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으로 마음고통이 심해지는 요즘 이를 풀어주는 근본적인 마음요법을 담은 책이 나왔다. 최성민 지음 《동양사상 수양론 道-마음 비우기·채우기·기르기》(책과나무, 2022)는 선현들의 심법(心法)에서 발굴한 근본적인 마음요법을 소개한다. 동양사상 수양론에서 말하는 수양을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수양(修養)'은 '수심양성(修心養性)'의 준말로서 '마음을 닦고 기른다'는 의미이다. '수심양성(修心養性)', 즉 수양이라는 말은 성리학적 마음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고, '修心'은 심이 활동성으로 인해 오염될 수 있는 여지를 전제하는 말이다. 즉 '수심양성(修心養性)'은 오염될 수 있거나 훼손될 수 있는 마음을 잘 간수하고 다스려서 그 안에 깃든 선성(善性)을 보전하고 선정(善情)으로 발현되도록 하자는 말이다. 오염된 마음을 닦는다는 것은 곧 잡념이나 사욕을 없앴다는 의미이다. 이는 불가 수행에서 우주적 진실을 보기 위해 ‘왜곡의 틀’인 기존의 인식 프레임 자체를 걷어내는 '마음 비우기(明心見性)'와 같고, 도가(道家)의 '수심련성(修心練性)'(또는 修身養心)처럼 우주의 청명한 기(氣)에 의한 '마음 채우기'를 위한 자리 마련과도 같은 것이다."

그런데 수양은 유가적인 마음공부 개념이지만 오늘날에는 편의적으로 동양사상(유, 도, 불) 전반에 두루 통하는 심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마음을 닦아 내서 순수요소를 보전·발현시키자는 의미의 수양은 '심신의 결핍을 극복하려는 주체의 자력적인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수양은 동양사상 전반의 일 또는 여느 사상이냐에 무관하게 '마음을 닦는 일'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고 저자는 본다.

최성민 지음 "동양사상 수양론 道" 표지. [사진=김경아 기자]
최성민 지음 "동양사상 수양론 道" 표지. [사진=김경아 기자]

 

이렇게 《동양사상 수양론 道-마음 비우기·채우기·기르기》는 유가, 불가, 도가의 수양론의 원리와 방법론을 상세히 소개한다. 동양사상 수양론의 핵심용어는 '도(道)'인데 유가, 불가, 도가 사상 모두에는 이 도의 개념이 들어 있다. 이는 '도(道)'가 수양언어라는 점에서 동양사상이 근본적으로 수양론임을 알려준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유·불·도가의 도가 지니는 의미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 상통하는 맥락을 상세히 소개한다.

도에 이어 이 책에서는 '기(氣)'를 다룬다. 기는 동양사상 수양론의 기반이자 원리적 매체로 보는 저자는 동양사상에서 '참(眞)'을 찾는 주요 방법은 '마음의 눈'으로 보는 ’직관‘의 소통법인데, 이때 그 소통의 매개역할을 하는 것이 정신적·물질적 질료로서의 '기(氣)'라고 설명한다.

"철학과 종교가 한 몸인 동양사상에서 기는 궁극적인 근원을 구성하는 자연과학적 기체(基體)이면서 초월적 세계와 교섭하는 질료로서 종교적 원리이기도 하다. 이런 탓에 기는 동양사상 유·불·도가가 각각 ’인간세-자연-초월‘의 차원에서 공유하는 존재론적·인식론적 근본원리이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도가사상을 비롯한 동양사상이 존재론적 철학적 기반으로 '기론(氣論)'을 채택한 내력 및 동양사상 수양론적 기제로서 기와 기론을 유·불·도가 사상 전반에 걸쳐 설명한다. 또한 조선시대 퇴계 이황,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의 수양론을 소개한다.

기에 의한 마음 수양은 선현들의 다도론(茶道論)에서도 발견되는데 다도는 동양사상 수양론의 특징적인 면모로서 茶라는 자연물을 매질로 삼아 자연의 정신(生命力)과 만나는 수양법이다. 다도에서는 차를 마심으로써 마음이 정화되는, '물질의 정신화'라를 기제가 작동한다. 이때 차는 물질 경계에서 정신 경계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는 물질과 정신의 경계를 넘나는 기의 '전화(轉化)작용'으로써만 설명될 수 있다.

이렇게 이 책은 다도수양론을 소개함으로써 수양이 구두선(口頭禪)이 아닌 대중의 실질적이고 일상적인 마음 다스리는 방법[心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무엇보다 이 책은 동양사상 수양론의 본질을 이해하기 쉽도록 유·불·도 수양론을 유기적으로 비교하여 알기 쉽게 정리한 점이 돋보인다. 초심자들의 이해에 초점을 맞추었고, 동양사상 수양론을 공부하는 이들을 위해서는 망망대해로 진입하는 데 징검다리나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저자가 배려한 덕분이다. 공부하는 이들이 이 책을 징검다리 삼아 망망대해로 거침없이 나간다면 이 책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한 것이리라.

세상사에 마음 둘 것이 없는 이들이라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근본적인 마음요법에 의지해보면 어떨까?

저자 최성민은 언론인 생활을 마치고 2003년부터 전남 곡성에 산절로야생다원을 조성, 전통 차·차문화 복원운동을 펼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 수양다도의 모색‘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야생차 제다, 동양사상 수양론, 한국수양다도 등 강좌를 연중 운영한다. 현재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예·다학 전공과정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