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문화가 되다
단군, 문화가 되다
  • 민성욱 박사
  • k-spirit@naver.com
  • 승인 2020.07.0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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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민성욱 박사

“음력 5월2일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
매년 음력 5월이 되면 내가 지인들에게 묻는 질문이다.
누구에게나 부모가 있고, 그 부모에게 또 부모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현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면 만나는 정점에는 누가 있을까?
근대 이후 역사와 신화 사이에서 논쟁의 대상이 되어 오기도 하였지만 그 존재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국조 단군이 있다.

역사와 신화라는 논쟁의 시작

사실 역사인가 신화인가를 따지는 논쟁도 우리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근대 우리 역사를 정립한 사람은 안타깝게도 한국인이 아니고 일본인이다. 흔히들 신채호, 박은식, 정인보 등 여럿이 열거되기도 하지만 시기상 앞설 뿐만 아니라 근대 역사학 체계를 토대로 우리 역사를 정립한 사람이 하야시 다이스케(林泰輔) 이다.

민성욱 박사
민성욱 박사

하야시 다이스케는 1892년에 출간한 『조선사』에서 "전하기로는 처음에 군장이 아니라 신인이 있었는데, 박달나무 아래에 내려와 국인이 추대하여 임금이 되니 이를 단군이라고 한다. 그 국호를 조선이라고 하고 평양(평안도 평양부)에 도읍하였다."고 서술하고 '황당하여 믿을 수 없다'고 하면서 단군조선을 조선사에서 제외하였다. 이렇듯 하야시의 『조선사』는 일본이 조선사를 왜곡한 것의 효시로서 메이지 일본의 조선침략 의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저서이기도 하다. 하야시는 일본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왜곡된 한국 인식과 일본 국학의 영향을 받아 실증이라는 이름하에 조선의 역사를 왜곡하였던 것이다.

하야시의 『조선사』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은 한말의 일부 역사가들을 통해서였다. 그 중 대표적 인물이 현채(玄采)이다. 그는 1906년 『조선사』의 근대적 체제를 흠모해 『동국사략(東國史略)』으로 역술 간행하였다. 이로써 우리나라 역사학에도 근대적 역사서술 체제를 도입한 저서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조선사』의 왜곡된 역사가 『동국사략』은 물론 이후 간행되는 수많은 저서들에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우리 옛 속담이다. 우리 속담 중에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속으로 들어가 보면 우리 정신문화가 오롯이 담겨져 있다. 콩을 심었으면 마땅히 콩이 나와야 되고, 팥을 심었으면 당연히 팥이 나와야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이것을 몰라서 굳이 속담으로 남겼을까. 이것은 원칙이 있고 법칙이 있는 것이다. 이치가 그러하고 원리가 그러한 것이다. 무엇을 심느냐 하는 원인이 있으면 그것에 상응하는 결과가 나오는 법이다. 그러니까 원인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는 있어도 원인에서 결과에 이르는 과정은 원리나 이치에 따라 변함없이 동일하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콩을 심었는데 팥이 나왔으면 누구의 책임인가? 그 책임은 심은 자의 몫이다. 콩이라고 심었지만 콩이 아니고 팥이었던 것이다.

이와 유사한 내용을 『명심보감(明心寶鑑)』에서도 찾을 수 있다. 명심보감은 마음을 밝게 비추어서 보배로운 거울로 삼는다는 뜻으로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까지 가정이나 서당에서 아동들의 기본적인 교재로 가르쳤는데, 다음과 같은 문장이 수록되어 있다. “種瓜得瓜 種豆得豆 天網恢恢疎而不漏(종과득과 종두득두 천망회회소이불루)” 오이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는 법이다. 하늘의 그물(이치)이 넓고 커서 뻥뻥 뚫려 성긴 것처럼 보여도 새지 않는다.

조물주의 오묘함이 여기에 있다. 사람의 씨앗을 심으면 사람이 나와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즉 사람답지 못하거나 사람 노릇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개는 개이고, 사자는 사자이다. 개나 사자가 사람이 되는 법이 없다. 그런데 사람은 개가 되기도 하고 떡이 되기도 한다. 왜 그런가? 개와 사자는 변함이 없고 그 정체성이 명확하다. 사람은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으면 흔들린다. 흔들리지 않기 위하여 공부도 하고 종교도 갖지만 여전히 사람 노릇을 못하거나 사람답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뿌리 의식이다.

뿌리 깊은 나무

조선왕조 창업의 당위성과 건국 시조를 찬양한 <용비어천가>, 용이 날아올라 하늘을 다스리듯 훌륭한 임금이 세상에 나와 천하를 다스리는 것을 노래한다는 뜻이다. 그 중에서 많이 알려진 내용이“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므로, 꽃이 좋게 피고 열매가 많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끊어지지 않으므로, 냇물이 되어 바다로 흘러간다.”이다.

뿌리를 알고 나면 뿌리 의식이 생기게 되고 정체성이 확립되게 된다. 그래서 뿌리 의식이 확고한 사람은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으며 자기 정체성을 갖고 삶의 목적을 설정할 수 있다. 반만 년 전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으로 나라를 세웠고, 역사를 통해 면면히 이어져 왔으며, 2020년 대한민국에 이르렀다. 홍익이 흐르는 뿌리 깊은 나무가 대한민국이다.

한민족의 위대한 유산

최근 국조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신화와 역사라는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는 단군과 고조선이 존재한다. 한민족 형성의 그 뿌리가 되고 대한민국의 근원이 되는 나라, 단군조선이 있고 그 중심에는 국조 단군왕검이 존재한다.

논쟁 자체는 나쁜 것만은 아니다. 논쟁을 통해서 진위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논쟁조차 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것이다. 어쩌면 더 큰 문제는 무관심일 것이다.

이제 단군을 신화나 역사라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와 친숙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문화로 인식해야 될 때이다.

현재 대한민국이 코로나19 방역에 모범이 되는 나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BTS)이나 많은 한류를 통해 세계문화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서 전 세계인에게 놀라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뿌리에는 바로 한민족이 국조 단군으로부터 물려받은 홍익정신이 있다. 우리가 물려받은 홍익 DNA가 대한민국을 이렇게 위대한 나라로 만들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이고 원천이 되어 주었다.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큰 뜻을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더 널리 알려 국민들의 행복과 복지를 실현한 위대한 나라가 되고, 남ㆍ북한 국민들이 모두 행복한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단군, 문화가 되다

사단법인 국학원은 단군할아버지 탄신일인 음력 5월 2일이 포함된 6월부터 10월 3일 개천절까지를 단군할아버지 문화축제기간으로 설정하여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전개한다. 대표적인 것이 단군할아버지께 인사드리기이다. 집안에 어른이 계시면 인사를 드리는 것이 예의이듯이 국조인 단군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자는 의미이다. 민족의 위기 때마다 단군은 우리의 구심이었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었다. 위기 속에서 더 빛나는 민족의 얼, 화합하고 단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 주었으며, 역사를 통해 면면히 이어져 왔던 홍익의 DNA도 한 몫 해왔다. 이러한 홍익의 유전자를 심어주신 우리 민족의 뿌리인 단군할아버지, 가장 큰 어른에게 인사를 하듯 단군할아버지께 인사하는 것이다.

한민족의 고유한 문화인 선도문화를 연구하고 알리는 선도문화연구원은 6월21일 단군문화축제 기념식 ‘I♡단군’을 개최했다. 단군문화축제 '우리 안에 살아있는 단군의 홍익 DNA'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더 이상 역사와 신화라는 프레임으로 또 종교적인 시비로 갈등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단군조선을 대한민국의 뿌리이자 가치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군의 가치를 문화로, 홍익실천을 문화현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단군은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일까?

단군의 가치, 문화축제의 꽃으로 피어나다

단군의 가치는 홍익문화의 뿌리이자 위대한 평화철학으로 깨달은 성인이 세운 나라라는 데에 있다. 가치는 아는 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다. 진정으로 가치를 알면 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동기가 부여되고 그렇게 되면 뇌는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작동한다. 즉 홍익의 가치를 알면 그 뇌는 홍익뇌가 되는 것이다. 가치는 꿈과 희망이라는 말들의 다른 표현이다. 꿈과 희망도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실현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4353년 전 단군이라는 깨달은 성인이 홍익인간이라는 위대한 평화철학으로 나라를 세웠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첫 출발점이자 뿌리가 되었다. 이후의 역사는 그 홍익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던 역사였다. 이제 2020년,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의 가치도 다르지 않다. 단군을 역사와 신화라는 프레임에 가두지 말고 홍익의 역사를 써 왔던 한민족의 역사 첫 출발점으로 인식하고 문화의 원류로 인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이번에 일련의 축제로 꽃을 피웠고 문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좋은 것은 나누어 가지면 그 효과가 배가 되고 빠른 속도로 전파가 되는 법이다. 단군왕검 탄신일을 기념하는 문화축제를 시작으로 개천절 행사를 세계 곳곳에서 모든 인류가 하나 되어 대축제의 장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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