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 다양한 한국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면서 한류 인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8월 에든버리 페스티벌 참가에 이어 9월 코리안페스티벌이 개최되고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한류! 코리안 웨이브(Hallyu! The Korean Wave)’가 곧 개막할 예정이다.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이정우)는 지난 8월 3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에든버러 페스티벌 에든버러 프린지에 연극, 인형극, 국악퓨전, 전통연희, 현대무용 등 다양한 장르 작품들로 구성된 ‘코리안 쇼케이스’ 7개 작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코리아하우스 한복 체험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코리아하우스 한복 체험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개막작 트렁크씨어터프로젝트 <메리, 크리스, 마쓰(Mary, Chris, Mars)>는 영어와 한국어 이중언어로 공연되어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첼로 선율에 맞춰 판소리와 인형극으로 무대를 꾸민 주식회사 목성의 <판소리 인형극 수궁가>는 현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야외 거리극을 선보인 금설복합예술소의 <크락션(Klaxon)>은 페스티벌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이경은 안무가와 제작한 <브레이킹(BreAking)>은 전석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명성을 실감하게 했다. 또한, 영국 최대 민영방송 ITV의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 ‘굿모닝 브리튼’에 출연하여, 현지 매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졸업생 창작 작품 3편도 무대에 올랐다. 무용원 출신 TOB 그룹의 <Are You Guilty?>은 영국 가디언지 ‘2022 올해 꼭 봐야 할 50가지 공연’에 선정되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음악제작소 위뮤(WeMu)의 <여섯거리(Six Stories)>는 한국 전통 무속장단과 선율을 응용한 독창적인 음악세계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전통연희팀 버라이어티 이서는 사물놀이, 판소리, 판굿 등 신명나는 판을 꾸몄다. 쇼나 맥컬러(Shona McCullagh)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 예술감독은 버라이어티 이서의 공연 관람 직후 내년 페스티벌에 초청 의사를 밝혔다.

같은 기간 열린 클래식, 오페라, 현대무용 위주의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도 국내 예술인들이 초청받았다.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공연에 스코틀랜드 대표 유력지 스코츠만은 별점 5개 만점을 주며 “강렬한 터치와 숨이 멎을 듯한 민첩함으로 가득 찬 조성진의 베토벤 ‘황제’ 협주곡은 잊지 못할 연주였다”라고 평했다. 안무가 왕헌지(왕현정)의 왕 라미레즈 컴퍼니 <We Are Monchichi>는 8월 19일부터 무대에 올랐다.

8월 21일 에든버러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리셉션에서 차기 예술감독 니콜라 베네데티와 이정우 문화원장은 내년 페스티벌에 한국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영국 런던 노팅힐에 있는 코로넷 극장(The Coronet Theatre)에서는 9월 10일(토) 이날치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1일(토)까지 음악, 무용, 연극, 설치미술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한국문화예술 종합축제 코리안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공연 모습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공연 모습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주영한국문화원의 지원으로 열리는 이 축제는 ‘Tiger Is Coming’이라는 페스티벌 부제에 걸맞게 이번 페스티벌에 국내 정상급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한다.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설치미술가 최정화 작가, 국악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룹 이날치,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연으로 화제가 된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지난 6월 런던에서 개최된 코리안 댄스 페스티벌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차진엽의 콜렉티브 에이가 참여한다. 이 밖에도 2021년 Spaf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로 호평을 받은 극단 돌파구와 다원예술 단체인 태싯도 코리안 페스티벌을 통해 런던 데뷔 무대를 갖는다.

플라스틱 바구니, 냄비 등 일상의 생활용품이 예술이 되는 최정화 작가의 신작이 8월 26일부터 코로넷 극장 외관을 장식하며 영국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정화 작가는 “파라다이스를 구현한 커다란 과일 형상의 조형물을 보는 관객이 행복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작품 해석은 관객에게 맡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영규 음악감독을 중심으로 2019년에 결성된 이래 국악과 힙합을 접목하여 선풍을 일으킨 이날치가 지난 9월 10일(토)에 코리안 페스티벌을 통해 해외 공연의 첫 포문을 열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급작스런 서거에 따른 애도 의식 후 진행된 이날 개막 공연에서 이날치는 스탠딩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에게 1시간여 간의 다이내믹한 무대를 선사했다. 영국의 유명 음악가이자 멀티미디어 작가인 브라이언 이노(Brian Eno)도 이날치 공연에 관객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콜렉티브 에이 공연 모습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콜렉티브 에이 공연 모습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콜드플레이의 뮤직비디오 ‘Higher Power’에 출연하여 큰 화제가 되었던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대표 작품인 <바디 콘서트>로 9월 16일(금)에 영국 무대에서 데뷔한다.

인간의 신체를 깊이 있게 탐구해온 차진엽 안무가는 미디어 아트와의 협업이 돋보이는 신작 <원형하는 몸: 라운드1>으로 9월 23일과 24일 양일간 공연한다. 이 밖에 김모든 안무가의 댄스필름 ‘Modeun Tour: The Paths of the Body’이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특별 상영된다.

현대 음악의 거장 존 케이지의 <4분 33초> 악보에 기재된 침묵을 뜻하는 음악 용어인 ‘Tacet’에서 이름을 따와 2008년에 결성된 태싯 그룹(Tacit Group)도 알고리즘을 통해 구현한 실험적인 오디오 비주얼 아트 작품인 ‘tacit.perform[0]’를 9월 26일(월)에 선보인다.

코로넷극장 안다 윈터스(Anda Winters) 예술감독은 20여 년 전에 첫 한국을 방문한 이래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수 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으며 주영한국문화원이 매년 가을 개최하는 K-뮤직 페스티벌에 협력해 왔다.

최정화 작가 전시 타이거, 저니, 러브.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최정화 작가 전시 타이거, 저니, 러브.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안다 윈터스 감독은 “한국 경제와 더불어 한국 문화예술계가 변모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놀랍고 흥미로운 경험이었고, 서구 문화의 영향 속에서도 전통을 유지하고 변모시킨 한국문화를 코리안 페스티벌을 통해 영국에 소개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코로넷 극장은 정부의 지원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오프 웨스트엔드를 대표하는 극장 중 하나다.

이어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 이하 V&A 박물관)은 자체 기획하여 한류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한류! 코리안 웨이브(Hallyu! The Korean Wave)’ 전시가 오는 9월 24일(토) 개막한다. 부터 2023년 6월 25일(일)까지 개최된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V&A 박물관은 연간 400만 명이 찾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 디자인, 퍼포먼스 박물관으로 전 세계 도자기, 가구, 장신구 등 약 280만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특별 전시는 영화, 드라마, 음악, 팬덤 등을 통해 한류의 형성 과정과 문화적 영향을 조명한다. 전시에는 총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주요 전시품으로는 영화 ‘기생충’의 세트장 재현, 싸이, 에스파 등 케이팝 스타 및 넷플릭스 히트작 ‘오징어 게임’ 등 드라마, 영화, 음악에 등장한 의상과 소품 등이 있다. 또한 백남준, 함경아, 권오상 등 현대작가들의 기념비적 작품과 차이킴, 미스 소희, 민주킴 등 한국 디자이너의 하이패션 의상 20여 점을 선보인다.

주영한국문화원 이정우 원장은 “오는 9월 24일 시작되는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이 자체 기획한 ‘Hallyu! The Korean Wave’ 전시와 함께 코로넷 극장의 ‘코리안 페스티벌 Tiger Is Coming’은 런던에 한국문화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