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연안, 바다 등에 존재하는 다양한 미세조류를 인류의 삶에 유용한 생물소재나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바이오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는 미세조류는 종류가 다양하고 풍부해 활용 가능성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관련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호남권생물자원관은 최근 수생태계에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질소와 인을 영양분으로 삼아 섭취해 없애고 바이오연료 소재를 만들 수 있는 미세조류를 발견했다. 해양미생물로부터 치매 개선과 체지방 감소에 효능이 있는 소재도 잇따라 개발돼 건강기능식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해양바이오 산업을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해양바이오 산업 신성장 전략’을 수립, 7월 28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표했다. 이를 통해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날로 커지고 있는 해양바이오산업 글로벌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호남권생물자원관, 폐수 처리하고 유용 생물소재 만드는 미세조류 확인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수생태계에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질소와 인을 영양분으로 삼아 없애고 동시에 바이오연료 소재를 만들 수 있는 섬·연안 유래 미세조류를 최근 발견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섬·연안 야생생물자원 활용 응용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전라남도 목포시 일대의 섬과 토양에서 이번 미세조류를 찾아냈다.

연구진은 목포시 고하도를 포함한 21개 섬의 해수, 갯벌, 토양에서 발견한 미세조류 21종 중 진도군에서 확보한 배양체에서 신종 ‘클로렐라 소로키니아나(Chlorella sorokiniana) JD1-1’을 선별했다.

연구진이 이 미세조류의 생활하수 및 축산폐수 처리 능력을 실험한 결과, 총질소 57.1~204.2mg/ℓ의 폐수는 12일 동안 82%까지, 총인 0.3~12mg/ℓ의 폐수는 7일 동안 99%까지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미세조류는 질소와 인을 영양분으로 삼아 배양액 1g당 약 7~10%의 지질이 함유된 ‘생물 에너지원(바이오매스)’을 생산했다. 연구진은 이 미세조류를 대량으로 배양한다면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연료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이 미세조류는 광합성 과정에서 1ℓ당 하루에 0.06~0.1g의 이산화탄소를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나 온실가스 저감을 이끌어내는 생물자원으로 잠재성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류태철 국립호남권생물관장은 “이번 연구는 섬·연안 생물자원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라며, “생물자원 확보에 그치지 않고 폐자원 처리비용 저감과 소재 활용 확대 등 융합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국민의 체감효과를 극대화하겠다”라고 밝혔다.

 

해양미세조류, 치매 개선 식품 활용 길 열려

해양수산부는 해양미세조류인 스피룰리나에서 기존 추출물보다 인지기능 개선 효능이 최대 50% 이상 증가한 해양바이오 소재 개발을 완료하고, ㈜네추럴웨이에 관련 기술을 이전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스피룰리나에서 뇌의 신경세포 보호 활성 효능을 보이는 ‘SM70EE’를 추출하고, 전임상 연구를 통해 치매 관여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된 인지 장애 쥐와 정상 쥐의 비교실험을 진행한 결과, SM70EE를 투여한 인지 장애 쥐의 인지기능이 40~90%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70대 이상 인지기능 저하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2차례에 걸쳐 SM70EE의 효능을 분석한 결과, SM70EE를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섭취한 환자의 경우 미섭취 환자에 비해 시각기억, 시지각작업기억, 어휘력 등이 30~50% 이상 뚜렷하게 개선되었음을 확인했다.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건강기능식품 생산업체인 ㈜네추럴웨이에 인지능력 개선 기능성을 가진 스피룰리나 추출물 제조방법에 관한 기술이전을 약 1.7억원 규모에 체결했다.

해양생물로부터 체지방감소 건강기능식품 개발 착수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체지방 감소효능이 있는 해양바이오 원료 소재를 산업화하기 위해 민간기업 등과 공동연구를 본격화한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난 2018년부터 민간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해양생명자원으로부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제품개발에 필요한 원료소재를 발굴·제공하는 해양바이오뱅크를 운영해 오고 있다. 해양바이오뱅크는 현재까지 항암, 항균, 항산화 등 1만3천399건의 해양바이오 소재를 발굴하고 875건 5천681점의 소재를 산·학·연 연구자에게 분양했다. 

그러나 해양바이오뱅크의 역할이 기업 등 연구자에게 해양생명소재를 소개·제공하는 기능에 국한돼 이를 이용한 산업적 성과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해수부는 해양바이오 소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산업화하기 위한 ‘해양바이오뱅크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미세조류 현미경 사진[이미지 해수부]
미세조류 현미경 사진[이미지 해수부]

이번 공동연구는 해양생명자원의 수집·보존·연구기관인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기술출자 기업이자 친환경 미세조류 원료생산 기업인 ㈜마이크로알지에스크어스가 공동참여해 오는 2024년까지 3년간 ‘카로테노이드’ 성분이 함유된 국산 해양미세조류에서 체지방감소 원료 소재를 개발하고 관련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이크로알지에스크어스 미세조류 배양사진[이미지 해수부]
㈜마이크로알지에스크어스 미세조류 배양사진[이미지 해수부]

이를 위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미세조류 체지방감소 유효성분 확인 △비임상 안전성 평가 △인체적용시험 등을 추진하고, ㈜마이크로알지에스크어스는 △미세조류(원료)의 대량생산 △원료 표준화 및 표준원료의 유효성 평가 △표준원료 생산공정 확립 등 상호 역할을 분담해 체계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해수부, '해양바이오 산업 신성장' 전략 추진 

해양수산부는 해양바이오 산업을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해양바이오 산업 신성장 전략’을 수립했다. 해양바이오 산업은 해양생물에서 바이오소재를 개발해 식량, 에너지, 산업소재,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는 해양바이오산업이 질병, 자원, 환경 등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혁신성장 및 일자리 등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산업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해양바이오 시장은 약 7조원 규모이나 2027년에는 1.6배인 11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EU 등 주요국은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국가적 전략계획을 수립하고, R&D 투자 및 관련 인프라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양생물 연구 역사가 짧아 임상 등을 위한 정보가 부족하고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도 상대적으로 모자라 기술수준도 미국의 약 75%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해양바이오 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이 대부분 영세함에 따라 장기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했고, 관련 인프라와 전문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오는 2027년까지 해양바이오 시장 규모 1조 2천억 원 달성, 해양바이오를 통한 고용규모 13,000명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해양바이오 산업 신성장 전략’을 수립했다. 이번 전략은 △해양바이오 핵심기술 개발 △선순환 산업생태계 조성 △기업의 자율적 성장 지원체계 구축 등 3대 중점과제로 구성돼 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 대책을 근간으로 삼아 해양바이오 산업이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개발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