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뇌는 순수하고 완전합니다. 인정과 칭찬을 기다리고 있죠. 반항과 방황을 하는 청소년의 뇌를 특별히 돕고 지원하여 꿈과 진로를 찾게 하는 것이 중요하죠.”

공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가진 본래의 밝고 활기찬 에너지와 꿈을 끌어내는 데 힘쓰고 있는 전북뇌교육협회 나대한(49) 사무처장의 말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교육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크고 높다. 행복한 미래를 스스로 설계할 힘을 키우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고, 고유한 창의성조차 발휘하지 못하는 교육현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뇌교육 분야에서 17년 간 활동한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나대한 처장을 만났다.

전북뇌교육협회 나대한 사무처장. 17년간 청소년 뇌교육 분야에서 활동한 그는 현재 공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가진 본래의 밝고 활기찬 에너지와 꿈을 끌어내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전북뇌교육협회 나대한 사무처장. 17년간 청소년 뇌교육 분야에서 활동한 그는 현재 공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이 가진 본래의 밝고 활기찬 에너지와 꿈을 끌어내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나 처장은 “지금은 아이들의 뇌를 계발하고 창의성과 꿈을 키워주는 일을 하지만, 제 젊은 시절은 정반대였다.”고 했다. 지방행정공무원으로 민원실에서 일하던 그는 정해진 일을 반복하는 게 적성에 맞았다고 했다. “새롭고 창의 적인 일이나 새로운 환경을 좋아하지 않고 안정적인 삶을 추구했어요.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제 적성이라고 믿었죠.”

그런 그가 몸이 좋지 않아 운동을 찾던 중 길에서 ‘몸과 마음이 좋아진다.’는 포스터를 보고 단학선원(현 단월드)의 문을 두드린 게 1998년이었다. 현재 뇌과학과 접목해 뇌교육 명상으로 발전한 한국식 명상을 처음 접하고 우리나라의 심신수련과 홍익철학, 인간완성의 철학에 반했다. “내가 알고  있고, 지금 생활하는 세상이 전부는 아니구나. 이루고 싶은 꿈이라는 것을 가져보지 않았는데 이래서는 안 되겠다.”라는 마음에 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 도전이 청소년 뇌교육 분야였다. 전문교육을 밟고 아동청소년 뇌교육 전문기관인 BR뇌교육에서 개인 또는 그룹수업을 했다. 그러다 2013년 뇌교육협회 강사로 공교육 현장에 뛰어들었다.

학교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초등학생들과 수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데 첫 수업은 어땠는지요?

- 20명이 넘는 아이들이 제각각 자기 이야기를 하고 수업을 따라하지 않고 무질서해서 처음에는 목이 아팠죠. 그러나 계속 수업을 진행하면서 경험이 쌓이니 아이들을 쉽게 집중시키게 되었어요. 아이들의 뇌를 이해하면 어렵지 않죠. 성장기의 아이는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고 인정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죠. 아이들이 몰입하며 함께 어울려 협동해서 뭔가를 이루어내는 성취감을 얻는 놀이를 연구하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수업을 마치고 활동지에 써낸 아이들의 긍정적인 표현들, 그리고 다른 반 수업을 위해 반을 옮기면 복도에 달려 나와 “선생님, 또 오세요. 다음에도 같이 해요.”라고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동력이 됩니다.

브레인올림피아드대회에 출전한 정읍북초등학교 학생들의 경기모습과 뇌교육 수업시간. [사진=전북뇌교육협회]
브레인올림피아드대회에 출전한 정읍북초등학교 학생들의 경기모습과 뇌교육 수업시간. [사진=전북뇌교육협회]

그동안 전북뇌교육협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한 교육사업은 무엇인지.

-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인성캠프와 뇌교육 수업을 중점적으로 했습니다. 2015년과 2018년에는 전북교육청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인성캠프, 인성영재캠프를 진행하기도 했죠. 2015년에는 한 중학교에서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힐링캠프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학교 측에서 벌칙으로는 소용이 없고 소통과 배려를 체험하게 해달라고 했죠.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편지쓰기 과정이 있었는데 효과가 좋았다고 평가되었습니다.

현재 전북뇌교육협회에서는 전문강사 10명이 뇌교육 수업을 진행합니다. 초등학교는 해피브레인, 파워브레인 수업을 위주로 하고 있고 중학교는 자유학기제 수업으로 세계시민교육을 나가고 최근에는 용안중학교에서 리틀브레인트레이너 수업을 했습니다. 진로캠프와 가족힐링캠프도 주력사업이죠.

협회에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 전북 정읍북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던 김호일 생님입니다. 정읍북초등학교는 2012년 뇌교육 수업을 도입해서 지금까지 창의체험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매년 11월에는 교내 브레인올림피아드를 개최합니다.

도입당시 김호일 교장선생님은 직접 뇌교육을 체험하고 나서 학교 교사들에게 뇌교육 연수를 권하고 한분씩 설득하셨어요. 뇌교육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이 확실히 인성이 좋다고 다른 외부강사들도 칭찬을 많이 했죠. 2015년에 퇴임할 때 후임 교장선생님께 반드시 뇌교육은 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퇴임식 때 김호일 선생님은 30년 교직생활을 전하며 “마지막에 뇌교육을 도입한 것이 가장 잘 한 일”이라고 하셨어요. 그분은 “모든 아이들은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뇌를 훈련하는 것이 다른 수업보다 중요하다. 이게 기본수업이다. 뇌를 잘 활용하고 자기 뇌를 믿게 되면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라고 하셨죠. 저도 그 말에 100% 공감합니다. 그 후 2017년에 창의체험 시간에 뇌교육 대신 다른 수업을 도입할지 심사를 하게 되었고, 학생들 설문과 자체 평가를 했습니다. 뇌교육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최종 뇌교육 수업이 선택되었죠.

나대한 처장은
나대한 처장은 "아이들에게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한 것을 책임지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사진=김경아 기자]

그동안 청소년 뇌교육 수업이나 캠프를 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지.

- 아이들은 항상 인정과 칭찬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그걸 받지 못해서 외로워하고 딴 짓을 하거나 우는 소리를 하며 집중을 못하죠. 수업을 해보면 한 반에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가 1~2명 씩 꼭 있는데 수업을 하는 동안 그 상황 속에서 아이에게 집중하고 아주 사소한 것이어도 칭찬할 것을 찾습니다. 아이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넌 글씨를 잘 쓰네.” “미소가 참 예쁘구나.” “핵심을 잘 찾는구나.”라고 찾아내서 칭찬하면 금새 달라집니다. 아이들은 건성으로 하는 칭찬을 너무나 잘 알아차리죠.

청소년 문제를 어떻게 보고, 뇌교육을 통해 어떻게 접근하는지요?

- 부모님들이 바쁘다보니 가정에서 배워야 할 것을 놓치는 일이 많습니다. 스스로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는 교육이 필요한데, 부모가 다 해주고 스스로 해결할 힘을 기를 기회가 없죠. 예절과 예의, 배려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경우도 많이 봅니다. 또 아이들이 몸을 움직이길 싫어하는데 부모님과 몸으로 부대끼며 놀아본 경험이 적은 거죠. 그리고 가정에서 형제끼리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도 많지 않습니다.

뇌교육에서는 문제가 있으면 그 원인을 자신 안에서 찾으라고 합니다. 외부에서 원인을 찾으면 상대방이나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죠. 그래서 “네 뇌에게 물어봐”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원인을 찾고 아이들에게 스스로 선택하고, 선택한 것을 책임지게 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나대한 처장님은 앞으로 어떤 꿈을 가지고 계신지.

- 앞으로 5년 간은 청소년 교육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고요. 55세 이후에는 노년의 뇌를 관리하는 브레인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은 젊은 선생님과 조금 더 쉽게 라포 형성이 잘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관리하면서 정서가 비슷한 연령대인 노년코칭과 부모코칭, 직장인 코칭 등으로 활동영역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그를 위해서 내년에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 진학해서 새로운 준비를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