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시관 메인 화면  [이미지 한국학중앙연구원]
온라인 전시관 메인 화면 [이미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 장서각(관장 주영하)은 12월 7일부터 특별전시 ‘숙종과 그의 시대’와 기획전시 ‘발기, 물명으로 읽는 왕실 문화’를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이번에 개최하는 기획전과 특별전 모두 큰 의미와 특징을 갖고 있다.

특별전 ‘숙종과 그의 시대’는 그동안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숙종의 업적과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로 숙종 탄신 6주갑(360주년)을 맞아 2년간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국왕 숙종을 일가의 일원, 왕가의 왕손, 조정의 군사, 국가의 군주로 구분하여 그의 업적과 면모를 확인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기획전 ‘발기, 물명으로 읽는 왕실문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왕실 발기류(총 948건)를 소장하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이 대표적이고 주요한 왕실 발기 유물을 선별하여 이번에 국내 최초로 전시하는 것이다. 발기(發記)는 조선 왕실의 각종 의식에 필요한 물명(복식·음식·기명 등)의 목록과 수량을 열거한 문서이다.

특별전-‘숙종과 그의 시대’

특별전 ‘숙종과 그의 시대’는 그동안 영조(조선 제21대 왕)와 정조(조선 제22대 왕)에게 가려져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숙종(조선 제19대 왕)의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기 위해 마련했다.

숙종은 현종과 명성왕후의 외아들로, 14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정통군주로서 친정을 시작한 이래 비교적 안정된 왕권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숙종이 재위한 46년(1674~1720)은 ‘시대의 전환점’이라 할 만큼 정치,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존숭도감의궤  [이미지 한국학중앙연구원]
존숭도감의궤 [이미지 한국학중앙연구원]

그동안 숙종에 대한 이미지는 여자들의 치마폭에 휘둘린 존재감 없는 군주, 아니면 정반대로 비빈과 신하에 이어 자식들에까지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철혈군주라는 극단적인 평가가 공존한다. 그러나 그 역시 한 명의 인간이었다. 닻줄도 노도 없는 배가 바람을 만나면 전복되는 것처럼 군신 간의 연대를 강조하고, 자신의 성급한 성격을 반성하며 국왕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기근에 허덕이는 백성에게 국왕의 혜택ㄹ과 은혜가 골고루 미치길 기원하는 군주였다. 또한 고양이·토끼 등 동식물을 애정하며, 영웅호걸이 등장하는 연의류演義類의 역사책을 좋아하고, 외국에서 유입된 자명종·지도와 같은 신문물에 관심이 많은 국왕이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상흔을 치유하고 조선 후기 르네상스라고 일컬어지는 영·정조 시대를 계도한 시작점은 숙종과 그의 시대였다.

전시는 《대학》에서 강조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차용해 국왕 숙종을 개인·왕실·조정·국가 총 4부로 구성했으며 51건의 자료를 공개한다.

[단종대왕정순왕후복위] 부묘도감의궤   [이미지 한국학중앙연구원]
[단종대왕정순왕후복위] 부묘도감의궤 [이미지 한국학중앙연구원]

[제1부] ‘일가의 일원, 숙종’에서는 숙종 개인에 초점을 맞춰 현종(조선 제18대 왕)과 명성왕후의 외아들이자 3명의 정비와 6명의 후궁의 남편, 경종‧영조‧연령군의 아버지로서 숙종의 위치를 살폈다.

[제2부] ‘왕가의 왕손, 숙종’에서는 숙종이 원자이자 적장자로서 조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권을 행사한 국왕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왕가의 계통을 바로잡고, 억울한 왕실 인물을 복위시킨 후 이를 반영한 계보를 간행·반포함으로써 왕권은 물론 왕실의 권위를 크게 향상한 업적을 정리했다.

[제3부] ‘조정의 군사(君師), 숙종’에서는 절대 군주로 즉위한 숙종이 국정 운영의 파트너를 자의적으로 교체하고, 탕평정치를 추구했으며, 대명의리(對明義理)와 같은 시대적 담론을 주도해 국왕이자 조정 신료들의 스승이 되고자 했던 궤적을 추적한다.

마지막 [제4부] ‘국가의 군주, 숙종’에서는 청과 일본과의 대외관계를 해결하고, 백성을 생각하는 군주로서의 면모에 역점을 뒀다. 5군영 체제 완비와 수도권 방어정책 등을 통한 국가적 안위 담보, 다양한 구휼 정책 추진을 통한 민생 안정 등 양대 전란 후 국가 기강을 회복해 조선 후기 중흥의 발판을 마련한 내용을 조명했다.

이번 특별전은 숙종과 그가 이룬 시대가 당대인에게 어떻게 기억되었고, 역사서에 어떻게 기록되었으며, 역사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기획전시-‘발기, 물명으로 읽는 왕실문화’

기획전 ‘발기, 물명으로 읽는 왕실문화’는 장서각 소장 왕실고문서 왕실발기류 948건 중 가장 대표적인 24건을 소개한다. 이 전시는 왕실 고문서로서 발기의 의미와 그 종류를 파악하고 왕실 의례에 활용되는 복식과 음식 등 다양한 물명을 통해 왕실 문화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총 7부로 나누어 구성했다.

1894년 왕세자 탄일 기념 상격 발기 [이미지 한국학중앙연구원]
1894년 왕세자 탄일 기념 상격 발기 [이미지 한국학중앙연구원]

 

[제1부] ‘왕실발기의 종류’에서는 1823년에서 1930년 접대 발기에 이르기까지 약 100여 년 동안 다양한 왕실의례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복식, 음식, 진상, 차비관, 문구 병풍, 기명 등의 종류를 설명한다.

[제2부] ‘출생의례’는 왕실 자손의 출산 전후에 치러지는 일련의 의례를 뜻한다. 해당 의례 진행과정에서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과 사용한 물품 등이 발기에 기록되어 있다.

[제3부] ‘입학례’는 '소학(小學)'을 배울 나이가 되어 성균관에 들어가는 의례 절차를 뜻한다. 관련 발기에는 입학례에서 참가한 소속 관리들에게 하사한 직물뿐만 아니라 관원들에게 내린 하사품까지 기록되어 있다.

[제4부] ‘관례’는 성인이 되어 사회적 책임을 지게 하는 의례 절차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초가(初加), 재가(再加), 삼가(三加)의 세 단계로 진행되는데, 그때마다 신분에 따라 복식을 달리한다. 관련 복식의 목록과 참여자들에게 상을 하사한 내용이 발기에 남아 있다.

[제5부] ‘책례’는 왕세자, 왕세손, 왕비 등을 책봉하는 의식 절차다. 책례 시 입은 의복과 책례를 기념하여 신하들에게 내린 음식상이 발기에 기록되어 있다.

[제6부] ‘가례’는 다양한 행사를 포괄하며, 좁은 의미로 왕이나 왕세자의 혼례를 가리킨다. 가례에 관련한 발기 자료에는 가례 일정과 의례에 참여한 관원, 마련하는 음식류와 하사품, 의복 등의 품목들이 기재되어 있다.

[제7부] ‘상례’는 망자를 장사지낼 때 수반되는 모든 의례의 총칭이다. 관련 발기에는 다례상에 올린 음식 목록과 단오나 석가탄신일 등 의례 시에 왕실의 일원들에게 올린 의복에 대한 목록 등이 나타나 있다.

이번 온라인 전시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손쉽게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으며, 음성 서비스, 동영상 자료 등 새로운 요소를 포함한 전시로 관람객에게 양질의 전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전과 기획전 도록에는 독자와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온라인 전시관에서 보이는 것 외에 다양한 문헌과 유물, 각종 도표, 한글 번역 등을 풍부하게 수록했으며, 전문 분야의 논고도 실었다.

특별전과 기획전에서는 관람객의 역사 탐구와 흥미를 충족시키고 유물을 문화적 코드로 이해할 수 있도록 에피소드 10여 편을 음성 서비스로 제공한다.

온라인 전시관의 모든 전시 자료는 확대 및 축소가 가능해 상세 관람이 가능하며, 온라인에 소개되지 못한 기타 자료는 링크된 디지털 장서각을 통해 해당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오는 12월 7일부터 진행되는 장서각 온라인 전시는 ‘장서각 온라인 전시관’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