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최고 장편소설상 수상작가 조 R. 랜스데일의 화제작 《빅티켓》(박미영 옮김, 2022)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촘촘한 심리묘사와 탄탄한 구성, 그리고 19세기 말엽 미국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현대판 마크 트웨인이라는 극찬을 받아온 랜스데일이 2013년 펴낸 《빅티켓》은 16세의 소년 잭이 은행강도들에게 납치당한 여동생을 구출하기 위한 여정을 추적극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원제는 ‘The thicket’. 빅티겟(Big Thicket)은 미국 텍사스 남동부의 삼림이 무성한 지역을 가리킨다.

"빅티켓" 표지. [사진=황금가지 제공]
"빅티켓" 표지. [사진=황금가지 제공]

 

부모를 병으로 잃고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친척의 집으로 향하던 잭은 사소한 시비로 인해 할아버지가 은행강도들에게 죽임당하고 만다. 하나뿐인 여동생마저 그들에게 납치당한 잭은 여동생을 구해내기 위해 보안관실을 찾아가지만 이미 보안관 역시 은행강도들에게 죽임당한 후였다. 절망한 잭에게 거구의 흑인 남자가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신이 코만치족 혈통의 후예라며 추적꾼 역할이 가능하고, 쇼티라는 친구가 도움만 준다면 함께 추적팀을 꾸릴 수 있다고. 반신반의하며 찾아간 쇼티라는 인물은 왜소증의 난쟁이. 

저자는 사연 많은 난쟁이 총잡이와 거구의 흑인 추적자, 활달한 매춘부로 구성된 기묘한 추적팀을 꾸리는 과정에서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을 의도적으로 드러낸다. 추적 도중 마주하게 되는 끔찍한 사건과 인물 들을 통해 문명화, 산업화 등으로 격변하던 서부의 시대상과 더불어 무법과 살인이 일상인 섬뜩한 서부의 모습도 생생히 그려낸다.

《빅티켓》은 1884년 출판된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 1960년 출판된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뉴욕 타임스》는 “《빅티켓》에서 수상 경력의 소설가 조 R. 랜스데일은 「더 브레이브」와 「스탠 바이 미」가 반씩 어우러진 이 거친 모험담에서 전에 없이 자유롭게 풀어놓았다. ‘그림 형제나 마크 트웨인이 상상해낼 작품만큼이나 우습고 무서운 이야기’라는 평가를 들은 작품을 창조해낸 작가의 첫 입문작으로 완벽하다”고 평했다.

《빅티켓》은 「왕좌의 게임」, 「시라노」 등에서 사려 깊고 진중한 캐릭터를 연기해 온 피터 딘 클리지 주연의 영화로 할리우드에서 제작 중이다.

작가 조 R. 랜스데일은 11회에 이르는 브람스토커 상 수상, 에드거 상, 그린제인 카버 문학상, 브리티시 판타지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석양과 톱밥》, 《사라진 메아리》, 《레더 메이든》 등 수십여 권의 책을 썼다. 그중 《밑바닥》과 《무초 모조》는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