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계룡아파트 경로당. 오전 10시가 되자 문 안에서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경로당으로 들어가니 어르신들이 즐겁게 국학기공 수련을 하고 있다. 보통 경로당은 건물이 따로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곳은 아파트 1층의 주거공간을 경로당으로 개조하였다. 2016년 9월부터 이곳에서 수련지도를 하는 김문자(76) 국학기공 강사는 매주 수요일 이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긴다.

조금 비좁아 보이는 거실에 8명의 어르신들이 모여 국학기공 수련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이 공간이 조금 더 넓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더 여유롭게 몸을 늘리며 체조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어르신들은 신경 쓰지 않고 김 강사의 지도 아래 몸을 늘리고 풀어주었다.
 

김문자 강사의 지도 아래 어르신들이 체조를 하면서 몸을 깨우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
김문자 강사의 지도 아래 어르신들이 체조를 하면서 몸을 깨우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

김 강사는 어르신들에게 짝을 지어 서로의 몸을 두들겨 주며 몸의 감각을 깨워갔다. 계속해서 두드려 갈 때마다 절로 ‘아이 시원하다~’라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매주 김 강사가 오는 이 시간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바깥 활동이 많이 줄어든 어르신들을 위해 김 강사는 다리 근육을 풀어주는 데에 집중했다. 점점 근육이 풀려가자 신음소리를 내는 어르신도 기분이 좋아진 어르신도 있었다. 김 강사는 어르신들에게 수시로 ‘아이 시원하다~’, ‘아이 예쁘다~’ 등 긍정적인 말을 통해 기분 전환을 하며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게끔 한다.

이곳 경로당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홍성애(72) 씨는 “수련을 하고 나면 몸이 개운하고 굳어있던 근육들이 풀리는 것 같아서 좋다. 강사님이 나이가 비슷하니까 편안하고 재밌게 운동할 수 있어서 좋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울 금천구 계룡아파트 경로당에서 국학기공 수련을 하고 있는 홍성애 회장(왼쪽), 박병내 회원. [사진=김민석 기자]
서울 금천구 계룡아파트 경로당에서 국학기공 수련을 하고 있는 홍성애 회장(왼쪽), 박병내 회원. [사진=김민석 기자]

이날 참가한 어르신 중 최고령 회원인 박병내(80) 씨는 “겨울동안 다리가 완전히 펴지지 않고 많이 뻐근했는데 수련을 하고 나니까 근육이 많이 풀렸다. 평소에 혼자하기에는 버거워 매주 수요일 강사님이 오시는 날만 기다린다.”고 말했다.

김문자 강사는 국학기공 수련지도를 시작한 지 13년째로 베테랑 강사이다. 현재는 총 6곳에서 수련지도를 한다. 국립건강보험공단, 복지관, 노인대학 등 많은 곳에서 지도를 한 경험이 있다. 계룡아파트 경로당은 국립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소개를 받아 오게 되었다. “수련지도를 시작하면서 점점 젊어지는 것 같다. 집에 가만히 있다 보면 몸이 뻐근하고 아프기도 한데 어르신들과 수련하다보면 아프지 않다.”고 했다.
 

김문자 강사는 국학기공 강사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었고 인생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김문자 강사는 국학기공 강사를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었고 인생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젊은 시절 교사를 꿈꿔왔지만 키가 작은 탓에 사범학교에 가지 못한 김 강사는 이젠 그 꿈을 이루었다고 말한다. “수련지도를 시작하면서 ‘선생님’, ‘강사님’이라고 부르니까 정말 좋다. 몸도 수련을 하면서 더 많이 좋아졌다. 꿈도 이루어졌고, 삶의 보람도 느끼고 있다.” 며 뿌듯해 했다.
 

계룡아파트 경로당 회원들이 수련을 마치고 환한 미소로 하트 포즈를 취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
계룡아파트 경로당 회원들이 수련을 마치고 환한 미소로 하트 포즈를 취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