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음울 속에 몸을 숨기고 세상을 주시하며 또 다른 시간 준비
거대한 음울 속에 몸을 숨기고 세상을 주시하며 또 다른 시간 준비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0.12.27 0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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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도스 기획 김봉경 ‘홍곡’ 12월23일~29일 전시

갤러리 도스 기획 김봉경 ‘홍곡’이 12월 23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작가 김봉경의 전시 ‘홍곡’은 "큰 기러기와 고니'라는 뜻. 

홍곡(鴻鵠)2, 44x120cm, 비단에 채색, 2019. [사진제공=갤러리 도스]
홍곡(鴻鵠)2, 44x120cm, 비단에 채색, 2019. [사진제공=갤러리 도스]

"어느 누구나 자신의 삶이 특별한 가치가 있으며 어떤 대단한 일을 미래에 이룰 수 있으리라 희망찬 상상을 한번쯤 해본 적이 있을 터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며 한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좌절의 순간이 오거나 심지어 세상과 단절되는 고독한 시간이 인생에 들이닥칠 때가 있다. 이런 순간을 맞닥트릴 때 “나 자신”이라는 존재는 한순간 별 볼일 없이 비참해지고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만 같다. 하지만 자신을 위한 시간은 언젠가 다시 찾아올 것이란 생각에 '나 자신'은 거대한 음울 속에 몸을 숨기고 세상을 주시하며 또 다른 시간을 준비한다. '큰 기러기와 고니' 라는 뜻인 '홍곡(鴻鵠)'은 위와 같은 본인의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작가노트”)

첫눈(初雪), 26x50cm, 비단에 수묵채색, 2020.  [사진제공=갤러리도스]
첫눈(初雪), 26x50cm, 비단에 수묵채색, 2020. [사진제공=갤러리도스]

 

김봉경 작가는 이를 작업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 고전과 역사, 문헌 등을 통해 앞서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흔적 속에서 많은 모티브와 영감을 얻었다. 이로 인해 김봉경 작가의 우화(寓話)의 형식을 빌린 비유, 고전적인 형태의 도상이 작업 속에 드러나게 되었다.

동양회화의 영모화(翎毛畵)가 벽사(辟邪), 길상(吉祥)등의 목적으로 그린 것과는 달리 작가는 삶에서 느끼게 되는 비정함을 동물의 형태를 통해 드러내어 “나 자신”을 담은 애틋한 모습으로 담아보고자 했다.

존재, 57.5x26cm, 비단에채색, 2017.  [사진제공=갤러리 도스]
존재, 57.5x26cm, 비단에채색, 2017. [사진제공=갤러리 도스]

 이같은 도상을 회화의 양식을 통해 완성하기 위해서 작가는 보수적인 기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느꼈지만, 그리고자 하는 소재들의 특성상, 섬세한 표현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동양화 염료와 종이로는 작품을 제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작가는 비단 위에 그리는 견본채색의 양식을 선택하였다. 김봉경 작가는 “이전부터 명말청초(明末淸初)에 활약했던 화가들의 치밀한 묘사, 일본 근대의 화가들이 보여준 채색기법에 강한 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며 “이들이 보여준 기법의 장점들을 절충하여 나 나름의 화풍을 만드는 데 주력하였다.”고 말했다.

고래3, 137x96cm,  비단에 채색, 2019.  [사진제공=갤러리 도스]
고래3, 137x96cm, 비단에 채색, 2019. [사진제공=갤러리 도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김봉경 작가는 세상에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

“세상으로부터의 고립 속에서도 더 나은 내일을 꿈꾸던 사람들의 흔적은 이미 수많은 역사와 예술의 형태로 남아 오늘날을 사는 사람들에게 내일을 살아갈 이유를 알려준다. 사람은 세상에 휩쓸릴 때가 아니라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벗어나 고독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때야 자신의 위대함을 오롯이 드러낸다. 한 인간의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세계, 그것을 의연한 태도로 버티어 나가는 “나 자신”의 모습. 본인은 그런 삶의 태도를 일련의 작업을 통해 드러내보고 싶었다.”(“작가노트”)

갤러리 도스 김선재 씨는 “김봉경은 죽음의 고비를 겪으며 절망으로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와 그에 대한 열정을 작품으로 품어낸다. 옛 동양화의 전통적인 채색기법과 형식을 유지하되 내용은 현대인의 비극을 동물에 빗대어 상징하고 표현함으로써 불안한 내면세계와 현실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작가는 작업을 통해 삶과 죽음, 사랑과 절망이 공존하는 세계에 처한 인간의 고독한 운명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것에 중요한 의미를 둔다. 이질적인 대립 속에서도 상호작용을 하는 역설적인 상황은 김봉경 작품에서 드러나는 큰 특징이다.”고 말한다. (‘부조리의 초상’)

김봉경 '홍곡' 포스터. [포스터제공=갤러리 도스]
김봉경 '홍곡' 포스터. [포스터제공=갤러리 도스]

 

김선재 씨는 이어 “김봉경은 부조리한 현실을 살아가는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주관적인 해석을 통하여 동물을 표현한다. 작가 스스로를 작품에 투영하여 나아가야 할 삶의 의미를 전달하고자 우화의 현대적 변용을 꾀한다. 특히 작품을 관통하는 법고창신의 정신은 옛것을 취하되 새로운 조형성을 모색하며 그려내는 것이 현 시대를 나타내는 하나의 방법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거칠게 일렁이는 파도에도 불구하고 큰 고래가 보여주는 숭고한 유영처럼 작가는 묵묵히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다고 소개했다.

갤러리 도스 기획 김봉경 ‘홍곡’은 12월 23일부터 29일까지 전시한다.

■ 전 시 개요

-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김봉경 ‘홍곡'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0. 12. 23 (수) ~ 2020. 12. 29 (화)

-전시문의 : 전화 02-737-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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