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  oil on canvas,  72.7x 60.6 cm, 2021. [사진제공=갤러리도스]
Jane, oil on canvas, 72.7x 60.6 cm, 2021. [사진제공=갤러리도스]

 갤러리도스(서울 종로구 삼청로)는 기획전으로 황은실 작가의 개인전 'The First Touch'를 5월 19일부터 25일까지 개최한다.

작가는 여러 장의 사진 혹은 여러 개의 비디오로 담아질 수 없는 시각경험들은 어떻게 회화로 옮길 수 있는 것인지를 고민했다.

황은실 작가는 “호크니가 말한 바와 같이 사진은 그것이 놓치고 있는 약간의 차이 때문에 세계로부터 크게 빗나간다. 내가 사진을 바탕으로 회화적 공간을 만들어낼 때 관심 있는 것 역시 바로 사진의 그 ‘빗나가는 지점’이다. 사진은 공간이 아닌 그저 표면만을 바라보지만, ‘공간은 표면보다 훨씬 신비롭다.’”고 말한다.

Glimpse of the library,  oil on canvas, 130.3x 97.0 cm, 2020. [사진제공=갤러리도스]
Glimpse of the library, oil on canvas, 130.3x 97.0 cm, 2020. [사진제공=갤러리도스]

 작가가 이미지에 매료되는 순간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빛과 색이다. 빛은 그것이 아니었다면 드러나지 않았을 대상의 물성을 드러내며, 그로 인해 작가는 순간을 조금 더 촉각적으로 지각할 수 있다. 색은 지나간 순간을 기억하는 주된 인상으로 작용한다. 색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특정한 분위기를 만든다.

작가는 삶의 강렬한 순간, 일상의 아름다운 순간들을 스쳐 지나가는 인상을 만들어내는 속도감 있는 붓질들과 선명했다 사라지는 고정되지 않는 형태, 가볍고 사랑스러운 색채로 캔버스 위에 담는다.

갤러리도스 김치현 큐레이터는 황은실 작가의 작업을 이렇게 설명한다.

“버스 표면을 스치듯 얇고 빠른 속도의 붓질로 칠해진 형상에서 작가가 작품을 제작할 당시 취한 몸의 움직임과 속도감이 드러난다. 물결의 불규칙적이고 끊임없는 움직임과 약한 바람에도 나부끼는 인물의 머리카락, 유리진열장을 통해 새나오는 차가운 빛의 산란은 매순간 변화하는 사진 밖 세상의 특징을 보여준다. 붓털의 끝자락이 물감의 점성으로 인해 갈라진 자국은 정지된 화면에 동적인 힘을 부여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이 주저하지 않고 형상을 더듬도록 유도한다. 짧은 시간단위로 변화하는 형상을 담기 위한 신속한 묘사는 사물에 깃든 사연이나 온도를 재현하기보다 동시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과 닮아있다.”

 그렇다고 소셜 미디어의 이미지를 보듯 보고 넘기지 않도록 작가는 계산하였다.

“자신이 바라보는 대상이 지닌 시시각각 변화하는 특성을 담아내기 위해 캔버스를 향한 작가의 움직임은 신중하고 차분히 계산되어 있다. 플라스틱 버튼을 누르는 가벼운 손짓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중하고 인상 깊은 짧은 순간을 영원히 남길 수 있을 것이라는 최면을 건다. 지나간 시간과 기억에 남겨진 잔상에 대한 갈증은 매순간 과거가 되고 있는 별 볼일 없는 지금을 소중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황은실은 회화라는 느린 장르를 통해 역설적으로 동시대 사람들이 손끝으로 빠르게 넘겨버리는 수많은 일상 속 이미지들이 남긴 흔적을 비로소 천천히 감상하게 되는 휴식의 자리를 마련한다.”(김치현 큐레이터 ‘잔상을 보듬다’에서)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갤러리도스 기획 황은실 ‘The first touch’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1. 5. 19(수) ~ 2021. 5. 25(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