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챗GPT’ 등장에 세상이 혼란스러워하는 가운데 연극계가 ‘챗GPT’에 주목했다.

오는 4월 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극장혜화당에서 개막하는 제8회 SF연극제에서 이를 소재로 하는 연극을 공연한다.

소극장혜화당 김세환 프로그래머는 “제8회 SF연극제는 챗GPT가 아직 도달하지 못한 미래의 어느 날을 때론 짜릿하게 때론 충격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미래의 어느 날은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품고 있지만, 절망이든 희망이든 그것을 이루는 것은 결국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선택일 것이다”라고 이번 기획의도를 밝혔다.

김세환 프로그래머는 “SF장르는 과학기술이 여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혼란을 동시에 예견한다. 가까운 미래에서부터, 도무지 이를 수 없을 것 같은 먼 미래의 어느 날까지, 예견한다. 다만 허무맹랑한 상상이 아니라 과학기술이 만든 인과의 고리를 쫓아 언젠가는 도달할 지도 모를 미래의 어느 날을 예견한다. 그렇기에 SF는 오늘날의 시대 변화를 가장 예민하게 쫓아가는 예술이다”고 말했다.

이 SF연극제는 SF장르 연극만을 무대에 올리는 연극제로 올해는 4월 5일부터 5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극장혜화당에서 6주간 열린다. 8회 차를 맞이하는 이번 SF연극제는 소극장 혜화당이 최초로 선보인 SF페스티벌로 해를 거듭하며 SF마니아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소극장 혜화당의 대표 장르 연극 축제로 자리잡았다.

올 SF연극제 1주차(4. 5. - 4. 9)에는 극단 제비꽃X작당이 연극 <울지 마, 녹슬어>로 연극제의 막을 올린다. 4편의 일화로 구성된 작품은 고등학교 상담실, 사이비 종교시설의 지하실 등 낯익은 공간을 배경에서 펼쳐지는 가까운 미래사회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2주차(4. 12. - 4. 16)에는 극단 굳이가 연극 <애프터 마리나>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해버린 2035년, 애프터 사의 거대 우주선 ‘애프터 1호’가 인류의 새로운 터전이 될 마리나 은하계의 M-3270K 행성으로 여정을 떠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기술과 문명이 발전한 미래를 사유해보는 작품이다.

3주차(4. 19. - 4. 23)에는 드림시어터컴퍼니의 <인간수업>가 공연된다. AI 로봇이 인간을 대체해 배우 로봇까지 개발되어 상용화를 앞둔 미래를 상상하는 작품이다. 완벽한 배우 로봇을 제작하기 위한 제조사가 이제는 인간문화재가 되어버린 연극배우를 찾아가 연기 지도를 요청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4주차(4. 26. - 4. 30) 공연 작품은 극단 이명희의 <케어>이다. 복제인간을 판매하는 다국적 기업 케어의 한국지사장 크리스 윤의 이야기이다. 작품은 복제인간을 주제로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기술이 실현되고 상용화되었을 때 무너져버린 세계를 연극적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5주차(5. 3. - 5. 7)에는 창작집단 숨의 <시냅스>가 준비되어있다. 작품은 ‘기억공간추출’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마주한 인물들의 갈등과 선택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 속 인간의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비춘다. 새로운 기술의 탄생으로 인한 인류의 변화와 이를 마주하는 이들의 갈등과 선택을 담고 있다.

6주차(5. 10. - 5. 14)에는 2045년 미래, 가정용 로봇 헬피가 선우에게 메타버스 세계인 ‘마이 아바타’로 들어갈 수 있는 기기를 선물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이다. 완벽히 구현된 메타버스 가상세계를 생생하게 담아내며 실제 일어날 법한 문제점들을 지적한다. 최첨단 문명의 시대, 연극 무대만이 가질 수 있는 상상력과 감상을 제공하는 작품이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 6시, 일요일 오후 3시이고 월요일과 화요일은 공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