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고령화시대에 접어들었다. 2030년에 세계 최초로 평균수명 90세를 깰 주인공들은 바로 우리나라 여성이라고 전망한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평균수명이 2016년 기준으로 82.36세, 그러나 건강 수명은 64.9세에 불과하다. 무려 17년을 넘게 질병이나 부상으로 활동하지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건강문화이다. 스스로 건강을 자급자족하며 건강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방방곡곡에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강사들이 있다. 코리안스피릿은 120세 국민건강 프로젝트로, 곳곳에서 활동하는 건강강사들이 활약하는 현장을 찾았다. 2018년 첫 방문지는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있는 구립신내노인종합복지관이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위치한 구립신내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열리는 단전호흡관 어르신들이 정인숙 국학기공강사와 함께 수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위치한 구립신내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열리는 단전호흡관 어르신들이 정인숙 국학기공강사와 함께 수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오전 10시, 신내노인종합복지관 3층 단전호흡반 수업에는 70여 명 어르신들이 빼곡하게 수련장을 메웠다. 종종 만석이어서 참여하지 못하고 아쉽게 돌아서는 어르신들도 있단다.

신바람 나는 음악에 맞춰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하면서 배꼽을 두드리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흥겹다. 수련지도를 하는 이는 정인숙(61) 국학기공 강사이다. 생활한복을 입은 정 강사는 힘찬 목소리로 “어깨도 으쓱으쓱, 무릎도 반동을 주세요. 힘차게 두드려 주세요. 배꼽주변에 행복호르몬이 나옵니다.”라며 어르신들을 북돋우었다.

정 강사는 왼손, 오른손, 왼발, 오른발을 골고루 사용해 좌뇌와 우뇌의 균형을 맞춰주는 다양한 뇌 체조를 선보였다. “이걸 하면 어디가 좋아질까요?”라는 강사의 질문에 어르신들은 “뇌가 좋아지죠. 장이 튼튼해져요”라고 답하며 척척 호흡이 잘 맞았다.

 

정인숙 국학기공 강사의 구령에 맞춰 흥겹게 또는 진지한 모습으로 뇌체조와 국학기공을 하는 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정인숙 국학기공 강사의 구령에 맞춰 흥겹게 또는 진지한 모습으로 뇌체조와 국학기공을 하는 모습. [사진=김경아 기자]

다리를 쭉 펴고 허리를 숙이는 어려운 동작에도 어르신들은 유연하게 잘 따라했다. 손과 발을 마주치는 재미있는 동작에서는 서로 서툰 몸짓을 보며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국학기공 단공형 수련을 할 때는 호흡을 가다듬고 진지한 표정으로 하나하나 따라했다.

어느새 50분이 훌쩍 지나고 어르신들은 손을 비벼 온몸을 쓸어주며 “아~ 좋다! 아~ 행복하다!”고 했다. 시작할 때보다 더욱 힘찬 목소리로 “몸 튼튼! 마음 튼튼! 뇌 튼튼!” 구호를 외치고 수련을 마쳤다.

어르신들이 좌뇌와 우뇌의 균형을 맞춰주는 뇌체조를 하면서 웃음꽃이 피었다. [사진=김경아 기자]
어르신들이 좌뇌와 우뇌의 균형을 맞춰주는 뇌체조를 하면서 웃음꽃이 피었다. [사진=김경아 기자]

이날 참석한 정계순 회원은 “나이는 안 가르쳐준다.(웃음) 단전호흡을 한지 9년이 되었다. 나이가 있다 보니 불편한 데가 많았는데 몸도 가벼워지고 소화도 잘된다. 강사님 덕분에 활기차게 산다.”고 자랑했다.

단전호흡을 하기 1년 전 뇌경색을 앓았다는 김명숙(81) 회원은 “여기서 고개를 도리도리 하며 배꼽을 두드리는 뇌파진동 수련을 많이 하면서 아주 좋아졌다. 작년에는 국학기공 서울대회에도 나갔다. 이 나이에 무대에 올라 시범을 보이다니, 정말 즐겁게 산다.”고 했다. 그는 봉사활동으로 복지관 식당에서 배식을 돕는다. 김 회원은 “다른 사람들이 ‘봉사를 받아야 할 나이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한다’고 놀린다. 여기 70대 회원들이 ‘형님이 모델이야. 나도 그 나이에 형님같이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데’라며 부러워한다.”고 했다.

신내노인종합복지관에서 수련하는 김명숙 회원(위)과 박현자 반장(아래 왼쪽), 이경화 회원. [사진=김경아 기자]
신내노인종합복지관에서 수련하는 김명숙 회원(위)과 박현자 반장(아래 왼쪽), 이경화 회원. [사진=김경아 기자]

단전호흡반 회원반장을 맡는 박현자(64) 회원은 “건강해지니 가족과 여행도 다닐 만큼 좋아졌다. 강사님이 새로운 건강법을 배워서 바로바로 알려주시고 몸에 좋은 것은 아낌없이 알려준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경화(80) 회원도 “강사님과 정이 많이 들었다. 자기 부모처럼 대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복지관 김종범 관장은 “복지관이 올해 10년이 되었는데 단전호흡반 정인숙 강사가 개관 무렵부터 계속 활동해 왔다. 어르신들의 경우 아주 격렬하지 않지만 충분히 몸을 쓰고 단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편인데 단전호흡반이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또 김현숙 과장은 “복지관에 건강, 취미, 동아리까지 78개 프로그램이 있는데, 단전호흡반이 건강에 좋다고 한번 참여한 분들은 꾸준히 다닌다. 어르신들이 아침에 충분히 몸을 풀고 몸의 균형을 맞춰주고 나면 오후에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활동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만족해한다.”고 했다.

신내노인종합복지관 김종범 관장(오른쪽)과 김현숙 과장(왼쪽)은
신내노인종합복지관 김종범 관장(오른쪽)과 김현숙 과장(왼쪽)은 "정인숙 국학기공 강사의 단전호흡반이 어르신들에게 활력을 주는 동력이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김경아 기자]

정인숙 국학기공 강사는 건강법 지도를 한지 올해로 20여 년이 지났다. 그는 “40대 초반에 강사를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너무 떨려서 한 동작을 지도하고 나면 다음 동작이 금방 떠오르지 않아 땀을 무진장 흘렸다.”며 “신내노인종합복지관에 처음 왔을 때도 어르신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곧 폐강된다고 들었다. 그래서 많이 긴장했는데 어르신들과 즐겁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환갑이 되었다.”고 했다.

올해로 국학기공 강사 20여 년을 활동한 정인숙 강사는 신내노인종합복지관 외에도 7군데 강의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올해로 국학기공 강사 20여 년을 활동한 정인숙 강사는 신내노인종합복지관 외에도 7군데 강의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진=김경아 기자]

정 강사는 이곳 외에도 원광 장애인복지관과 용마 복지관, 노원구 하계2동 주민자치센터, 상계10동 주민자치센터, 비석골 새벽공원, 강북구 구세군 복지관, 미성 경로당 등 8곳에서 강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건강법을 어르신에 맞게 전달하려면 강사는 만능이 되어야 한다. 웃음치료지도자,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도 갖추어서 수련지도 할 때 활용한다. 올해는 국학기공 심판과정도 밟을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