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한때 아이들이 갖고 놀던 딱지처럼 화려한 큰 책이 유행했다. 이러한 책은 ‘딱지본’이라고 불렀는데, 1900년대 초 신식 활판 인쇄기로 찍어 발간한 책을 말하는 것으로, 고전소설과 신소설 등의 소설류가 대부분이다.
당시 대중을 대상으로 한 딱지본의 표지는 대개 아이들이 갖고 놀던 딱지처럼 화려하고 활자는 비교적 크며 분량이 50장 내외로 비교적 저렴했다.
이 ‘딱지본’과 그와 관련한 출판문화를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은 11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두 달간 완판본문화관과 함께 한국학도서관에서 〈이야기책 딱지본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대중적 출판물인 딱지본 소설의 가치를 알리고 그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손으로 직접 베껴 쓴 ‘필사본’과 목판에 새겨 인쇄한 ‘방각본’을 거쳐 활자로 인쇄한 ‘딱지본’까지 당시 제작된 방각본 목판과 대중 소설을 직접 눈으로 보며 고전소설 출판 방식의 변천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점이 이번 특별전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전시에는 춘향전, 홍길동전, 이해조의 신소설 구마검 등 한국학도서관에서 소장한 딱지본 46점과 완판본문화관이 소장하고 방각본, 필사본 등 14점, 총 60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의 <첫머리>는 근대 신문과 작가의 회고록 등 다양한 기록물을 통해 딱지본이 대중문화에 미친 영향을 소개한다.
부녀자와 노동자, 농민 등 당시 독해력이 부족했던 사람들에게 읽을거리에 대한 허기를 채워 준 조선시대 도서대여점 세책점(貰冊店)과 소설을 전문적으로 읽어주던 전기수(傳奇叟) 등의 기록이 테마별로 구성된다.
<제1부>는 딱지본이 판매를 목적으로 민간에서 간행한 필사본·방각본 소설에 이어 독자들에게 대량 유통된 기원과 문화적 파급력을 살펴본다.
완판본문화관에 소장된 필사본, 방각본(목판본), 딱지본 표지를 세긴 목판 등을 전시해 딱지본 탄생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제2부>와 <제3부>는 한국학도서관에 소장된 딱지본을 고소설과 신소설로 구분해 전시한다.
세책점에서 대여해주는 도서를 초고로 활용한 고소설 딱지본과 신소설 대표 작가 이해조의 작품 등 다양한 애정 신소설이 선보인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이번 특별전은 현재 대중문화로 자리 잡은 소설 읽기의 역사적 변화를 근대 베스트셀러였던 딱지본 소설을 중심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한국학도서관에 소장된 방대한 근대자료를 지속적으로 연구·수집하고 공유해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알리고 보존하는 데 더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전시는 예약 없이 공휴일과 주말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고 방문 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