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천제단을 ‘신시’의 공간으로 스토리텔링한다면?
팔공산 천제단을 ‘신시’의 공간으로 스토리텔링한다면?
  • 박재연 기자
  • 77201785@daum.net
  • 승인 2020.07.26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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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학원·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 25일 국채보상운동기념관서 학술대회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과 대구국학원은 7월 25일 오후 '팔공산 천제문화의 흔적과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에서 제5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중악 팔공산 천제문화에서 길을 보다'를 개최했다. [사진=대구국학원 제공]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과 대구국학원은 7월 25일 오후 '팔공산 천제문화의 흔적과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에서 제5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중악 팔공산 천제문화에서 길을 보다'를 개최했다. [사진=대구국학원 제공]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과 대구국학원은 7월 25일 오후 '팔공산 천제문화의 흔적과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에서 제5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중악 팔공산 천제문화에서 길을 보다'를 개최했다.

이 학술대회에서 제1주제로 '팔공산 천제문화의 흔적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정인열 매일신문 논설위원은 “한국은 이미 『삼국사기』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신라 때부터 나라에서 산을 섬기는 전통을 갖췄다. 하지만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국가 차원에서 제의를 거행하는 경우는 멀어졌지만 민간 차원, 특히 마을 단위에서는 앞서 살핀 사례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남아 전하고 있는데, 산신제도 같은 맥락이다.”고 전제하고 “중악인 팔공산 경우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여러 마을에서 자기 마을을 지키는 동제의 일환으로 산신제를 올리고 있어 산신 신앙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신라 이래 조선조까지 국가 제의의 팔공산 신앙이 마을 제의로 축소, 전승되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논설위원은 <팔공산지역 조사보고서>를 인용하여 “팔공산의 기슭에 자리 잡은 마을 단위의 동제에서는 구체적인 양상은 다소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정월 대보름에 마을 뒷산 중턱에 자리 잡은 산신당에서 산신제를 올렸다. 조사대상 8개 마을 가운데 6개 마을에서 산신을 섬기는 제의를 산신제, 산신고사, 또는 당제의 이름으로 제사를 지냈는데 팔공산 주위 마을에서는 한결같이 산신을 동신으로 섬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한 정 논설위원은 “조선조 유교의 영향으로 비록 천제는 쇠퇴했지만 사실상 천제의 성격을 띤 마을제는 유교방식의 제의 형식을 갖추긴 했지만 우리 민족 고유의 하늘과 산과의 남다른 인연을 이어가며 전통을 이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조선에 이어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에도 미신으로 치부돼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여전히 마을제를 통한 천제의 명맥은 끊어지지 않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팔공산 천제와 천제 흔적으로 간직하면서도 시대 흐름에 따라 달라진 모습을 띤 여러 형태의 대구와 팔공산 주변 마을의 동제를 그냥 버려두기에는 아까운 자산이 아닐 수 없다. 하늘의 자손(天孫)으로서 하늘과 소통하려는 천제는 자연스럽다. 아울러 천제를 통한 국조(國祖)에 대한 추모, 자긍심까지 가질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며 “팔공산 천제는 주변 마을은 물론 대구 도심에까지 전승되는 동제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과 맥이 통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먼저 팔공산 주변 마을에 남아 전승하는 동제와 대구 도심에 명맥을 이어가는 동제에 대한 현황 파악과 조사부터 할 필요가 있다. 이들 동제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열 매일신문 논설위원이  '팔공산 천제문화의 흔적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국국학원 제공]
정인열 매일신문 논설위원이 '팔공산 천제문화의 흔적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국국학원 제공]

이어 이진동 문화콘텐츠연구소 나날 소장은 "일연의 『삼국유사』로 팔공산 천제문화를 스토리텔링하다"라는 제하의 주제 발표를 통해 “일연은 84세의 일생 중 49년은 대구(팔공산) 자락에서 지내셨다. 한마디로 팔공산은 일연 스님의 도량 터인 셈이다.”며 일연의 눈으로 본 팔공산 그리고 천제단, 『삼국유사』속 이야기를 엮어서 스토리텔링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고려 시대 일연 스님은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당시 공산면 비슬산에서 수십 년간 수행하였으며 군위군 인각사에서 열반에 들었다.

이 소장은 “팔공산 천제단의 스토리텔링은 팔공산만이 아니라 팔공산이 굽어보는 땅 대구까지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 대구와 팔공산의 관계는 불가분의 것이기 때문이다”며 “팔공산 천제단 또한 제사만 지내는 장소적 의미보다는 일연의 머릿속에 잠재했던 공간 즉 『삼국유사』 속 신시의 공간으로 스토리텔링하여, 콘텐츠를 더하다면, 하늘과 땅을 연결시켜주는 신성한 공간, 무한 상상의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이 소장은 군위군의 학술용역으로 한 ‘팔공산 하늘정원 확충사업 기본구상’을 소개하고 “팔공산 정상부를 신시로 상정하고 스토리텔링을 전개해 상상의 공간을 실현해 보고자 한 것이다”고 밝혔다.

이진동 문화콘텐츠연구소 나날 소장이 "일연의 『삼국유사』로 팔공산 천제문화를 스토리텔링하다"라는 제하의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구국학원 제공]
이진동 문화콘텐츠연구소 나날 소장이 "일연의 『삼국유사』로 팔공산 천제문화를 스토리텔링하다"라는 제하의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구국학원 제공]

‘하늘정원 기본구상’과 관련하여 그는 “하늘 정원에 위치한 전망대를 신시의 신성한 공간으로 상정하고 구름 위에 떠 있는 상태로 세상을 내려다보는 공간적 느낌을 주도록 설계하였다. 여기에 바람을 다스리는 풍백(風伯)을 상징화하기 위해 GRC로 제작한 바위 사이에서 바람이 나오기도 하고, 우사(雨師)를 상징화하기 위해 물을 뿌리는 장치를 하였다”라고 설명했다.

‘하늘정원 기본구상’에는 우물이 있는데 이름하여 ‘하늘 우물’ 天井이다.

이 소장은 “아래쪽 출발 선상에 잇는 이 우물은 디지털 우물이다. 『삼국유사』, 일연, 천제단, 팔공산의 전설들이 담겨 있는 이야기의 샘이다. 팔공산과 천제단을 찾는 관람객, 또는 등산객에게 쉽게 이해시키고,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로 활용하고자 구상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주제발표 후에는 박규홍 사단법인 대학정책연구소 이사장(전 경일대학교 교수), 박승희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가하여 토론을 했다.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과 대구국학원이  25일  '팔공산 천제문화의 흔적과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에서 개최한 제5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중악 팔공산 천제문화에서 길을 보다'를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대구국학원 제공]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과 대구국학원이 25일 '팔공산 천제문화의 흔적과 스토리텔링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에서 개최한 제5회 팔공산 천제단 복원 학술대회 '중악 팔공산 천제문화에서 길을 보다'를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대구국학원 제공]

박승희 교수는 토론에서 "신화적 공간 내지 상상 공간의 문화적 재현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그 중 하나는 물리적 증거와 그 증거의 문화적 상징화이다. 이는 천제단의 공간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의미를 재현하는 과정을 통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천제단과 천제에 대한 물리적 재현이 우선 필요하다."면서 " 천제의 의례와 복식 등 제의의 조건들이 복원되어야 하며, 제사장과 제의문화, 왕실문화와 화랑문화, 천제의 당대적 위상, 서민들의 참여 방식 등도 복원되어야 한다. 이를 통한 천제단에 대한 우리 시대의 존재성, 즉 신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즉 천제의 복원을 통해 천제단의 신성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과 공유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생활방역지침에 따라 참석자 모두 발열체크, 마스크착용 입장, 거리두기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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