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과 하나 되는 대한민국
개천절과 하나 되는 대한민국
  • 민성욱 박사
  • k-spirit@naver.com
  • 승인 2019.09.0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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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성욱 박사

“우리나라 의병들은 나라찾기 힘쓰는데
우리들은 무얼할까 의병들을 도와주세
우리들도 뭉쳐지면 나라찾기 운동이요
나라없이 어이살며 힘을모아 도와주세”
               - ‘안사람 의병가’ 중에서

위 ‘안사람 의병가’는 한국 여성 최초 의병장 윤희순이 만든 일종의 군가이다. 윤희순은 의병장의 며느리로, 의병에 적극 참여했던 조선 선비의 아내로, 세 아들을 모두 대일항쟁에 투신시킨 어머니로, 또 그 자신이 항일운동에 투신한 여성항일운동의 선구자이다.

민성욱 박사
민성욱 박사

 

‘안사람 의병가’를 채보, 즉 악보로 옮겨 적은 이는 강원대 김현옥 교수이다. 그에 따르면 ‘안사람 의병가’는 위기 상황을 맞았을 때 여성이 가져야 할 애국심과 민족의식을 잘 표현한 곡이며, 한국 근대 민족음악의 한 유형으로서 민중적 성격을 갖는 작품 중 가장 뛰어난 곡이라고 한다. 이 곡은 여성도 국가와 사회문제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함을 일깨워 준다. 여기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민족의식과 애국심에 주목하게 된다.

우리 민족이 간직한 고유한 민족의식과 애국심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지구촌에서 우리는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남북한이 화해분위기가 조성되었지만 통일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런가 하면 지리상으로 인접한 국가이며 역사로도 오랫동안 특별한 관계를 맺어 왔던 일본과 경제전을 치르고 있다. 우리의 동맹국이자 우방인 미국, 그리고 북한과 인접한 중국과 러시아 등 나라마다 이해관계에 따라 국익을 우선시 하는 대외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국내로 눈길을 돌려도 순탄치 않다. 여야 간 정쟁이 심화되고, 진보와 보수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속에서 대립과 갈등이 고조되고, 지역감정과 계층 간의 불신 또한 해결해야 될 과제로 남아있다. 그래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인류사회에 기여해야 할 사명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럼, 무엇으로 하나 될 수 있을까. 여야도 아니고, 진보와 보수도 아니며, 특정 지역이나 계층을 대변하거나 옹호해서도 하나가 될 수 없다. 가치 너머의 변하지 않는 절대 가치, 즉 누구에게나 가치가 있고, 관점이나 시각에 따라 그 가치가 왜곡되지 않으며, 나아가 시공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지 않는 그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각자 꼴을 지니고 있다. 세상 모든 것은 제 꼴을 갖추고 꼴마다 제 가치가 있는 법이다. 흔히 ‘꼴값을 떤다’고 말하면 매우 부정적인 뜻으로 받아 드려진다. 꼴값을 떤다는 의미는 사람의 모양새나 됨됨이를 일컫는 ‘꼴’과 가치를 의미하는 ‘값’이 합쳐진 말로서 분수에 어긋나거나 황당한 행동을 뜻하는 말이 된다. 허나 이 세상에 제 꼴값하며 사는 사람 몇이나 될까? 나는 내 꼴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이 꼴 저 꼴 안 보고 살 수는 없다. 꼴을 만나 제대로 된 가치를 부여할 때 긍정적인 꼴값이 된다. 모두 각자의 꼴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꼴까지 사랑한다면 다양한 꼴이 점점 커져서 결국 하나가 될 수 있다. 꼴의 모양이 달라 서로 부딪혔다면 꼴의 크기를 키우게 되면 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두고 우리 민족은 ‘하늘마음’이라고 하였고, ‘홍익정신’이라고도 하였다.

하늘에는 경계가 없다. 하늘의 빛은 차별하지 않고 골고루 비춘다. 이러한 하늘마음으로 단군은 반만년 전에 나라를 세웠다. 그 하늘마음을 일러 ‘홍익’이라고 한 것이다.

우리 민족은 하늘을 숭배하였고, 하늘을 닮고자 노력하였으며, 심지어 하늘이고자 했기에 스스로 백의민족이라 불렀다. 눈에 보이는 푸르른 창공이 하늘이 아님을 알았고 그저 빛의 산란 작용으로 인해 푸르게 보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우리 민족은 하늘을 통해 우주와 연결됨을 알고 있었다. 그렇게 보면 하늘은 무색이다. 무색을 색으로 표현하고자 하니 흰색이 된 것이다. 흰색 옷을 즐겨 입었던 우리 민족은 하늘 옷을 입고 하늘이고자 했던 민족이며, 하늘의 섭리대로 살고자 했다.

기원전 2333년, ‘하늘마음’과 ‘홍익정신’으로 나라를 열다

앞서 살펴 본 것처럼 나라의 독립을 위해 왜 그리 항쟁할 수밖에 없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지키고 보존해야만 되는 고귀한 절대가치가 있고 그것을 위해서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이렇듯 위대한 저항정신과 빛나는 얼을 통해 삼일항쟁이 일어났고, 대일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다. 깨달은 성인이 위대한 평화 철학으로 나라를 세웠고, 누구나 하늘이 될 수 있었기에 하늘의 섭리대로 살았으며, 그러기에 다른 민족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고유한 민족의식과 애국심이 여기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단군이 나라를 세운 날을 경축하기 위해 매년 10월 3일을 ‘개천절’ 이라는 국경일로 제정하였다. 이러한 개천절의 유래는 기원전 3898년, 거발한 한웅께서 천신인 제7대 지위리 한인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백두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세상에 실현하기 위해 신시를 개천한 날에서 시작되고, 그 후 기원전 2333년 음력 10월 3일 제1대 단군인 단군왕검께서 뜻을 이어받아 아사달에 최초의 민족국가인 단군조선을 건국하고, 건국이념으로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선포하였다. 개천절이 국경일로 처음 제정된 것은 대한민국임시정부 때이다. 근대에 이르러 우리 민족이 시련을 겪으면서 단군은 민족의 시조로서 더욱 존경의 대상이 되었고, 1909년 대종교에서는 단군의 개국을 기념하기 위한 '개천절'을 제정하게 되었다.

특히 이러한 역사인식은 당시 독립운동가들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이 되었다. 이에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수립과 더불어 음력 10월 3일을 국경일로 제정하였으며, 그 뒤 개천절 행사는 매년 꾸준히 계속되었다. 개천의 본래 뜻은 '하늘을 연다'는 단편적 의미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 즉 사람들의 마음을 어둠 속에서 건져 환하게 빛을 비추었다는 것을 말한다. 이 날만은 서로 닫힌 마음을 열고 하나 되어 함께 웃고 즐기는 날이었다. 우리 민족이 나라를 세우는 것을 '건국'이라고 하지 않고, '개국'이라고 한 것도 같은 의미의 연장선이다.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10월을 상달이라고 하여, 한 해 농사를 추수하고 햇곡식으로 제상을 차려 조상께 감사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제천행사를 하여 왔다. 이러한 제천행사는 단군조선 폐관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왔다. 부여의 영고, 예맥의 무천, 마한과 변한의 계음, 고구려의 동맹, 백제의 교천, 신라와 고려의 팔관회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개천절은 우리민족에게 가장 오래된 유서 깊은 명절이다

또한 개천절에는 우리 민족의 천지인 사상이 담겨있다. 개천에서 하늘은 곧 마음을 뜻한다. 하늘을 열었다는 것은 하늘과 땅과 인간이 하나임을 깨달았다는 뜻으로 조화의 섭리를 깨우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진정한 개천(開天)의 의미이다. 이 역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기본 정신이 녹아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경일과 기념일이 뭐가 다를까? 말뜻 그대로만 해석하면 국경일은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이고, 기념일은 특정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정한 국경일은 5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국가 기념일은 50개이다. 국가 기념일까지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국가의 경사스러운 날인 국경일과 그 의미는 알고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런데 초등학생 대다수가 현충일도 기념일이 아닌 국경일로 알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생일이 10월 3일 개천절이 아닌 3.1절이나, 광복절로 알고 있는 학생이 있을 만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국경일과 기념일의 참뜻을 모른 채 성장해 가고 있다.

특히 10월 3일 개천절은 그 의미가 점점 쇠퇴해져 국경일 중 유일하게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행사가 되었고 언젠가부터는 대통령 축사를 대독하던 것을 국무총리 축사를 하는 행사로 격하되었다. 개천절은 이념과 체제를 넘어 지역과 이해관계를 떠나 하나가 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다. 그런 날의 의미를 제대로 안 알려 주니 단순 공휴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 미래를 짊어질 꿈나무인 청소년들이 바른 역사교육으로 애국심을 함양하고 조국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좌익도 우익도 아니고 물론 몸통도 아닌 전체가 하나로 움직일 때 새는 진정으로 날아오를 수 있다. 즉 새가 온전하게 날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요소가 필요하다. 새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하나처럼 움직일 때 새는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이념도 없고 상도 없는 자리, 그것은 홍익이다.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다. 이제 새로운 정신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희망은 BTS(방탄소년단)의 메시지에 있다.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 단 하루를 살더라도 꿈과 희망을 갖고 결국 종교도, 사상도, 이념도, 아닌 사랑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개천의 의미를 되새기고 유구한 역사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왔던 국혼의 부활과 국학의 정신인 빛나는 얼을 오늘에 되살려 대한민국을 넘어 하나 되는 세상을 꿈꾸고 BTS와 같은 한류 열풍으로 홍익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개천절 행사부터 대통령이 참석하고 종교와 이념 그리고 사상을 초월하여 진정한 축제로 만들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창조하였으면 한다. 그래야 오늘을 사는 한국인으로서 그 꼴값을 다하는 길일 것이라 믿는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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