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의 의미와 한민족 DNA의 부활
백성의 의미와 한민족 DNA의 부활
  • 민성욱 박사
  • k-spirit@naver.com
  • 승인 2019.10.0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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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백성이라고.......”

탄야는 타곤을 아스달의 왕으로 세웠고, 연맹인들에게 '백성'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내렸다. 백성(百星)이라는 의미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백 가지도 넘는 별'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문명과 국가의 탄생을 다룬 판타지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마지막 회에 등장한 장면이자 대사이다.

백성에 대한 새로운 의미,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 졌지만 의미심장하다. 드라마에 등장한 내용 중에 와한족의 씨족 어머니가 탄야에게 별을 보여 주며 일러 줬던 말이 등장한다.

“다 너에게 달린 거야. 넌 무엇이든 될 수 있어”

민성욱 박사
민성욱 박사

 

“네가 무언가가 되고, 삶을 다 살고 저 하늘의 별이 될 때, 어떤 별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단다. 그건 오로지 너희들의 선택이니까”

이것은 씨족사람들을 하늘에 떠 있는 무수히 많은 별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즉 백성은 별이 될 수 있는 사람들, 죽어 별이 될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백성(百姓)은 『서경(書經)』 「요전(堯典)」 편에 “평장백성(平章百姓)”이라는 말로 처음 등장한다. 옛날에는 덕이 높고 공을 세운 사람에게 성씨를 하사했기에 백성이라 불렀던 것이기 때문에 주로 벼슬아치를 뜻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관직이 없는 보통 사람을 일컫는 말로 쓰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백제가 한반도에 정착하기 전인 온조왕 때 요서지역에서 나라를 세운 후 중국 한족과 주변 나라들(말갈, 낙랑 등)의 영향으로 한반도로 이주하게 되는데, 이때 백가제해(百家濟海), 즉 백가지 성을 가진 사람들이 바다를 건너 왔다는 의미로 백성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고, 고려 때 태조 왕건이 지방 호족들을 포용하기 위하여 혼인정책 뿐만 아니라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왔던 토성분정과 본관제도를 정립하여 성씨를 나라에서 정해 주고 일정한 씨족을 일정한 지역에 정착시켜 혈연성과 지역성을 확고히 굳힐 수 있도록 하였는데, 여기서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것은 지금의 백성과는 의미가 다르게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학은 오랜 기간 역사를 통해 정립된 고유한 사유체계를 말한다.

각 민족이나 나라마다 오랜 기간 역사를 통해 정립된 고유한 사유체계가 존재한다. 그것을 국학이라고 한다. 국학의 관점에서는 백성은 신인의 자질을 갖춘 사람들을 말한다. 이것은 신인합일에서 비롯된 말로 근본적으로 신과 인간은 다르지 않으며, 하늘의 성품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나라를 세울 때마다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을 그 근본으로 삼았다.

이것은 한민족의 DNA처럼 역사를 통해 이어져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 대한민국 교육기본법 제2조에 교육이념을 ‘홍익인간’에 두고 있다는 것은 일맥상통한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한민족의 DNA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 전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인해 보고자 한다.

땅 넓이는 세계 109번째, 인구는 세계 26번째, 아시아 최동단의 작은 반도국가, 그것도 모자라 남북이 분단되어 있는 대한민국, 하지만 그 동안 보여 주었던 대한민국의 저력은 대단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제조업 5위, 수출 6위, 건설업 6위, 외환보유액 9위인 나라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IT 강국, BTS(방탄소년단)를 비롯한 K-POP의 전설들이 한류를 이끌고 있으며, 이러한 한류는 K-POP 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렇듯 세계인들을 매혹시키는 한류의 나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이 보여준 저력의 원천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구성원의 대부분은 한민족이다. 한민족 DNA의 특성을 말할 때 학자들에 의해 다음과 같이 회자되곤 한다.

첫째, 끈질긴 생존 본능, 둘째, 승부사의 기질, 셋째, 강한 집단의지, 넷째, 개척자 근성

위 특징을 갖고 있는 DNA는 기마 유목민들에게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즉 한국인의 DNA는 지난 2500년간 유라시아 대초원을 무대로 활약해온 기마유목민의 DNA에서 찾을 수 있다. 유라시아 대초원은 동서 8,000km에 걸쳐 끝없이 펼쳐진 평평하지만 삶의 조건이 열악한 극한의 땅이다. 이러한 엄격한 자연 조건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은 용감하고 영리한 독특한 인간 유형을 형성해 왔다. 개개인이 강한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지도자가 등장하면 급속히 통합되었고, 사회 전체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가치관으로 무장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탁월한 지도자를 적지 않게 등장시키는 한편, 집단 위기 등 어려운 시기에는 강력한 결속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했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기마유목민이 주축이 된 기마군단은 가공할 만한 전투력을 발휘하면서 약 2500년간 유라시아 초원 지역을 중심으로 동·서양에 걸쳐 거대 국가를 끊임없이 건설해왔다.

역사는 그 땅의 과거사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의 주체인 민족의 삶의 흐름을 보여 준다.

역사는 그 땅의 과거사가 아니라 민족의 삶의 흐름이다. 고조선이란 동아시아 최강의 국가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또 이어졌는지, 이제 그 역사가 한민족의 DNA를 설명해 줄 것이다. 이제 기적의 경제를 일으킨 한민족 DNA는 세계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기마 유목민의 역사와 한민족 고대사의 관계

기마 유목민이 건설한 국가들의 역사는 한민족의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흉노가 3천 년 전에는 우리와 형제 동족이었고, 여진, 선비, 몽골도 아(我)의 동족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원전 8세기 무렵부터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이들 기마군단 국가들은 지역, 인종, 기질, 문화, 정서, 유물 등을 고려해 볼 때 기원전 2333년 건국된 고조선의 분파 과정에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터키의 국사 교과서엔 흉노를 자신들의 조상이며, 이들의 후예가 유럽에 진출한 것이 바로 훈 제국이라고 실려 있다. 몽골 교과서에는 흉노 제국을 세운 흉노인들이 유럽에서 아틸라의 훈 제국(434~453년)을 세워 드네프르강에서 도나우강까지 광활한 영토를 차지했으며, 비잔티움 제국으로부터 공납을 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훈족의 왕, 아틸라는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는 데 큰 영향력을 끼쳤던 인물이다. 아틸라에서 이탈리아라는 국호가 비롯되었다는 설도 있고, 훈(hun)족의 영토(gary)에서 헝가리라는 국호가 나왔다는 설도 있는 것을 보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칠 내용은 아니다.

벽화나 기록을 토대로 살펴보면, 훈족은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낮은 코, 검은 머리, 납작한 코의 작은 체구를 지닌 전형적인 동양인의 외모이다. 이들의 전쟁 수행방법, 무기, 유물 등을 봐도 틀림없는 아시아 기마군단이다. 훈족이 사용한 활은 나무와 동물 뿔을 접착해 강도를 극대화한 복합곡궁인데, 이는 바로 고구려의 맥궁과 동일한 활이다.

5세기, 훈족이 유럽에서 위세를 떨치던 시대는 고구려의 광개토 대왕과 장수왕이 정복 전쟁을 활발히 전개해서 동북아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시기이다. 흉노와 우리와의 관계처럼 흉노의 후예인 훈과 우리의 관계 또한 주목의 대상이다. 훈족의 몽고반점, 복합곡궁, 편두와 순장 등의 관습, 이동 경로의 많은 유물 등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민족과의 친연관계를 밝히는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훈족이 파괴한 이탈리아 북부 아퀼레이아 시의 성당에는 훈족 기병이 활 쏘는 모습을 그린 프레스코 벽화가 있는데, 고구려 무용총 벽화와 흡사하다고 한다. 프레스코 벽화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미술 그림기법이며, 회반죽이 마르기 전에, 즉 이탈리아어로 신선하다는 뜻인 프레스코 할 때 물로 녹인 안료로 그리는 기법으로 그려진 벽화를 말한다.

한민족의 여정

유라시아 대초원과 실크로드, 그리고 만주 대륙에서 '기마군단'의 역사가 전개되고, 북방민족인 흉노, 선비, 돌궐, 말갈, 몽골, 여진 등은 최강의 제국을 건설해 세계사의 중심 무대에서 크게 활약했다. 그러나 이들은 기록을 별로 남기지 않았기에 유럽인들은 이들의 평가에 인색했고, 특히 중국은 이들의 역사를 왜곡하고 폄하했던 것이다.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고 했다. 기록이 거의 없는 기마군단의 역사는 결국 묻히고 만 것이다.

역사 기록은 동적 역사경으로 역사의 주체들을 따라 다니며 기술해야 된다.

한 나라의 역사는 그 땅의 과거를 기술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민족의 삶의 흐름을 보는 것이다. 역사의 기술은 정적 역사경, 즉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고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주체인 사람들을 따라 다니면서 촬영하는 동적 역사경 방식으로 기술해야 정확한 기록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한민족의 역사를 한반도만 바라보아서는 제대로 볼 수 없다. 유라시아 대초원 지역과 실크로드는 우리의 삶의 흐름을 돌아볼 수 있는 역사의 현장으로 한민족이 어디서 왔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여주는 곳이다. 또한 내몽고자치구 적봉시에 있는 홍산 지역의 대발굴은 이 지역이 북방민족 문화의 근거지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요하문명과 홍산문화의 본거지인 홍산 지역은 그야말로 한민족 고대사와 깊은 연결고리를 가진 고대 문화의 보고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인의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인 DNA가 회복되어야 한다.

세계인으로부터 '한강의 기적'이라고 칭송받던 대한민국 경제, 짧은 근대화 기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내었지만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조치로 촉발된 한일 간의 경제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정세는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제정세 변화와 시대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대응을 잘 하기 위해서는 내부결속과 함께 하나가 되어야 하지만 국내 정치 상황은 지속적으로 분열 양상만 보여 주고 있으며, 국민들 또한 정치적 분열을 통한 갈등과 대립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조국이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하여 많은 염려와 걱정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법으로 한민족 DNA가 발현된 생동감 넘치고 역동적인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현대적 의미의 백성은 국민, 국민은 비전의 파트너로서 섬김의 대상이다.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결말이 주는 메시지는 “우리 모두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으며, 백가지도 넘는 별은 곧 백성이다.” 여기서 현대적 의미의 백성은 국민이다. 국민, 즉 나라의 백성은 지배하고 통치할 대상이 아니고 비전의 파트너로 섬겨야 될 대상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개천의 의미이고, 개천을 통해 등장한 국조 단군의 통치 리더십이었다.

통치자는 결연한 의지와 강단 있으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카리스마, 그리고 선한 성품을 가져야 된다. 이제 권력을 가진 자는 국민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공유하고 그 비전을 함께 이루어 가기 위하여 섬기는 대상으로 인식해야 된다. 또한 하늘의 성품으로 모두를 품고 하나가 되어야 공동의 비전을 이룰 수가 있다. 그것이야 말로 최근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되어 치유가 필요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한민족 DNA의 진정한 부활이 필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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