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정 작가의 개인전 'The Unrecognized'
손수정 작가의 개인전 'The Unrecognized'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1.01.25 0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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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1월27일~2월2일 전시

갤러리도스 '기다림의 가운데' 기획 손수정 작가의 개인전 ‘The Unrecognized'이 1월 27일(수)부터 2월 2일(화)까지 갤러리도스(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에서 열린다.

손수정 작가는 이번 개인전 ‘The Unrecognized’에서 죽음을 소재한다. 왜 죽음일까.

Skin, pins on apple, 25.1 x 25.1 x 25.1cm each. [사진제공=갤러리도스]
Skin, pins on apple, 25.1 x 25.1 x 25.1cm each. [사진제공=갤러리도스]

 

 

손수정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한다.

“나에게 죽음은 뜬구름과 같다. 하지만 가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보며 그때서야 삶과 그 끝에 대해 경각심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잠깐 의식하고 다시 망각한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맞닥뜨릴 죽음에 대한 진지한 준비가 있을까? 나는 삶의 끝에 대해 인지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인지되지 않는 것’,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죽음을 인지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세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성찰하고자 한다.”

손수정 작가의 세 가지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물감시계> 프로젝트이다. 초단위로 떨어지는 물감이 모래시계가 아닌 물감시계가 되어 할당량의 물감을 소진하고 그 소진된 물감이 판넬에 쌓이는 작업이다.

둘째, <Skin> 프로젝트이다. 생물인 사과에 핀을 구의 형태로 꽂아 부패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셋째, <전구> 프로젝트는 제 역할을 다하고 버려진 전구를 다시 수집해 빛을 투사하는 설치 작업이다.”

20.12.10 5시59분a.m.-20.12.13 12시41분p.m., 112.1x112.1cm, acrylic on panel, 2020(detail). [사진제공=갤러리도스]
20.12.10 5시59분a.m.-20.12.13 12시41분p.m., 112.1x112.1cm, acrylic on panel, 2020(detail). [사진제공=갤러리도스]

세 가지 작업 모두 특정한 행위가 반복된다. 손수정 작가는 “이는 반복적인 움직임이 무한한 시간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오히려 끝에 도달해가는 과정 속의 한정적인 시간임을 말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반복되기에 계속 주어질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에 제동을 건다. 즉, 일상이 일상이 아니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인지하지 못했지만 모든 인생은 제한된 끝을 향한 여정이라고 메멘토모리적 메시지를 선사하고자 한다. 동시대적 언어로 세 가지의 바니타스 형식을 제시하며 유한한 인생에 대한 고찰과 허락된 시간 속에서 유의미한 삶을 이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갤러리도스 김치현 큐레이터는 손수정 작가의 작업을 “특별한 사연이나 계산적으로 의도된 작위적인 비극으로 과장되지 않은 죽음의 과정을 예술가의 도구와 재료로 압축하여 보여준다. 특정한 사건에 대한 기억과 그 풍경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재현하는 방법이 아닌 특별하지 않은 사물이 지닌 물질적 특성을 빌어 모래시계의 원리처럼 단순하고 담담하게 구성했다.”고 소개한다.(“어느새 코앞에 다가서는 것”)

김 큐레이터는 “사람은 살면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긴 거리를 움직이고 수십에서 백단위의 무게로 존재했으며 그 무게를 무색케 할 만큼 방대한 지식을 품고 살아가지만 삶의 끝에 도래했을 때 지니게 되는 자신의 물질은 작은 항아리에 충분히 담길 만큼 가볍고 작은 가루일 뿐이다.”며 “작가는 흙에서 난 생명의 끝이 남기는 한 줌의 흔적뿐 아니라 아직 살아있는 자들이 기억으로 채워주는 빈자리도 바라본다. 대답해주지 않는 떠나간 존재를 향한 질문과 다짐은 합리적이지 않지만 그 비이성으로 인해 사람은 자신의 끝을 알고 있음에도 허무를 멀리하고 작은 도약일지라도 최선을 다해 힘을 쥐어짜낸다.”고 했다.

손수정 작가 개인전 'The Unrecognized' 포스터. [포스터 제공=갤러리도스]
손수정 작가 개인전 'The Unrecognized' 포스터. [포스터 제공=갤러리도스]

 

김 큐레이터는 “손수정은 시간과 죽음이 빚어내는 흔적과 부재를 보여주는 데에 드라마가 아닌 실험실 유리장 속의 샘플처럼 차갑고 딱딱하게 이야기한다.”며 “하지만 그 뉘앙스는 사건에 이입하지 않으려 하는 무감정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 차가움은 “자신의 의지와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꾸밈없는 반응이 포함하고 있는 막연한 두려움과 슬픔을 알고 있기에 한걸음 물러서서 사소한 부분조차 빠짐없이 다루기 위해 실험자에게 요구되는 차분함”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작가의 절제로 인해 관객은 격한 감정의 고동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에 대해 직관적으로 읽고 관람자의 시점과 거리를 잃지 않고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수정 작가의 개인전 ‘The Unrecognized' 관람에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자.  

 

■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손수정 ‘The Unrecognized'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1. 1. 27 (수) ~ 2021. 2. 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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