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제4352주년 개천절을 맞아 “우리는 이제 혐오가 아닌 관심을, 배타가 아닌 배려를, 오해가 아닌 이해를, 차별이 아닌 인정을, 미움이 아닌 사랑을 나누고 베풀며 살아가는 새로운 일상의 기적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선조들이 땀과 눈물 그리고 피와 목숨으로 지켜 낸 대한민국의 얼을 가슴에 되새기고 전승하는 개천절의 참뜻이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국립민속박물관 앞에서 열린 제4352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KTV 갈무리]
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국립민속박물관 앞에서 열린 제4352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KTV 갈무리]

 

10월 3일 오전 국립민속박물관 앞에서 열린 제4352주년 개천절 경축식 경축사를 통해 정세균 총리는 “대한민국은 강한 나라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더 강인한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로 수많은 생명을 잃었지만, 대한민국은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의 삶을 지켜왔다. 경제대국들이 코로나 환난에 무릎 꿇을 때, 우리는 OECD 국가 중 최고의 경제성장률로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라면서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역경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의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국민의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경축식장에 참석한 의인들을 소개하며 존경과 감사의 뜨거운 박수를 전했다.

대구지역 코로나19 방역현장에 자원하여 환자를 돌봐주신 정한솔 간호사님, 바다로 추락한 차량에서 여성을 구조해주신 김균삼님, 화재 현장에서 학생을 구한 진창훈님, 교량 붕괴현장에서 차량 통행을 막아 인명피해가 없도록 해주신 박광진님이 그 주인공이다.

또 추석 연휴에도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고 국민생명과 안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정 총리는 땀에 찌든 마스크로 방역현장 최전선에서 분투하고 계신 의료진과 관계자 여러분,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위해 밤낮 없이 고생하시는 경찰과 소방관 여러분, 그리고 조국의 산하를 지키기 위해 젊음을 바치고 있는 국군장병 여러분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분들이야말로 재세이화의 깨우침으로 홍익인간의 사명을 몸소 실천하고 계신 주역이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고,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인간관계는 물론 국경의 문마저 닫히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고,

“대한민국 역시 세계적 환난 앞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많은 영세기업과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있다. 닫힌 문은 국민의 생계이자 목숨이다. 더 큰 문제는 한 번 닫힌 문은 혼자서는 다시 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라며 누군가가 버팀목이 돼줘야 한다. 정부가 힘이 되겠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위기를 막아내는 방파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반만년의 역사를 기억할 것이다. 특히 개천절을 맞이하여 홍익인간, 재세이화의 이념을 바탕으로 고조선의 문을 연 시조 단군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 식민사관이 만들어낸 신화적 관점을 극복하겠다”라면서, 이러한 다짐을 가슴에 새기며, 경건한 마음으로 앞으로 우리가 열어가야 할 새로운 역사의 지향을 밝혔다.

첫째, “선도국가”이다.

정 총리는 “코로나19가 초래한 사회 전반의 근원적 변화를 대한민국 재도약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전인미답의 길을 개척한 경험을 갖고 있다. K방역이 그 증거이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취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며 “또한 우리에게는 세계 최고의 ICT 기술과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작한 5G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충분한 기반이 있다. ‘한국판 뉴딜’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와 문화를 선도하는 도약과 웅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포용사회”이다.

정 총리는 “세계가 경탄한 한강의 기적 이면에는 대·중소기업의 불균형, 사회양극화 같은 부작용이 숨어있었다.”며 “이제 ‘국민의 삶이 먼저’이다. 정부는 국민 누구나 아프면 치료받고, 공부하고 싶으면 교육받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인정받고,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안정된 삶의 토대’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성장과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소외와 차별에 눈을 감아서도, 공정과 개혁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단 한 명의 국민도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를 포용사회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셋째, “국민통합”이다.

정 총리는 “화합으로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반대로, 화합이 깨지면 공든 탑도 한순간에 무너진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미 그러한 일을 겪었다”면서 “두 번은 결코 안 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집회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지지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방역 앞에 작은 균열은 바이러스가 가장 좋아하는 통로라는 점을 꼭 기억하고, 지역과 계층, 세대와 이념의 벽을 뛰어넘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정치권에도 “코로나19 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통큰 협치를 통해 분열의 불씨를 잠재우고 위기 극복의 견인차가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겨울을 이겨내지 못한 새싹은 꽃을 피우지도 열매를 맺을 수도 없다. 지금 코로나19라는 긴 겨울을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난을 딛고 역사의 진전을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이다.”라면서 “우리 핏속에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내고 역경을 기회로 전환하는 불굴의 정신이 서려 있다.”고 말하고 우리 가슴 속 용기를 끄집어내자, 선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새 하늘을 열었던” 개천의 정신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73년 전, 백범 김구 선생은 개천절을 맞아 남긴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말을 인용하여 정 총리는 “제4352주년 개천절을 맞아, 백범 선생이 실현하지 못했던 미완의 꿈,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 이제 우리가 실천하자”고 호소했다.

정 총리는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 겨레가 품었던 원대한 꿈이 실현되는 새로운 개천의 역사를 향해 나아가자.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선도국가’,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포용사회’,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한 ‘국민통합’의 기치는 바로 그 꿈을 실현하는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총리는 “정부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정신 그리고 하늘의 뜻을 구하는 재세이화의 자세로 국민과 함께 하겠다. 이러한 굳센 의기와 다짐을 개천절 노래 마지막 가사로 갈음할까 한다”라며 가사로 마무리했다.

“맹세하노니, 잘 받아 빛내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