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기를 맞이하여 전국의 담임교사들이 하는 최대의 고민은 올해 학급경영을 어떻게 할까이다. 3월이 학급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이른바 ‘골든 타임’, 이 시기의 학급 세우기가 1년 학급살이를 좌우한다. 이런 교사의 고민을 덜어주고 재미있게 학급경영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이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교사들이 해답을 찾은 건 그림책. ‘수업친구 더불어숲’ 교사들은 여러 해 동안 그림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학급경영에 접목해오면서 교사 누구나 바로 적용할 핵심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발간했다.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학급경영》(학교도서관저널, 2022)이 그것이다.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학급경영' 표지. [이미지=학교도서관저널 제공]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학급경영' 표지. [이미지=학교도서관저널 제공]

 

학급경영을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이유는 무얼까. 그림책은 고유의 독서교육뿐만 아니라 주제교육, 창의성 및 융합 교육, 교육과정 재구성, 계기교육 등 다양한 장에서 활용하기에도 매우 훌륭한 매개임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근 교육 현장에서는 그림책에 관심이 매우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림책은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친숙하고 읽는 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사실 대부분의 그림책이 어른보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는다는 것은 교사가 자세를 낮추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러한 선생님을 아이들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것이다.

‘수업친구 더불어숲’ 교사들이 꼽는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학급경영의 장점은 세 가지.

첫째,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둘째, 몰입과 투사, 공감이 적극적으로 일어난다. 셋째, 그림책으로 소통하고 토의하면서 주제를 마음에 새기고 오래 기억하게 된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학급경영의 핵심 요소인 '래포'가 형성되고, 안정적인 학급 운영의 토대가 만들어진다.

즉 함께 그림책을 읽고 재미있는 게임과 활동을 통해 마음과 생각을 확장하면서 학생들은 서로를 좀 더 알아가며 소통의 방법을 배우고 존중과 배려를 생활화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교실 안에서 일어는 크고 작은 갈등이나 어려움을 비티고 극복하는 힘이 길러진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그림책으로 하는 학급경영과 그림책 독서 활동은 다르다는 점이다. 그림책 학급경영의 밑바탕에는 다양한 교육철학과 방법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학급 긍정훈육법, 회복적 생활교육, 민주시민교육, 인성교육과 협동학습을 적용한 교육과정이며, 1일 1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스며들듯 변화와 성장을 꾸준히 이루어가는 1년 학급살이이다.

그림책 학급경영의 최종 목표는 ‘친절하고 단호한 교사’와 ‘스스로 서고, 더불어 사는 학생’이 건강한 상태로 공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급 운영은 담임교사 혼자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학급 공동체 모두가 함께 만들고 수정 보완해 가는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임을 깊이 새겨야 한다. 이는 그림책을 읽고 학급 공동체를 되돌아보며, 앎과 삶을 연계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교사가 학급 규칙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지키도록 하면 잘 지켜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림책으로 소통하고 토의하며 학생들끼리 치열하게 학급 규칙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면 그다음부터는 선생님이 강조하지 않아도 스스로 기억하고 행동하게 된다. 학생들은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며 만든 규칙이라 강요하지 않아도 지키려 한다.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지만 시나브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림책 학급경영의 독특한 매력이다.

이런 매력을 전국의 모든 교사가 느끼도록 학급경영을 주제로 엄선한 20종의 그림책 활용 수업에는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놀이가 독서 전, 중, 후 단계에 맞추어 소개된다. 첫 만남의 어색함을 한순간에 날려버리는 공동체 인사 놀이, 개개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소원 초성 놀이, 장점 쇼핑몰 활동 등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매일매일 칭찬 샤워, 고민상담소 등을 통해 학급의 결속력을 다지며 유쾌하고 활기 넘치는 교실을 열어가게 도와준다. 관련 주제의 그림책과 상황별 그림책 등 100권에 달하는 그림책 큐레이션과 함께 부록으로는 그림책 학급경영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Q&A, 지향하는 학급 유형에 따른 4주 프로그램을 담았다.

그림책 학급경영은 아이들이 자신을 알아가며 내 삶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며, 친구들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소통하며 모두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앎과 삶이 일치하는 교육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수업친구 더불어숲는 충북에서 근무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29명이 함께 만들어 가는 수업연구모임이다. 관심사가 서로 다르지만, 수업과 학급 운영에 대한 열정을 공통분모로 한다. 모임 이름 ‘수업친구 더불어숲’에는 서로 다른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자는 의미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