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회장 황길수)는 상해의거 86주년을 맞아 29일 오전 11시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 3층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국가보훈처 오진영 서울보훈청장과 광복회 김구환 사무총장, 김형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장, 윤 의사의 며느리 김옥남 여사와 윤주웅 장손자를 비롯한 유족과 선열단체 회원, 그리고 표창원 국회의원 등 사회각계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29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윤봉길 의사 상해의거 86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서 '윤봉길 의사의 노래'를 부르는 참석자들. [사진= 김경아 기자]
29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윤봉길 의사 상해의거 86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에서 '윤봉길 의사의 노래'를 부르는 참석자들. [사진= 김경아 기자]

한편, 하루 전인 2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윤 의사의 의거 현장인 상해 루쉰(홍커우)공원 매헌기념관 광장에서 한중 공동으로 기념식을 개최해 교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윤 의사의 고향인 충남 예산 충의사에서는 29일 오전 10시 각계인사와 유적, 시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다례를 열었다.

매헌기념관에서 열린 기념식은 이정수 기념사업회 부회장의 약전(간략하게 쓴 전기)봉독, 황길수 기념사업회장의 기념식사, 국가보훈처와 광복회의 기념사, 유시(강보에 싸인 두 장정에게) 봉독, 매헌 윤봉길의사 노래 공연, 어린이 합창과 태극기 공연,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되었다.

기념사를 하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황길수 회장. [사진=김경아 기자]
기념사를 하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황길수 회장. [사진=김경아 기자]

황길수 회장은 기념식사에서 “올해는 매헌 윤봉길의사의 장렬한 상해의거 86주년이며, 탄신 110주년”이라 명시하고 “상해 의거는 대한겨레의 꺼져가던 민족정신과 독립의지를 일깨웠을 뿐 아니라 제국주의 침략에 신음하던 세계의 많은 피지배 약소국을 고무시킨 세계사적 사건으로서, 정의·자유·평화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를 세계만방에 떨쳤다.”고 윤 의사 의거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일깨웠다. 또한 황 회장은 “상해 의거로 고무된 중국이 당시 고립무원으로 폐쇄 위기에 있었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돕는 계기가 되었고, 1943년 카이로 회담 때 한국의 독립 조항이 특별히 명시되었다.”며 “조국광복은 물론 인류의 정의와 자유, 평화를 위해 살신성인한 윤 의사의 정신은 천추만대에 걸쳐 우리 겨레의 가슴 속에 살아 이어져 갈 것이다. 윤 의사의 숭고한 정신을 받들고 배움으로써 우리 국민은 어떤 시련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봉길 의사 상해 의거 86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는 국가보훈처 오진영 서울보훈청장.[사진=김경아 기자]
윤봉길 의사 상해 의거 86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는 국가보훈처 오진영 서울보훈청장.[사진=김경아 기자]

국가보훈처 오진영 서울지방보훈청장은 기념사에서 “윤 의사는 반만년 만에 국권상실이라는 치욕과 우리 민족에 드리운 거대한 암운을 거두고자 순국의 길을 걸었다. 조국광복을 위해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며 “우리는 상해 의거 13년 만에 국권을 회복했고,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었다. 이 역사의 중심에 암울한 시대의 흐름에 목숨으로 응한 숭고한 희생이 자리하고 있다. 시련을 극복한 고귀한 정신이자 시대를 초월한 교훈이자 민족정기로, 우리가 이뤄나갈 장엄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영원히 전해질 것”이라 전했다.

윤봉길 의사 의거 86주년 기념식에서 박유철 광복회장을 대독해 기념사를 전하는 광복회 김구환 사무총장. [사진=김경아 기자]
윤봉길 의사 의거 86주년 기념식에서 박유철 광복회장을 대독해 기념사를 전하는 광복회 김구환 사무총장. [사진=김경아 기자]

광복회 박유철 회장은 김구환 사무총장 통해 전한 기념사에서 “이제 ‘평화, 새로운 시작’을 모토로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및 새로운 남북관계를 수립하는 의미 깊은 첫발을 내딛었다. 대다수 우리 겨레의 염원과 살아서도 죽어서도 자주독립과 민족통일을 염원하던 독립운동 선열 덕분”이라고 했다. 또한 “주변국가인 중국과 일본, 러시아와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의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86년 전 윤봉길 의사께서 전 세계 인류에게 보내 준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하루빨리 민족 동질감을 회복하고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정성을 다 모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시계방향으로) 소프라노 윤상경 교수와 테너 김현욱 교수의 '윤봉길 의사의 노래' 공연, 매헌초등학교 학생들의 윤 의사 유시 낭독, 합창 공연, 만세삼창을 하는 참석자들. [사진=김경아 기자]
(시계방향으로) 소프라노 윤상경 교수와 테너 김현욱 교수의 '윤봉길 의사의 노래' 공연, 매헌초등학교 학생들의 윤 의사 유시 낭독, 합창 공연, 만세삼창을 하는 참석자들. [사진=김경아 기자]

이어 상해의거 이틀 전 윤 의사가 6살, 3살 두 아들에게 남긴 유시 ‘강보에 싸인 두 장정에게’를 서울 매헌초등학교 학생회장 서우진, 김세화 학생이 낭독했다. 또한 테너 김현욱 교수(가온종합예술학교)와 소프라노 윤상경 교수(숭실대)가 무대에서 ‘상록수’ ‘향수’ ‘윤봉길의사 노래’를 불렀다. 또한 태극기를 든 학생들의 합창과 참석자들의 만세삼창으로 행사는 마무리 되었다.

이날 무대에 선 김현웅 교수는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를 닮은 윤 의사의 뜻이 꺾이지 않았던 것처럼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상록수’를 선택했다. 오늘은 윤 의사의 뜻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귀한 자리였다.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전하겠다. 마침 피아노 반주자도 윤 의사의 순국 당시와 같은 25살이다 보니 ‘이 나이 때 이런 일을 할 수 있었구나.’라는 큰 감동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봉길 의사 상해 의거 86주년 기념식에서 공연한 테너 김현욱 교수와 유시를 낭독한 매헌초등학교 김세아 학생이 소감을 밝혔다. [사진=강나리 기자]
윤봉길 의사 상해 의거 86주년 기념식에서 공연한 테너 김현욱 교수와 유시를 낭독한 매헌초등학교 김세아 학생이 소감을 밝혔다. [사진=강나리 기자]

또한, 유시를 낭독한 매헌초등학교 6학년 김세아 학생은 “학교에서 아주 자세하진 않아도 의거에 대해 배웠다. 유시를 준비하면서 우리나라가 독립되는 데는 윤봉길 의사 같은 분의 희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독립을 소중히 생각해야겠다.”고 했다.

20년 넘게 고등학교에서 도서관 사서로 근무했다는 최옥근(66) 씨는 “그동안 독립정신이 많이 퇴색되었다. 우리가 오랫동안 역사교육을 하면서도 역사의식을 고취하지 못하는지 안타깝다. 7~8년 전부터 학교에서 역사교과서를 자신 있게 선택하지 못한다. 교과서마다 흠집이 많아서 의견 차가 있다 보니 역사 선생님이 고르지 못하고 나에게 고르라고 할 정도였다.”고 지적하고 “학생들에게 역사의식이 있다면 미래에 대한 안목이 생길 텐데 지금 교육이 너무 근시안적이다. 학생들이 이런 곳에 와서 보고 듣고 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 마련된 매헌 윤봉길 의사의 묘에 참배하는 참석자들. [사진= 강나리 기자]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 마련된 매헌 윤봉길 의사의 묘에 참배하는 참석자들. [사진= 강나리 기자]

한편, 기념식을 마친 기념사업회 황길수 회장을 비롯해 참석자 일부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 마련된 윤봉길 의사 묘를 찾아 참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