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상가이자 임상 심리학자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인 타라 브랙(Tara Brach)의 저서 《쓰지 않은 마음》(김성환 옮김, 한문화, 2022)이 국내에 번역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자기 자신을 얼마나 부족하게 여기든, 우리가 속한 사회가 얼마나 많은 폭력과 불평등에 사로잡혀 있든 ‘근본적 선함’이 우리의 핵심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이런 선한 마음을 쓰지 않았을 뿐이다. 누구나 우리 안에는 빛나는 황금, ‘진정한 본성’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본성’이라는 황금은 절대 무언가로 더럽힐 수 없다. 설사 분노나 결핍감, 두려움에 뒤덮인다고 해도 자각은 여전히 밝고 순수한 상태로 남아 있다. 우리의 근본적인 선함을 기억하고 신뢰하는 순간, ‘무언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은 사라지고 행복과 평화, 자유를 향한 마음의 문을 활짝 열 수 있을 것이다.

타라 브랙 지음 비티 알바레스 그림 "쓰지 않은 마음" [사진 정유철 기자]
타라 브랙 지음 비티 알바레스 그림 "쓰지 않은 마음" [사진 정유철 기자]

우리 안에 황금이 빛나고 있는데, 왜 우리는 이를 보지 못하고 있는가? 우리는 끊임없이 사회와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면서 우리의 가치를 알아달라고 매달려 왔고, 그 과정에서 내면의 반짝이는 황금을 망각하고 말았다. 게다가 우리가 사회의 비주류 집단에 속한다면, 불평등과 차별이라는 폭거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두꺼운 장막을 한 겹 더 둘렀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 안에 있는 ‘쓰지 않은 마음’을 드러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저자는 이 책을 ‘진실, 사랑, 자유’라는 세 개의 장으로 구성하여 진정한 본성으로 깨어나게 하는 붓다의 근본적인 가르침을 탐구한다.

그래서 독자는 진실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삶에 마음을 열고 경험의 진실성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그런 다음 끊임없이 변하는 삶을 사랑으로 마주하는 고유한 능력을 일깨우는 법을 배운다. 이를 통해 진정한 본성에 내재한 자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한 편의 글을 쓴 다음 마지막에 ‘오늘의 명상’이라는 글을 두어 독자가 명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저자는 솔직하게 의사소통하는 법을 끊임없이 훈련함에 따라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무리 불편하고 두려워도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는 편이 항상 더 나은 결과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오늘의 명상’에서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 “당신이 숨기고 있는 가장 약한 모습은 무엇인가? 당신은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모든 것을 드러내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드러내는 편이 항상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각자 분리된 존재라는 생각은 인간의 가장 뿌리 깊은 고정관념 중 하나이자 고통의 원천이기도 하다. 자신의 무가치감이나 열등감을 숨기려고만 하면 다른 사람들과 분리되어 있다는 고립감이 오히려 더 강해진다. 하지만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위험을 기꺼이 무릅쓴다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서로에게, 자신에게 그리고 우리가 함께하는 이 세상에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모든 생명체가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생명의 우열을 나누고, 특히 인간을 다른 동물보다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것에 익숙하다. 하지만 이런 계급 체계는 생명의 연결망에서 우리를 분리하고, 우리의 마음을 무뎌지게 한다. 모든 생명체가 공유하는 취약성과 삶을 향한 의지에 관심을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생명체간의 상호연결성을 자각할 수 있다.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신비스러운 공동의 근원에서 비롯한 존재들이다. 서로의 동질성을 깨달을 때, 우리의 마음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향한 배려와 존중으로 가득 차게 된다.”

서로의 동질성을 깨달을 때 우리는 모든 생명과 사랑에 빠질 것이다.“우리가 주변 사람들의 변덕스러운 기분과 행동, 인격 너머를 바라볼 수만 있다면, 그들의 본질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잠시 멈춰 그 근본적인 선함을 바라보면서, 그것이 우리 각자의 내면에서 연민과 지성, 생명력, 창조성으로 빛을 발하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이 비밀스러운 아름다움을 목격하는 순간, 우리는 모든 생명과 사랑에 빠질 것이다.”

타라 브랙 지음 비티 알바레스 그림 "쓰지 않은 마음" [사진 정유철 기자]
타라 브랙 지음 비티 알바레스 그림 "쓰지 않은 마음" [사진 정유철 기자]

 저자는 매번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을 향해 “좋아”라고 말해보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열린 자각’이라는 내면의 황금을 더욱 깊이 신뢰하게 되고 그리고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이 무엇이든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자신감 또한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금 힘들고 어렵게 보내고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좋아’라고 말해보자.

"어떤 일이 일어나든 ‘좋아’라고 말하는 건 누군가의 해로운 행동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며, 아무 조건 없이 어떠한 생각을 받아들이거나 믿는 것과도 다르다. 오히려 이 말은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것을 솔직하고 용기 있게 인정하는 태도와 연관된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모든 일을 충만한 지성과 자비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해방감을 안겨줄 것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되지만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다. 마음이 가는 글을 천천히 읽다 보면 당신의 삶을 밝혀주는 구절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한 구절을 계속 읽다 보면 내면의 ‘쓰지 않은 마음’을 쓰게 될 것이다. 내면에서 사랑, 평화, 자유가 넘칠 것이다. 삶이 지혜와 사랑 사이에 흐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