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본만 있던 ‘연옥약설’ 첫 현대어 번역본 출간
필사본만 있던 ‘연옥약설’ 첫 현대어 번역본 출간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1-06-15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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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임치균ㆍ조현범 교수, 판독 번역

한국학중앙연구원 임치균 교수와 조현범 교수가 19세기 중국에서 전래한 한문서학서 『煉獄略說』의 한글 필사본 『련옥략셜』을 판독하고 번역하여 『연옥약설』을 출간하였다.

한문본 『煉獄略說』은 1871년 중국 상하이에서 간행된 천주교 서적으로, 중국인 예수회 신부 이문어(李問漁, 라우렌시오, 1840~1911)가 연옥 교리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이와 관련된 옛이야기를 모아 소개한 해설서이다. 이 책은 간행 직후에 조선에 전래되어 번역 및 필사된 것으로 보인다.

이문어(李問漁)는 강소성(江蘇省) 천사(川沙) 출신으로 1862년 예수회에 입회하여 1872년에 사제로 서품되었다. 문어(問漁)는 자(字)이며, 원래 이름은 호연(浩然)인데 나중에 체 (杕)로 바꾸었다. 이 때문에 문헌에 따라 이체(李杕)로 되어 있는 곳도 있다.

『煉獄略說』은 연옥에 관해 간략하게 설명한 책인데, 연옥은 가톨릭 교리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살아있는 동안 지은 죄를 씻고 천국으로 가기 위해 일시적으로 머무른다고 믿는 장소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임치균 교수와 조현범 교수가 19세기 중국에서 전래한 한문서학서 '煉獄略說'의 한글 필사본 '련옥략셜'을 판독하고 번역하여 '연옥약설'을 출간하였다. [사진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임치균 교수와 조현범 교수가 19세기 중국에서 전래한 한문서학서 '煉獄略說'의 한글 필사본 '련옥략셜'을 판독하고 번역하여 '연옥약설'을 출간하였다. [사진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연옥약설』은 여러 측면에서 학술적 의의 및 국어학적 연구 가치가 있다. 책 후반에 실린 한글 판독문은 박해시대 한글 천주교 문헌을 판독하여 역주본으로 간행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할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개항기 한국인들의 어문 생활을 연구하는데도 국어학적 연구 가치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아울러, 각각의 예화들은 다른 종교의 유사한 이야기들과 비교하는 연구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책의 구성은 한글 필사본 『련옥략셜』을 ▲현대 한국어(제1부 연옥약설 현대문)로 옮긴 자료와 더불어, ▲옛 한글의 판독자료(제2부 련옥략설 판독문), ▲한문본(제3부 煉獄略說 한문본) 순으로 정리하였다.

또한 자세한 해제를 통하여 누가 왜 연옥약설을 썼으며, 언제 한글로 번역되었는지 등 한글 필사본 형성과정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제1부 『연옥약설』 현대문을 보면 제1편에서는 연옥의 유무를 논하며, 연옥 있음의 근거를 성경과 성전에서 찾아 제시하고, 천국, 지옥과 함께 연옥의 위치를 논한다. 2편에서는 연옥에 있는 영혼들이 불로 겪는 고통을 설명한다. 불로 죄를 정화하는 것이다.

3편에서는 연옥에서 이러한 고통을 받게 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와 함께, 연옥의 영혼은 스스로 공을 세워 연옥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불가능하고, 연옥을 위해 공을 세워줄 수 있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뿐임을 말한다.

4편에서는 연옥 영혼의 기쁨을 논하여 연옥 영혼은 반드시 승천하여 천주와 함께하는 존재임을 설명한다. 5편에서는 연옥 영혼을 구하는 일이 천주를 기쁘게 하는 것이자 가장 아름다운 공덕이고 크게 이익을 얻는다는 점을 논한다. 6편에서는 망자를 위해서 대신 보속함을 논한다. 7편은 영혼을 구하여 착한 노력, 즉 방법을 설명한다. 미사, 기도, 자선, 극기, 은사 등이 그것이다. 마지막 8편에는 자비와 애덕을 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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