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있는 일자산.  서울 도심 속에서 이렇게 고요한 곳을 찾기는 힘들 것 같다. 일자산 정상에 가까워지니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무료 국학기공 체조교실이 열린다. 지난 2007년부터 11년 째 이곳에서 국학기공 체조를 지도하는 이석규(77) 국학기공 강사는 날씨가 좋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면 매일 일자산을 올라 체조를 지도한다.

산 정상에 다다르자 오랜만에 마시는 맑은 공기가 어서 오라며 반겨준다. 20명 정도 되는 시민들이 모여 몸을 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30명 가까이 모여 이 강사의 지도 아래 체조를 했다. 좋은 공기 속에서 기체조를 통해 몸을 푸는 이들이 조금은 부럽게도 느껴졌다.
 

일자산 정상에서는 매주 월, 수, 금요일에 국학기공 체조교실이 열린다. 이날은 30여명 정도가 참가해 일자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체조를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일자산 정상에서는 매주 월, 수, 금요일에 국학기공 체조교실이 열린다. 이날은 30여명 정도가 참가해 일자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체조를 했다. [사진=김민석 기자]

이 강사가 국학기공 체조를 지도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있다. 바로 웃음이다. 그는 “사람이 웃어야지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려야 운동도 효과가 있다”며 체조를 하는 중간에도 몇 번 씩 웃음수련을 하면서 분위기를 띄운다. 시민들은 이 강사의 동작에 맞춰 가볍게 기지개를 켜면서 뼈와 뼈 사이에 뭉쳐있는 근육들을 풀어주었다. 허리와 목, 어깨를 돌리고 온몸을 두드리면서 몸의 감각을 깨우는 시간을 가졌다.

체조시간 1시간이 다 되어 가자 이 강사는 참가자들과 함께 서로 힐링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사랑을 듬뿍 담아 서로의 어깨를 주물러주고 두드려주며 건강해지라고 덕담까지 주고받는다. 힐링 받는 사람은 저절로 ‘아이 시원하다~’고 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체조를 마치고 나면 사람들은 서로 짝을 지어 힐링을 해준다. [사진=김민석 기자]
체조를 마치고 나면 사람들은 서로 짝을 지어 힐링을 해준다. [사진=김민석 기자]

체조를 마치기 전 시민들은 다 함께 박장대소 하며 웃었다. 웃긴 무언가를 보고 웃는 것이 아니라 그냥 웃는 것이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얼굴에는 진정으로 행복해보이는 웃음이 담겨 있었다.
 

이석규 국학기공 강사에 지도하에 사람들이 웃음수련을 하면서 박장대소 하고 있다. 이날 체조를 하는 내내 참가자들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사진=김민석 기자]
이석규 국학기공 강사에 지도하에 사람들이 웃음수련을 하면서 박장대소 하고 있다. 이날 체조를 하는 내내 참가자들의 입가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사진=김민석 기자]

일자산에서 10년 동안 체조 하며 하순애(67) 씨는 “젊은 시절에 몸 쓰는 일을 많이 해서 어깨와 골반, 무릎이 많이 아팠는데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10년 동안 꾸준히 체조를 하니까 몸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강사님도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잘 가르쳐주신다”고 말했다.

신애랑(62) 씨는 처음에 일자산을 오를 때 체력이 좋지 않아 3번을 쉬면서 올라왔다고 한다. “이웃의 추천으로 3년 전에 처음 일자산을 올랐다. 정상에서 사람들이 국학기공 체조를 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해봤는데 너무 좋았다. 신선한 공기와 함께 몸을 쓰고 풀어주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 뒤로 꾸준히 나오다보니 이제 정상까지는 거뜬히 올라온다”며 자신의 변화를 이야기 했다.

국어학원을 운영 중인 최순란(56) 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저녁 때 너무 피곤해 수업을 다 소화를 시키질 못했다. 이곳에서 운동을 하면서 체력도 생기고 서로 힐링해주면서 인간관계도 좋아지고 삶의 활기를 찾았다”며 “운동이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체조수업에 참가한 하순애 씨(상단), 최순란 씨(하단 왼쪽), 신애랑 씨. [사진=김민석 기자]
이날 체조수업에 참가한 하순애 씨(상단), 최순란 씨(하단 왼쪽), 신애랑 씨. [사진=김민석 기자]

이 강사는 군인 출신으로 체조 지도에는 능한 사람이다. 강사 경력도 10년이 넘어 주변에서 인정받는 강사 중에 한 명이다. 정년퇴임 후 국학기공 강사로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그는 보람된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며 이 길을 택했다.
 

일자산에서 처음 국학기공 체조 지도를 하며 현재 11년 째 국학기공 강사로 활동 중인 이석규 국학기공 강사. [사진=김민석 기자]
일자산에서 처음 국학기공 체조 지도를 하며 현재 11년 째 국학기공 강사로 활동 중인 이석규 국학기공 강사. [사진=김민석 기자]

“매주 사람들과 함께 체조하면서 많이 웃다보니 내 인생도 밝아진 느낌이다. 10여 년간 국학기공 체조를 지도하면서 웃음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오시는 분들에게도 자주 웃을 권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들의 얼굴이 밝게 변해가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운동도 하고 몸과 마음을 정화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