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한풀 꺾인 가운데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전쟁의 상흔, 분단의 아픔을 담은 흔적들, 오랜 역사를 담은 유적 등을 만날 수 있는 비무장지대 접경지역 ‘디엠지(DMZ) 평화의 길’이 다시 열린다.

오는 9월 13일부터 12월까지 'DMZ평화의길' 11개 노선이 개방된다. 백마고지조망대로 가는 길.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오는 9월 13일부터 12월까지 'DMZ평화의길' 11개 노선이 개방된다. 백마고지조망대로 가는 길.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정부는 오는 9월 13일부터 12월까지 강화와 김포, 고양, 파주, 연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에 총 11개 테마노선을 전면 개방한다.

8월 23일부터 사전 참가 신청을 받는다. 사전 예약은 한국관광공사 ‘평화의길’누리집에서 참가 희망일 21일 전에 온라인으로 접수하며, 전 노선에 대해 무단 예약취소를 막기 위해 참가비 1인당 1만 원을 받는다. 해당 참가비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도록 지역상품권이나 지역화폐, 특산품으로 환급받게 된다.

전면 개방된 ‘DMZ 평화의길’ 11개 테마 노선은 저마다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뽐낸다.

오는 9월 13일부터 12월까지 개방되는 DMZ평화의 길 11개 테마노선 중 강화노선. [자료 'DMZ평화의길' 누리집]
DMZ평화의 길 11개 테마노선 중 강화노선. [자료 'DMZ평화의길' 누리집]

먼저 강화구간은 강화전쟁박물관에서 출발해 강화평화전망대, 의두분초, 불장돈대, 대룡시장까지 총 61.1km이다. 그중 의두분초부터 불장돈대 직전까지 걷는 도보 1.5km를 포함해 5~6시간이 소요된다.

강화제적봉평화전망대.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강화제적봉평화전망대.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제적봉에 세워진 ‘강화평화전망대’는 원래 해병대 장병들이 북쪽 해안선을 경계하던 곳으로 개성까지 직선거리로 18km로 가까워 송악산 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의두돈대에서는 전면으로 송악산이 보이며 조선시대와 현대의 국방시설이 함께해 역사와 시간이 중첩된 곳이다. 북한 땅 황해도 연백군과 마주보는 접경지인 교동도에 있는 대룡시장은 6.25전쟁 때 피란민이 연백에서 건너와 정착하며 생계유지를 위해 좌판을 벌였던 곳이다.

강화구간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와 정오 2차례 출발하며 각각 20명씩 하루 40명이 방문할 수 있다.

DMZ평화의 길 11개 테마노선 중 김포구간. [사진 'DMZ 평화의길' 누리집]
DMZ평화의 길 11개 테마노선 중 김포구간. [사진 'DMZ 평화의길' 누리집]

김포구간은 김포아트홀에서 출발해 시암리 철책길, 애기봉평화생태공원전시관,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전망대까지 총 62.8km이다. 이중 걷는 구간은 시암리 철책길을 따라 4.4km와 애기봉평화생태공원전시관에서 전망대까지 0.4km이며, 총 5시간 가량 소요된다.

시암리 철책길. [사진 'DMZ 평화의길'누리집]
시암리 철책길. [사진 'DMZ 평화의길'누리집]

구간 중 애기봉평화생태공원전망대에서는 본래 한반도 중부 내륙의 모든 물길을 담아내는 ‘할아버지의 강’, 조강(祖江)으로 불리던 한강하구, 임진강과 예성강이 합류하는 풍경과 함께 그리운 북녘땅을 불과 1km정도 거리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시암리 철책길 끄트머리에 시암리습지가 있어 천연기념물 재두루미 등 멸종 위기종이 즐겨 찾는 곳이다.

김포구간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12시 30분에 20명이 참여할 수 있다.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고양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고양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고양구간은 고양관광정보센터에서 출발해 행주산성역사공원과 행주나루터, 장항습지탐조대, 통일촌군막사까지 총 29.5km이다. 이중 도보구간은 행주산성역사공원부터 행주나루터까지 1km, 장항습지탐조대부터 통일촌군막사까지 3.5km이며 총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왼쪽) 행주산성 역사공원 내에는 여인네들이 모여 한강물에 빨래를 하던 빨랫돌머리, 행호정, 철책 포토존 등이 있다. (오른쪽) 조선의 대표적인 화가 겸재정선도 '행호관어도'에 그렸던 행주나루터.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왼쪽) 행주산성 역사공원 내에는 여인네들이 모여 한강물에 빨래를 하던 빨랫돌머리, 행호정, 철책 포토존 등이 있다. (오른쪽) 조선의 대표적인 화가 겸재정선도 '행호관어도'에 그렸던 행주나루터.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오랜 기간 민간인의 출입 통제되어 독특한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희귀동식물의 보금자리가 된 수도권 최대의 장항습지는 2021년 5월 경기지역 내륙 습지 중 처음으로 ‘람사르습지’로 공식 인정받은 곳이다. 아울러 과거 철책이 철거된 자리에 시민들이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게 조성한 행주산성 역사공원이 있으며, 북한의 간첩 침입 경로로 사용된 지역에 설치된 한강 철책을 지키는 군인들이 막사로 사용하던 통일촌 군 막사가 있다.

고양구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9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 2차례에 걸쳐 각각 20명씩 1일 40명이 방문할 수 있다.

DMZ평화의 길 11개 테마노선 중 파주구간.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DMZ평화의 길 11개 테마노선 중 파주구간.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파주구간은 임진각에서 출발해 통일대교 입구, 도라전망대를 거쳐 철거GP까지 총 21.4km이다. 이중 걷는 구간은 임진각에서 통일대교 입구까지 1.4km이며 총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이다.

(왼쪽) 임진각. (오른쪽) 도라전망대.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왼쪽) 임진각. (오른쪽) 도라전망대.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임진각은 실향민을 위해 1972년 세워진 곳으로 실향민을 위한 망배단, 철도중단점을 상징하는 기차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도라전망대는 서부전선 최북단에 위치해 개성공단과 개성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송악산과 진봉산, 북한선전마을 기정동 등을 조망할 수 있고 전망데 바로 옆에 제3땅굴이 있다, 2018년 남북정삼회담이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동수의 GP를 철거했는데 지금은 과학화 첨단장비가 경계근무 중인 철거GP를 볼 수 있다.

파주구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 45분과 오후 1시45분 2차례에 걸쳐 진행되며 각각 20명씩 하루 40명이 관람할 수 있다.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연천구간.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연천구간.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연천구간은 고량포구역사공원에서 출발해 1.21침투로와 000초소, 승전OP, 호로구루까지 총 12.3km이다. 이중 도보구간은 초소에서 승전OP까지 1,8km이며 총 소요시간은 2시간 40분이다.

DMZ평화의길 연천구간 내 승전OP(왼쪽)와 호로고루.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DMZ평화의길 연천구간 내 승전OP(왼쪽)와 호로고루.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자연경관이 수려한 청정지역으로 구석기와 삼국시대 유적을 만나볼 수 있는 연천에 위치한 고랑포구 역사공원은 삼국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임진강을 통한 물자교류의 중심역할을 하던 나루터였다. 가상과 증강현실을 통해 고랑포구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5세기 고구려에 의해 축조된 요새 호로구루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활용해 정교하고 자연스러운 고구려인의 축성기술을 짐작케 하는 유물로 당포성, 은대리성과 함께 연천 3대성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육군 제25보병사단이 관리하는 승전OP는 북한을 바라볼 수 있는 남한 최전방 관측소이다.

연천구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2차례에 걸쳐 20명씩 하루 총 40명이 방문할 수 있다.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철원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철원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철원구간은 백마고지 전적지에서 출발해 백마고지전망대, 공작새능선전망대, 통문, 민통 제2초소까지 총 12km이다. 이중 백마고지전망대부터 공작새능선전망대까지 3.5km 도보구을 포함해 총 3시간이 소요된다.

철원구간 백마고지 전적비(왼쪽)와 철원비상주GP.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철원구간 백마고지 전적비(왼쪽)와 철원비상주GP.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철원평야는 6.25 전쟁당시 치열했던 철의삼각지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DMZ 지정이후 현대 다양한 철새의 낙원이 되어있다. 구간 중 백마고지 전적비는 1952년 해발 395m 이름없는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국군 제9사단과 중공군 제38군 3개사단이 전투를 벌여 열흘간 주인이 24차례 바뀌었던 곳에 세워졌다. 화살머리고지는 국군전사자 200여구, 미군, 프랑스군, 유엔군 전사자 300여구 유해가 매장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남북공동유해발굴 지역으로 정해졌으나 현재 대한민국 단독으로 유해발굴 진행 중이다.

철원구간은 매주 월요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출발하며 20명씩 하루 총 40명이 방문할 수 있다.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화천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화천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화천구간은 화천배수펌프장에서 출발해 오작교와 감우삼거리, 평화의댐까지 총 114.4km이며, 이중 도보 구간은 오작교에서 감우삼거리까지 5.4km로 11개 테마노선 중 가장 길다. 총 소요시간은 4시간이다.

철원 구간의 평화의댐(왼쪽)과 양의대 습지.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철원 구간의 평화의댐(왼쪽)과 양의대 습지.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화천은 중동부 전선 최전방에 위치해 남북간 첨예한 긴장이 지속된 곳이면서 동시에 평화에 대한 염원이 이어온 곳이다. 이곳에는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정부가 북한의 수공위협으로부터 서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전 국민에게 661억여 원을 모금해 건설한 평화의 댐, 북한에서 임남댐, 남한에서 평화의 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양의대습지가 있다. 또한, 화천군7사단과 양구군 21사단을 잇는 오작교는 남성적인 화천군과 여성적인 양구군을 잇는다는 의미로 이름지었으며, 천연기념물 황쏘가리, 황색잉어 같은 어종과 멸종위기종인 산양, 담비, 사향노루가 서식한다.

화천구간은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에 출발하며 하루 20명이 방문할 수 있다.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양구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양구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양구구간은 금강산가는길안내소에서 출발해 두타연, 금강산가는길통문, 삼대교통문까지 총 16.7km이며, 이중 도보구간은 금강산가는길통문부터 삼대교통문까지 2.7km로 구간 총 소요시간은 3시간이다.

양구구간의 두타연 계곡(왼쪽)과 금강산가는길.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양구구간의 두타연 계곡(왼쪽)과 금강산가는길.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국토 정중앙 배꼽도시 양구는 예부터 내금강으로 향하던 금강산 유랑길이었으나, 지금은 전쟁의 상흔으로 멈춰버린 길이다. 일제 강점기때 산림과 광물을 수탈하고 전쟁물자를 수송하던 도로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긴 31번 국도가 있다. 생명을 품은 비밀의 계곡 두타연에서 금강산까지는 32km로, 차로 달리면 1시간 이내에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양구구간은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오전 10시 1차례,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총 2차례 20명씩 방문할 수 있다.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인제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인제구간.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인제구간은 평화생명마을 산촌휴양관에서 출발해 대곡리초소, 을지삼거리, 1052고지, 대곡리초소까지 총 46km이며, 을지삼거리에서 1052고지까지 1km도보구간을 포함 총 3시간이 소요된다.

인제구간 중 1052고지.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인제구간 중 1052고지.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휴전선과 접하고 있는 인제는 1052고지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DMZ풍경과 도보여행을 통해 DMZ 자연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는 코스이다. 을지삼거리는 분단 70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곳으로 철책 너머로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한반도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반달가슴곰, 산양, 사향노루와 같은 대형 포유류가 서식하고 있다.

인제구간은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출발하며 20명씩 하루 40명 방문할 수 있다.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고성A구간(왼쪽)과 고성B구간.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DMZ평화의길 11개 테마노선 중 고성A구간(왼쪽)과 고성B구간. [사진 'DMZ평화의길' 누리집]

고성구간은 A코스와 B코스로 나뉜다. 고성A코스는 고성통일전망대에서 출발해 도보로 해안전망대, 통전터널, 남방한계선, 송도전망대, 금강통문까지 2.7km, 이어 금강산전망대까지 총 7.9km구간으로 총 2시간이 소요된다. 고성B코스는 고성통일전망대부터 삼거리, 금강산전망대까지 총 5.2km로 도보구간 없이 총 70분 소요된다.

고성구간의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왼쪽)과 비무장지대로 들어가는 통로인 통문 중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금강통문.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고성구간의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왼쪽)과 비무장지대로 들어가는 통로인 통문 중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금강통문. [사진 'DMZ평화의길'누리집]

금강산과 설악산을 연결하는 고성은 금강산 육로관광이 시작된 역사의 현장으로, 금강통문을 거쳐 금강산전망대에서 해금강과 금강산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다. 통일전망대에서는 금강산 마지막 봉우리 구선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고, 맑은 날 최고봉 비로봉과 옥녀봉도 볼 수 있다.

고성구간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 토요일과 일요일 운영되며 오전 10시와 오후 2시 2차례 20명씩 A,B코스 각각 하루 총 40명이 방문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