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가을, 국내외 문명사의 다양한 측면을 고찰하는 뜻깊은 전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울산박물관과의 공동기획 특별전 '고려바다의 비밀 -800년 전 해상교류의 흔적'을 오는 12월 11일까지 울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태안해역 발굴 유물 등 지난 50여 년간의 수중 발굴 성과를 울산 시민과 방문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것으로,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청자 두꺼비 벼루 등 보물 4건 5점이 포함된 330여점의 엄선된 수중유물들이 출품된다. 
 
해양수산부와 국립해양박물관은 중국항해박물관(관장 장동쑤)과 함께 공동기획전시 ‘한중 해양문명의 교류’전을 11월 6일까지 두 달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양국의 유구한 해양문화 교류 역사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4부로 구성되며, 배모형, 도자기, 회화, 공예품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 300여 점을 선보인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지난 2021년 가동을 멈춘 광주시 북구 임동 방직공장의 역사와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유림숲속 방직공장 : 버들꽃씨의 기록’ 기획전시회를 7일부터 10월30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방직공장이 들어서기 이전 자리했던 유림숲의 시간부터 더 이상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지 않는 현재 시점까지를 다룬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과 공동으로 6일부터 18일까지 부마민주항쟁 아카이브전시 ‘등잔 밑의 이야기’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부마민주항쟁 직전과 당시의 중요 사건이지만 ‘등잔 밑’처럼 역사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은 채 숨겨진 부마항쟁의 주요 국면들을 기록물과 예술작품을 통해 밝히기 위해 기획됐다.

  
울산에서 만나는 고려 바다의 비밀

 

‘고려바다의 비밀’홍보물[이미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고려바다의 비밀’홍보물[이미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울산박물관과의 공동기획 특별전 '고려바다의 비밀 -800년 전 해상교류의 흔적'을 지난 6일부터 12월 11일까지 울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태안해역 발굴 유물 등 지난 50여 년간의 수중 발굴 성과를 울산 시민과 방문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것으로,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청자 두꺼비 벼루 등 보물 4건 5점이 포함된 330여점의 엄선된 수중유물들이 출품된다. 

특별전은 3부로 구성했다. △제1부 '너의 바다 – 신안선과 동아시아 해상교류'에서는 우리나라 수중발굴의 시작을 알리는 최초의 보물선이자 1976년에 발굴된 원나라 선박 신안선의 발굴 유물을 중심으로 당시 해양 실크로드에서 이뤄진 국제교류와 항해술 등을 소개한다. 

△제2부 '나의 바다 – 고려의 해상교류'에서는 국내를 연결하던 고려시대 바닷길에 주목하며, 조운선과 주요 운송품, 청자 등을 살펴본다. △제3부 '하나의 바다'에서는 선원들이 배에서 사용하던 물건들과 울주 연자도 유적에서 나온 고급 청자를 통해 바다를 중심으로 생활하였던 고려시대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확인해 본다.

전시기간 동안 연계 교육프로그램, 전시 기획자(큐레이터)와의 대화, 관련 영화 상영 등을 수시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해상교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울산에서 처음으로 서남해 수중 문화재를 만나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로, 고려시대 선조들의 생활과 문화를 생생하게 경험하고,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눈부신 성과와 발자취를 알릴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눈에 보는 한중 해양문명 교류史

 

‘한중 해양문명의 교류’ 포스터[이미지 국립해양박물관]
‘한중 해양문명의 교류’ 포스터[이미지 국립해양박물관]

해양수산부와 국립해양박물관은 중국항해박물관(관장 장동쑤)과 함께 공동기획전시 ‘한중 해양문명의 교류’전을 9월 6일부터 11월 6일까지 두 달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양국의 유구한 해양문화 교류 역사를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주제별 키워드인 ‘학(學)-교(交)-표(漂)-예(藝)’ 등 4부로 구성되며, 배모형, 도자기, 회화, 공예품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자료 30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학學-문명, 바다를 건너기 시작하다’에서는 바닷길을 통해 양국에 각기 전파된 학문과 종교, 사상 등이 어떻게 발전‧계승됐는지 고문서와 회화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통일신라시대 유학자로 유명한 최치원의 대표 문집 ‘계원필경(桂苑筆耕)’을 비롯해 구법승(求法僧)으로 활동한 의상, 의천 등 고승들의 고문서를 만나 볼 수 있다.

‘교交-교역, 문물의 정수를 보여주다’에서는 한반도와 중국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한 백제 당항성(現 남양만), 고려 벽란도(現 황해도 예성강) 등 시대별 국제항구도시의 발전사와 대표 교역품을 통해 각 시대의 교역 특징과 성격을 알아본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2005년 중국에서 발굴된 무역선인 봉래3호선의 복원 모형(중국항해박물관 소장)을 만나볼 수 있다. 봉래3호선은 우리 역사 중 해상무역이 가장 활발했던 고려시대 국제무역선의 실체를 규명해준 중요한 유산이다.

‘표漂-견문, 새로운 세계를 인식하다’에서는 표해록(漂海錄, 표류기) 등 자료를 통해 뜻밖의 표류 과정에서 벌어진 공식 사절과 개인들의 항해 및 교류 경험을 소개하는 한편, 최고(最古)의 한글 해로사행(海路使行, 바닷길을 통해 사신으로 가는 행차)기록으로 사료적 가치가 높은 이덕형의 ‘죽천이공행적록(竹泉李公行蹟錄)’과 그 여정을 그림으로 남긴 ‘항해조천도(航海朝天圖)’를 선보인다.

‘예藝-심미, 아름다움을 건네다’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지속적인 문명교류 속에서 발전한 회화, 도자기, 공예품 등 예술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중국의 화법을 우리의 고유한 자연과 풍속에 맞춰 새로이 창안한 화법인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이 동해안의 절경을 그린 ‘해산정(海山亭)’을 만나볼 수 있다.

‘유림숲속 방직공장 : 버들꽃씨의 기록’ 전시

 

전시장 안내도[이미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전시장 안내도[이미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지난 2021년 가동을 멈춘 광주시 북구 임동 방직공장의 역사와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유림숲속 방직공장 : 버들꽃씨의 기록’ 기획전시회를 7일부터 10월30일까지 개최한다.

전시는 방직공장이 들어서기 이전 자리했던 유림숲의 시간부터 더 이상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지 않는 현재 시점까지를 다룬다. 이를 위해 이 공간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 가상의 인물 ‘버들꽃씨’를 만들어 냈다. 버들꽃씨는 유림숲의 형성과 변화를 경험한 관찰자이다. 싹을 틔워 아름드리나무로 숲을 일구는 대신 자유로운 꽃씨로 현재까지 광주 임동을 기억하는 기록자로 남아 있다.

제1부 ‘유림숲의 작은 꽃씨’는 조선시대 광주사람들이 사랑해 마지 않았던 유림숲의 장소적 가치에 천착한다. ‘미암선생집’, ‘운와유고’ 등의 자료와 더불어 우리가 그토록 다시 마주하고 싶었던 유림숲을 실감영상으로 재구성했다. 4면으로 구성된 실감영상은 웅장하고 아름다운 숲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유림숲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제2부 ‘종방의 소녀를 만나다’에서는 유림숲이 없어진 자리에 문을 연 종연방적 전남공장(이하 종방)과 이곳으로 강제동원돼 노동했던 어린 여공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남 장흥, 진도, 보성에서 갑자기 광주 종방으로 오게 된 이들의 사연을 음성자료로 구현해 엄혹한 시절을 함께 더듬어 간다.

제3부 ‘임동 방직공장의 나날’은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 방직공장의 복구와 활황을 다룬다. 특히 1960년대 이후 광주로 유입된 여성 인구 중 다수가 임동에 자리잡은 사실과 이들의 주체적 삶이 빚어낸 도시 광주의 의미를 되돌아 본다. 1960~1970년대 방직공장에서 일했던 경험담과 아울러 관련 자료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제4부 ‘기계소리 멈춘 방직공장에서’는 공장 가동이 멈춘 방직공장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과 이 공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의 필요성을 환기한다. 디지털액자를 통해 1950년대 공장 생활의 이모저모를 살필 수 있으며, 일제강점기부터 자리했던 공장의 발전소 내부를 브이아르(VR)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자세한 내용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학예연구실(062-613-5363)로 문의하면 된다.

부마민주항쟁 아카이브전시

‘등잔 밑의 이야기’ 포스터[이미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잔 밑의 이야기’ 포스터[이미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과 공동으로 6일부터 18일까지 부마민주항쟁 아카이브전시 ‘등잔 밑의 이야기’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부마민주항쟁 직전과 당시의 중요 사건이지만 ‘등잔 밑’처럼 역사의 전면에 드러나지 않은 채 숨겨진 부마항쟁의 주요 국면들을 기록물과 예술작품을 통해 밝히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는 크게 세 가지 섹션으로 구분해 선보여진다. 첫 번째 섹션인 ‘등잔 밑의 이야기’는 9월 17일 일어났던 부산공전시위, 10월 15일 부산대에서 먼저 배포한 또 하나의 민주선언문, 10월 18일 부산여대 학생들이 시내까지 진입했던 시위를 주목했다.

그동안 부마민주항쟁 연구가 주로 1979년 10월16일(부산)과 10월18일(마산)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다뤄졌던 것에서 벗어나 ‘등잔 밑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시민들에게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 섹션은 항쟁 속에서 숨은 이야기를 탐색하기 위해 과거 사진 속 장 소를 추적하는 사진 컬렉션이다. 이 섹션은 부마민주항쟁이 일어난 1979년 10월 16일 현장에 있었던 김탁돈 기자가 남긴 사진들을 추적하는 ‘항쟁의 장소 : 오마주 투 김탁돈’으로, 부마민주항쟁 당시에 촬영한 김탁돈 기자의 사진과 현재의 장소에서 새롭게 촬영한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비교하면서 오늘날과 같은 일상적 도시 공간에 벌어졌던 참상을 상상하게 한다. 

마지막 섹션은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을 ‘신발’이라는 하나의 소재로 연결하는 ‘두 개의 신발’이다. 이 섹션은 부산의 박경효 작가와 광주의 주홍 작가가 협업해 창작한 두 개의 샌드 아트 작품으로 구성됐다. 부산의 신발 공장 노동자가 만든 신발을 광주의 평범한 어린이가 선물로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분리된 작품처럼 보이지만 서로 이어져 있는 샌드 아트 영상을 통해 부마민주항쟁과 5·18은 서로 연결돼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들의 이야기를 광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인화 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관장은 “5·18과 부마는 별개가 아닌 연속선상에 있는 사건으로 부마민주항쟁과 다양한 장면에서 닮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깊어지는 전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