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나만의 길을 만들어 나간다!”
“청년, 나만의 길을 만들어 나간다!”
  • 강나리 기자
  • heonjukk@naver.com
  • 승인 2020.02.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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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벤자민인성영재학교 3기 김민석 군

새하얀 도화지에 나만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청년 김민석(22) 군. 우리나라 최초의 완전 자유학년제 고교 과정을 마친 청년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국내 최초 자유학년제 고교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3기로 졸업 후 기자로 3년의 경력을 쌓은 김민석 군. [사진=김경아 기자]
국내 최초 자유학년제 고교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3기로 졸업 후 기자로 3년의 경력을 쌓은 김민석 군. [사진=김경아 기자]

민석 군은 7살 때부터 축구선수가 꿈이었다. 승부욕이 남달랐고 소질도 있었다. 그러나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슬개골 연골에 문제가 생겨 30분만 걸어도 통증을 느낄 정도였다.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온통 열정을 쏟았던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마침 이사를 하면서 용인으로 전학을 가게 되어 낯선 환경에서 새로 시작한다는 부담감까지 안고 혼란스러운 사춘기를 맞았다.

어머니는 지인의 소개를 받고 뇌교육을 권했다. “처음에는 명상하는 자세에서도 통증이 느껴지고, ‘내가 지능이 부족해서 보내는 건가?’ 하는 큰 오해를 했어요.(하하) 그런데 뇌교육을 하면서 제 자신의 감정과 현재 상태를 메타인지하는 힘이 커지고 무엇보다 거친 말을 하는 습관이 없어졌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고 약해보이지 않으려고 일상에서 욕을 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 습관을 고치기 쉽지 않았어요.” 민석 군은 수증기를 내뿜는 압력솥처럼 스트레스와 화로 가득했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었고 점차 의욕이 생겼다.

중학교 3학년말 민석 군에게는 방송국 프로듀서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제가 방송을 좋아한다는 단순한 이유였어요. 목표가 생기니까 의욕이 나서 난생처음 고등학교 1학년 때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1학기 말 시험성적이 나오니까 성적이 어느 정도 오르긴 했어도 뒤늦게 따라잡기에는 부족하더군요. 그 내신등급으로는 이대로 3년을 공부한다고 해도 갈 수 있는 대학과 취업이 한정되고, 현실적으로 프로듀서는 어렵겠다는 판단이 들더군요.”

민석 군은 2014년 설립된 자유학년제 대안학교인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를 가겠다고 결심했다. “1년 동안 제가 정말 프로듀서를 하고 싶은 건지, 그게 아니라면 뭘 하고 살고 싶은지 찾고 싶었어요. 막연한 꿈으로 진로를 선택하고 싶지 않았죠. 사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벤자민학교와 1기 선배들을 보게 되었을 때부터 부모님께 가고 싶다고 했지만 단칼에 거절하셨어요. 아버지는 적어도 고등학교 1년은 다녀보라고 하셨거든요. 하지만 고등학교 1년을 다녀 본 건 제게는 도움이 되었어요. 그래서 자유학년제 경험이 더욱 소중해졌죠.”

공교육 체제를 고집하는 부모님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불안해하지만 어머니는 승낙하셨는데 아버지가 어려웠죠. 그래서 아버지의 출근가방에 편지를 넣어서 제 간절한 마음을 전했어요. 내용은 ‘제가 하고 싶은 걸 찾는 게 급선무인 것 같다. 제가 꿈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추진력이 다른데 학교 안에서 찾기 어렵다.’였던 걸로 기억해요.”

(위) 2016년 5월 한국과 일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이 함께 한 한일 국토대장정. (아래) 2016년 10월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 부산에서 인천까지 1,360km 자전거 국토종주 모습. [사진=본인제공]
(위) 2016년 5월 한국과 일본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이 함께 한 한일 국토대장정. (아래) 2016년 10월 강원도 고성에서 부산, 부산에서 인천까지 1,360km 자전거 국토종주 모습. [사진=본인제공]

2016년 벤자민학교 3기로 입학한 민석 군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공동 프로젝트와 개인 벤자민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하면서 수많은 경험을 쌓았다.

“전국 17개 학습관 중 저희 경기남부학습관에 학생이 제일 많았고 활발했죠. 사회에서 수수방관하는 문제에 청소년이 참여하자는 ‘지구시민 프로젝트’로 인권, 자연환경, 경제 등 분야별 활동을 했죠. 저는 인권팀이었어요. 세월호 참사이후 미디어 등을 통해 왜곡된 진실을 확인하고, 피해가족들을 만나 공감하자는 취지였죠. 큰 영향력을 미치진 못했어도 그 문제에 참여한 건 의미가 있었어요.

5월에는 일본 벤자민학교 친구들과 함께 한국과 일본 국토종주를 하면서 우의를 다졌고, 미국 세도나에서 열린 지구시민캠프에도 참가했죠. 경제적 독립심을 길러주는 과정으로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했어요. 패스트푸드점, 마트, 음료전문점 등에서 일하면서 제게 필요한 경비를 스스로 벌어서 부모님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어요.”

민석 군이 자신의 꿈을 찾는데 전환점이 된 프로젝트는 그해 10월 자신이 기획해서 친구와 둘이 떠난 자전거 국토종주였다. “강원도 고성에서 동해안을 따라 부산까지, 다시 자전거 길을 따라 인천까지 1,360km를 종주했죠. 다른 친구들은 자전거길 630km 종주를 많이 선택했는데 저는 남달라 보이고 싶었어요.(하하)”

무릎과 엉덩이 통증이 심했지만 적응해가면서 그는 매일 SNS에 그날 일어난 일과 소감을 솔직하게 적어나갔다.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고 관심을 받으려고 시작했던 건데 하면서 점점 즐거워졌어요. 전에는 글쓰기 대회만 가면 엎드려 자고 관심도 없었는데 처음으로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았죠.”

벤자민학교 졸업 후 검정고시로 고교과정을 마친 민석 군은 인터넷신문사 코리안스피릿에 지원해 합격했다. 처음 인턴기자로 시작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분야의 글을 전문적으로 쓰겠다는 꿈을 품었다. “충분하고 흥미있는 정보와 분석으로 사람들이 월드컵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축구를 사랑하고 관심을 갖고 응원했으면 합니다. 꿈도 키우고요.”

사회 초년생이 매일 수원에서 강남으로 정시에 출근해서 자리를 지키고, 취재현장을 나가고 기사마감을 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초창기 선배 기자와 칼럼리스트들의 글을 계속 타이핑하면서 기사의 흐름을 잡아가는 법, 기사의 취지를 나타내는 법을 익히는데 도움을 받았죠. 감수를 받으면서 같은 표현을 반복하는 습관을 교정을 받았습니다. 첫 사회생활이다 보니 준비되지 않은 부분도 많아 적응하는 게 어려웠어요. 취재를 나가면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어린 나이라고 무시되는 것 같아 주눅도 들었죠.”

만 20살 김민석 군은 벌써 기자로서 사회경력 3년을 쌓고 벤자민 갭이어와 마스터힐러, 글로벌사이버대학 입학 등 자기계발을 자력으로 해냈다. [사진=김경아 기자]
만 20살 김민석 군은 벌써 기자로서 사회경력 3년을 쌓고 벤자민 갭이어와 마스터힐러, 글로벌사이버대학 입학 등 자기계발을 자력으로 해냈다. [사진=김경아 기자]

입사 첫해 그는 직장생활과 병행하여 청년들을 위한 벤자민갭이어 과정을 밟았다. 워크숍을 통해 자기계발의 의지를 다지고 청년들과 함께 교류하면서 여러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참가자 대다수가 저보다 인생선배들이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죠.”

그 다음해 직장생활에 적응을 해나가며 자신의 꿈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했다. “좀 더 나은 제가 되고 싶어서 뇌교육 전문과정인 마스터힐러 교육을 받았죠. 통찰력을 기르고 나 자신뿐 아니라 전체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그 과정에서 많이 느낀 건 이 세상을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그리고 주변에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살아야겠다는 겁니다. 제가 어른이 되는 과정이었죠. 그 과정이 제가 3년 간 기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지낼 수 있는 바탕이 되었어요. 아마 그렇지 못했다면 좌충우돌하면서 힘겨워하지 않았을까요?”

김민석 군은 만 3년간 인터넷신문사 코리안스피릿에서 기자 경력을 쌓았다. [사진=본인 제공]
김민석 군은 만 3년간 인터넷신문사 코리안스피릿에서 기자 경력을 쌓았다. [사진=본인 제공]

또 하나는 축구에 대한 열정이었다. 민석 군은 주말이면 아버지뻘 되는 분들과 조기축구를 했다. 그 열정을 담아 2018년 월드컵 축구경기 전 과정을 지켜보며 자신이 해보고 싶은 스포츠 기사와 칼럼에 관한 훈련을 시도했다.

“월드컵 초기에 우리 선수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이지 못하다가 독일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하면서 주목을 받았죠. 전 과정에 대해 유명기자들의 리뷰기사들을 찾아보고, 저 나름대로 분석을 하면서 써봤어요. 그 후에는 해외 축구경기들도 찾아보면서 조금씩 훈련을 했는데 글이 좀 미흡했어요. 회사일이 바빠 많이 하진 못했고, 요즘 다시 팀 전술을 분석하고 보안할 점을 분석하며 본격적인 훈련을 하고 있죠.”

민석 군은 지난해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스포츠건강학과에 입학을 했다. “제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에 보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 제대로 배울 필요가 있었어요. 스포츠 사회학으로 스포츠 산업과 경제, 마케팅, 교육 전반에 관해 제가 궁금했던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우니 성적도 잘 나왔죠.”

그는 입사 후 모든 자기계발 과정을 스스로 준비하고 자력으로 해냈다.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니까 절약하고 저축을 많이 할 수 있었죠. 제가 어렸을 때부터 경제관념이 조금 투철했어요. 중‧고등학교 때 진로상담을 하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서 먹고 살지 고민입니다’라고 하면 선생님들이 ‘뭘 벌써부터 그런 고민을 하냐?’고 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경제적 독립을 해서 안정된 생활을 준비하고 싶었어요.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으면 원하는 일을 하고 싶을 때 자유롭게 할 수 있죠. 부모님도 저를 믿어주시고요.”

지난해 12월 만 20살이 된 그는 기자로서 3년간의 경력을 쌓았고, 올해 군 입대 전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있다. “아버지께서 그 나이에 직장에서 3년의 경력을 쌓은 건 대단하고 큰 경험이라고 해주셨죠. 신문사에서 경험은 잊지 못할 겁니다. 국제국학기공대회 때는 1층부터 3층까지 하루 종일 뛰어다니며 무릎통증을 느끼기도 했고, 취재 일정이 겹쳐 힘들 때도 있었죠.

하지만 제게 처음으로 직접 기획할 기회가 주어져 뉴질랜드 명상여행을 취재했던 건 가장 보람있는 취재였어요. 4편의 취재 및 체험기사와 2편의 인터뷰 기사로 게재했는데 기사 마감할 때는 조금 압박감이 있었지만 오랜만에 대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3년 간 기자생활을 해보니 기자는 늘 공부하는 직업이더군요. 이따금 야근을 할 때 보면 늦은 시간에도 국장님이 책을 1~2시간 씩 읽으며 한층 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죠.”

김민석 군은
김민석 군은 "떠밀려 가는 사람은 끝까지 해내지 못하더군요. 목표가 뚜렷하고 의지가 간절하면 나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어요."라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김경아 기자]

일찍 시작한 사회생활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많은 청년이 사회에 진출하고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다고 해요. 제가 볼 때 무엇을 해도 힘든 순간은 반드시 옵니다. 의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벤자민학교 때도, 사회생활에서도 떠밀려 가는 사람은 끝까지 해내지 못하더군요. 얻고자 하는 게 명확하고 이 과정을 통해 변화하고 싶은 의지가 간절하면 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남들과 같은 길을 걷지 않더라도 괜찮습니다. 특별한 나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죠.”

그와 함께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자유학년제를 마친 친구들은 무엇을 할까? “벤자민학교 친구들과 요즘에도 자주 만납니다. 일식집에서 아르바이트 했던 친구는 일식과 양식조리사 과정을 마치고 쉐프의 길을 가고 있고, 드론조정사 자격을 갖추고 대학을 간 친구, 직업체험전문기관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죠. 제가 외동아들이고, 친가에서는 유일한 손자여서 항상 외로웠는데 제게는 이 친구들이 형제나 다름없습니다.”

외아들인 김민석 군에게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친구들은 형제와 다름없다. [사진=본인 제공]
외아들인 김민석 군에게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친구들은 형제와 다름없다. [사진=본인 제공]

그는 올해 4월 유럽축구를 보기 위한 여행을 준비 중이다.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에서 각각 축구경기를 직접 관람하려고 해요. 아마 프랑스에서는 일정 때문에 어렵지 않을까 하는데 제 눈으로 보면서 제 꿈을 키워야죠. 하반기 군대에 가서는 토익을 공부할 계획입니다. 사회에서 꼭 필요하더라고요. 그리고 앞으로 스포츠산업과 마케팅에 관한 공부도 열심히 할 예정이죠.”

만 20살 청년은 당차게 자신의 길을 개척하며, 사회경력을 쌓고 꿈을 이루기 위한 자기계발을 착실하게 하며 앞으로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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