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은 고대 실크로드 동‧서 교역로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으며, 사카인‧오손인‧강거인 등 여러 유목 민족이 세운 고대 국가가 존재하였다. 사카(Saka)는 중앙아시아 초원인 스키타이 동쪽 지대의 유목민이다. 오손(烏孫)은 서기 전 2세기부터 서기 후 5세기 중반 톈산산맥 북방 초원지대에 살았던 유목민이다. 강거(康居)는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터키계 유목민이다.

카자흐스탄은 유목문화와 도시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실크로드의 중요 교통로이기도 하다. 이러한 카자흐스탄의 유적들은 가치를 인정받아 ‘실크로드: 창안-텐산 회랑 도로망’이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기도 하였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한국 고대 문화의 원류를 복원하고, 실크로드 선상에서 중앙아시아, 몽골 등 여러 국가와의 교류 상을 밝히기 위해 2015년부터 ‘한민족 고대문화 네트워크 복원’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사업의 하나로 신라 황금유물과 특징이 유사한 ‘카자흐스탄의 황금 문화’에 대한 공동연구도 진행 중이다.

베렐 고분군 출토 장례용 말 머리에 부착된 금박 뿔장식.베렐 고분군은 카자흐스탄 동부 알타이 산맥 근처에 위치하며, 1997~1999년 카자흐스탄 프랑스의 공동조사단이 발굴 조사하였다.  뿔장식은 당시 초원지역의 의례 양상을 보여준다. [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베렐 고분군 출토 장례용 말 머리에 부착된 금박 뿔장식.베렐 고분군은 카자흐스탄 동부 알타이 산맥 근처에 위치하며, 1997~1999년 카자흐스탄 프랑스의 공동조사단이 발굴 조사하였다. 뿔장식은 당시 초원지역의 의례 양상을 보여준다. [사진=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년간 카자흐스탄과의 공동조사를 통하여, 중앙아시아 초원의 스키타이 문화와 동서 간 교류의 중심지에 있는 카자흐스탄 적석계(積石系) 고분의 규모와 성격을 밝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교류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석계(積石系) 무덤은 몽골 알타이 파지릭, 러시아 남부시베리아 쿠르간, 카자흐스탄 쿠르간 등 봉분을 만들기 위해 돌을 사용한 무덤이다.

아울러 드론측량과 물리탐사 등 우리의 첨단 고고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이 지역의 새로운 고분과 토성을 확인하는 등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 이바지하는 뜻깊은 성과를 거두었다.

카타르토베 고분군은 알타이 산맥과 천산산맥 사이에 있으며, ‘초원의 스키타이’라고 하는 ‘사카문화’의 전성기(기원전 5~3세기)에 조성된 고분군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년간 이 고분군에 고고 물리탐사와 드론 측량을 시행해 카타르토베 고분군의 전체 지형도를 작성하고, 대형고분 30기에 대한 물리탐사를 완료하였다. 이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고분 10여 기가 새롭게 발견되었고, 개별 고분의 형태와 규모, 호석(護石), 주구(周溝) 등의 유무를 확인하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첫 성과물로 2017년 카자흐스탄의 실크로드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한국어 번역서 『카자흐스탄의 실크로드』를 펴낸 바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8월 27일 『카자흐스탄 초원의 황금문화』를 발간했다. 2016년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이 체결한 ‘한‧카 미술문화유산에 대한 공동연구’ 협약에 따라 추진한 ‘카자흐스탄 적석계 무덤 출토 금속공예품의 조사연구’에 대한 최종 결과물이다.

황금장식을 두른 여사제가 묻힌 탁사이-1 고분군, 카자흐스탄 서부, 서기전 6~5세기.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황금장식을 두른 여사제가 묻힌 탁사이-1 고분군, 카자흐스탄 서부, 서기전 6~5세기.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최종덕)는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공동으로 참여한 조사연구보고서『카자흐스탄 초원의 황금문화』를 발간한 기념으로 8월 31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학술강연회를 개최한다.

이번 강연회는 『카자흐스탄 초원의 황금문화』보고서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카자흐스탄 초원의 황금문화와 우리나라 고대 국가와의 교류상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자리이다.

탁사이-1 고분군 출토 금제 드리개, 서기전 6~5세기. 카자흐스탄 서부에 있는 탁사이-1 고분군은 6기의 쿠르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덤에는 사제로 추정되는 여성이 묻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3호 무덤에서는 사람 뼈와 함께 금제 목걸이, 관자놀이(관모) 장식, 의복 장식, 팔찌 등 다양한 장식과 청동 거울, 유리잔 등이 발견되었다.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특히, 원추형의 관모로 추정되는 모자에 장식했던 금제 드리개는 고대 신라 금관의 드리개와의유사성을 짐작할 수 있다.
탁사이-1 고분군 출토 금제 드리개, 서기전 6~5세기. 카자흐스탄 서부에 있는 탁사이-1 고분군은 6기의 쿠르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덤에는 사제로 추정되는 여성이 묻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3호 무덤에서는 사람 뼈와 함께 금제 목걸이, 관자놀이(관모) 장식, 의복 장식, 팔찌 등 다양한 장식과 청동 거울, 유리잔 등이 발견되었다.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특히, 원추형의 관모로 추정되는 모자에 장식했던 금제 드리개는 고대 신라 금관의 드리개와의유사성을 짐작할 수 있다.

 

총 4개의 주제로 진행되는데, 두 나라의 공동조사 연구 추진 과정과 책자를 소개하는 ▲ ‘공동연구 추진 경위 등 책자 소개’(이명옥, 국립문화재연구소)를 시작으로, 기원전 사카인들의 황금문화가 실크로드 상에서 고대 삼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전역으로의 확산 과정을 알려주는 ▲ ‘사카 황금문화의 확산과 고대 실크로드의 형성’(강인욱, 경희대학교) 강연이 펼쳐진다.

휴식 후에는 실크로드 상에서 보석이 장식된 금제품의 지역 간 선호와 유통을 엿볼 수 있는 ▲ ‘황금과 보석–고대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보석장식 공예품’(신숙,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카자흐스탄의 동물양식 금속공예품이 장식된 사카의 관모 문화가 신라에 영향을 주었음을 알아보는 ▲ ‘동서교섭의 관점에서 본 카자흐스탄 금공품(金工品)의 특징과 성격 - 사카 금공품을 중심으로’(이송란, 덕성여자대학교)등의 강연이 진행된다.

이번 강연은 카자흐스탄 황금문화의 실체를 이해하고 이러한 황금문화가 실크로드를 따라 동쪽으로 확산되면서 여러 나라와 고대 신라 황금문화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참석자를 대상으로 보고서 100부도 선착순으로 무료로 배포한다. 관심 있는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42-860-9194)로 문의하면 된다.

『카자흐스탄 초원의 황금문화』보고서 표지.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카자흐스탄 초원의 황금문화』보고서 표지. [사진=국립문화재연구소]

 

◇『카자흐스탄 초원의 황금문화』 보고서

- 2016년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이 체결한 ‘한‧카 미술문화유산에 대한 공동연구’ 협약에 따라 추진한 ‘카자흐스탄 적석계 무덤 출토 금속공예품의 조사연구’에 대한 최종 결과물(2018년 8월 27일 발간)

① 개관 - 카자흐스탄에서 발굴된 다양한 금제품을 소장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의 현황, 박물관 소장 금제품의 공동연구 추진 경위 소개

② 카자흐스탄 주요 고분 현황- 카자흐스탄 현지의 유적 발굴 담당자들이 작성한 주요 고분의 발굴조사 성과

③ 출토 유물 도판‧해설- 국내의 관계 분야 전문가들이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 소장 금속공예품을 조사한 내용, 전문 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 수록

④ 논고- 한국과 카자흐스탄 집필자들이 카자흐스탄 대초원에서 발달한 사카와 사르마트 황금문화의 특징, 한국의 고대문화에 미친 영향

⑤ 부록- 참고문헌과 유물목록

* 9월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http://www.nrich.or.kr)에 게재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