진흥청이 젖소의 걷기 활동을 늘려 우유 안의 멜라토닌 함량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농촌진흥청]
걷기 운동 중인 젖소들. 농촌진흥청이 젖소의 걷기 활동을 늘려 우유 안의 멜라토닌 함량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농촌진흥청]

건강 관련 에너지 균형도 걷기를 한 젖소가 5.0Mcal/일(1일당 메가칼로리) 정도 개선됐다. 에너지 균형은 사료로 섭취한 에너지와 체중 증가‧유지, 임신, 우유 생산에 쓴 에너지의 균형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낮 동안 젖소의 걷는 행동을 늘림으로써 우유와 혈액 내 멜라토닌 함량이 는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운동은 젖소의 면역 체계를 개선하고, 분만 후 대사성 장애를 줄이며, 번식 효율을 높인다. 또, 기능 성분이 증가한 우유를 생산해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다.

멜라토닌은 잠을 깊이 자게 하는 효과가 있고, 시차 극복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이다. 최근 늘고 있는 수면 장애 환자들도 뇌의 송과선(솔방울샘)에서 나오는 멜라토닌 분비량과 관련이 있다.

우유의 멜라토닌은 천연 성분으로, 낮에 짠 우유보다 밤(12시∼4시)에 짠 우유에서 3배∼4배 더 높다. 국내에서도 일부 목장과 유업체를 중심으로 밤에 착유해 멜라토닌을 높인 우유를 생산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임동현 농업연구사는 “우유 생산량이 약간 줄 수 있으나 걷는 활동은 젖소의 건강과 우유 내 멜라토닌 함량을 높이는 데 유용한 관리 방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