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통해 재발견한 국학의 가치
코로나를 통해 재발견한 국학의 가치
  • 민성욱 박사
  • k-spirit@naver.com
  • 승인 2020.12.03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럼] 민성욱 박사

코로나 19로 우리 일상은 변하고 있다. 어쩌면 지극히 흔한 일상이 그리워지기도 하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상의 이유 있는 문제제기도 가능해 졌다. 생존에 대한 강한 애착이 일상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민성욱 박사
민성욱 박사

가족과의 관계도 더 중요해 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다 보면 집 안에 있는 시간들이 많아지게 되고 자연스레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항상 그렇듯이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처를 더 받기 쉽다. 그래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대화의 기술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화의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 표정을 눈빛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눈빛으로 어떻게 마음을 표현할 것인가? 손짓으로 어떻게 사랑을 전할 것인가? 그래서 요즈음처럼 마음을 나누고 이어주는 기술이 절실한 때도 없는 것 같다. 물리적으로 거리는 두되, 마음만은 더 가까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로 대두되고 있다. 뉴 노멀 언택트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소통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가?

마음을 나누는 기술은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뇌활용 기술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기술은 다름 아닌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뇌활용 기술이다. 왜냐하면 마음은 뇌의 작용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부부 간의 흔한 대화다.

남편 : “내일 저녁에 친한 동료 두 명과 저녁 식사 약속이 있어. 의논할 일이 좀 있거든.”
(남편은 결혼기념일이라 아내와 외식하기로 한 약속을 잊고 동료들과 저녁 약속을 함)

아내 : (이미 화가나 있음) “그런데, 내일 우리 저녁식사 같이 하기로 했잖아.”

이미 말의 시작인 “그런데”부터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원망이 들어가 있다. 이런 식으로 대화하다 보면 대화의 내용은 사라지고 말투만 가지고 싸우게 된다. 버릇처럼 나오는 이 ‘그런데’는 마치 브레이크처럼 종종 원만한 해결책과 호의적인 의사소통을 방해한다. 특히 경청이 중요한데 우리는 흔히 말을 시켜 놓고는 말 자르는 기술을 구사하곤 한다. (참다못해) “그게 아니고(라)....” “그게 말이 되냐? 말이 돼” 이런 말을 듣고 나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게 된다.

그래서 부부를 포함한 가장 가까운 사이일수록 가족 간에도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지극히 뇌를 잘 쓰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TV 프로그램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다. 대표적인 예능 프로 중인 하나인 ‘놀면 뭐하니?'에서는 진행자가 ‘H&H주식회사’ 대표이사로 마음과 마음을 잇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마음 배달꾼’이라는 설정이다. H&H 주식회사는 ‘Heart&Heart’의 약자로,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지만 차마 전하지 못한 마음을 대신 전해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마음 배송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아름다운 직업이라고 일컫는 플로리스트, 그들에게 기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꽃을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을 전달하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서비스업종은 어느 업종보다도 마음을 나누고 이어주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 고전에서 찾은 마음을 나누는 기술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심청전’이란 고전이 그 깊은 내면에 깨달음의 소리를 내포하고 있다. 즉 ‘심청전’은 마음을 나누는 기술을 알려 주고 있다. 어릴적 알고 있었던 ‘심청전’이 단순히 효심을 말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나의 참 자아, 즉 본성을 만나는 깨달음의 소리임을 알게 된다면 지혜와 깨달음의 소리가 들릴 것이다.

아주 오랜 옛날 도화동이라고 불리는 마을에 심학규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심학규는 눈이 어두워 앞을 볼 수가 없는 봉사였는데,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심봉사 라고 불렀다. 심봉사란 마음이 어두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심봉사에게는 딸이 있는데, 그의 이름이 심청이었다. 심청은 마음이 맑은 사람을 말한다. 심청이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의 눈 노릇을 하면서 서서히 자라는데 그 마음씨가 착하고 몸을 아끼지 않고 아버지를 봉양하여 동네어른들의 칭찬이 자자하였다.

하루는 심봉사가 심청이를 마중 나가다가 발을 헛디뎌서 냇물에 빠지는데 이것은 피해의식에 빠지고 감정에 빠진 것을 의미한다. 그 속에서 혼자 못나오기 때문에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고, 마침 지나가는 스님이 있어서 구해줬는데 스님은 인도자 또는 연원자를 의미한다. 스님에게서 “눈을 뜨고 싶으면 부처님께 공양미 삼백석을 올리면 된다”라는 말을 듣고 귀가 번쩍 뜨인 심봉사는 쌀이 없으면서도 공양미 삼백석을 약속(발원)하게 된다. 자초지종을 듣게 된 심청이는 매일 궁리하며 지내던 어느 날 옆집에 사는 귀덕이 어머니가 놀러 와서 뱃사람들이 15살난 처녀를 산다는 얘기를 듣고 공양미 삼백석과 자신을 바꾸기로 결심한다. 뱃사람들을 따라 물결이 거친 바다 한가운데까지 온 심청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한 뒤 치마를 뒤집어쓰고 인당수 깊은 바다 속으로 몸을 던지게 된다.

여기서의 배는 길을 갈 수 있도록 하는 힘, 기운을 말하며, 뱃길은 우리 몸에 기운이 다니는 것을 말한다. 인당수는 이마위의 인당혈로 내부의식의 세계와 외부의식의 세계를 연결시켜 주는 곳이다. 즉 내부의식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적어놓은 것이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진 것은 정말 자기 자신이 없어진 자리에서 새로 태어날 수 있듯이 자기를 비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심청이가 바닷속에 들어가 용왕을 만나고 옥황상제의 도움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때 옥황상제란 머릿속에 있는 참 자기를 말하며, 그 옥황상제는 생명과 기운 등 모든 것을 주관한다. 이것은 곧 심기혈정의 원리를 말한다. 내가 마음을 보내면 가고, 받아들이면 오고 그걸 주관하는 그 마음을 옥황상제라고 한 것이다.

심청이는 연꽃으로 인당수 푸른 물위에 떠 있다가 지나가는 뱃사공에 의해 건져져서 임금에게 바쳐지고, 임금은 그 꽃을 받고 너무나 기뻐하여 곁에 두고 바라보다가 잠들었는데 하늘나라에서 신선이 내려와서 곁에 있는 왕비를 맞아들이라는 꿈을 꾸게 된다. 그래서 왕은 연꽃 속의 심청이와 결혼하는데 이것은 자기 암시를 꿈으로 표현한 것이고 내면의 자기와 외부적인 자기가 만나서 합일이 되는 것이다.

심청이는 임금과 결혼해서 몸은 편안해 졌지만 두고 온 아버지 생각에 점점 야위어만 갔고, 이것을 본 임금은 나라 안의 맹인들을 모두 불러 모아 맹인잔치를 열어 아버지를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맹인잔치는 옛날의 자기모습같이 어리석고 마음이 어두운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해 주어서 밝아지게 해 주겠다는 염원이 담겨져 있다.

심봉사는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서 맹인 잔치에 도착할 수 있었고, 거지 행색으로 구석에 앉아있는 심봉사를 발견한 심청이는 드디어 아버지와 상봉을 하게 되는데 그 순간 하얀 안개가 피어올라 심봉사의 머리 위를 덮었다. 이것은 정충기장신명단계에서 신명이 다 자라서 태어나고 혼이 완성된 때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다. 우리 심청이 한 번 보자 하면서 눈을 뜬 것은 정말로 자기의 참 모습을 보고 나서 마음의 눈이 확 뜨인 것이다. 이렇듯 심청전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자기 자신이다. 즉 ‘심청전’은 자기 안의 마음 이야기인 것이다. 자기 안의 심청이를 일깨워서 살아있게 만들어야 된다.

선한 영향력은 곧 홍익정신이다.

우리가 미래사회를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바로 선한 영향력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이러한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 바로 K-POP를 선도하고 있는 BTS(방탄소년단)이다. 이미 그들은 K-POP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2017년에 BTS(방탄소년단)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아동-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 협약을 했다. 이 자리에서 리더 랩몬스터(RM)가 “일곱 명이서 세상을 뒤집을 수는 없다. 하지만 ‘러브마이셀프(LOVE MYSELF)’ 캠페인으로 이런 마음가짐을 리마인드 하다보면 스스로의 가치를 확인하며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저희를 사랑하는 젊은이들과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이 협약을 통해 BTS(방탄소년단)가 진행하는 캠페인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와 유니세프의 범세계적 아동 및 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 ‘엔드 바이올런스(#ENDviolence)’가 만난 형태로 진행되었다. 해당 연예기획사 대표는 캠페인을 시작한 계기를 “아티스트 성장 과정의 일환으로 음악 활동 외에 사회와의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월드투어 콘서트 진행 과정에서 BTS(방탄소년단)와 위와 같은 고민을 나누었고, 이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캠페인이다”라며 “동세대를 이끌고 사회를 변혁할 수 있게 해 보자는 고민에서 유니세프와 함께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BTS(방탄소년단)의 멤버들은 그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즉 이 캠페인으로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하였으며, 동세대 젊은이들의 고민을 함께 하고 싶다고 했고, 과도한 경쟁이나 실패로부터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해 사회를 따뜻하고 성숙한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한 바 있었다.

이렇듯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BTS(방탄소년단)의 한 걸음이 세상을 바꾸는 큰 걸음이 되길 바란다.

BTS 멤버들이 다니는 학교로 알려진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은 최근 조선일보 창간 100주년 기념으로 개최되었던 ‘2020 미래사회 교육 컨퍼런스’에서 “지구촌에 감성 충격을 주고 있는 BTS의 ‘Love yourself’ 메시지에는 나를 이해하고 사람들과 긍정 마인드를 나누게 만드는 선한 영향력, 즉 홍익정신이 담겨져 있다” 고 하였다.

마음을 이어주는 기술은 뇌의 구조나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 역사에서는 유난히 뇌를 잘 썼던 인물들이 많이 있다. 국조 단군왕검을 시작으로 고구려의 명재상인 명림답부와 을파소, 조선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등 수없이 많다.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마음의 작용을 하나하나 밝혀 가고 있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이 바로 나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마음속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이 말은 뇌에 대한 이해와 관련이 있다. 마음은 뇌의 작용인데 뇌의 구조나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부모가 10대 자녀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기가 어려운 것은 부모들이 뇌의 구조적 변화가 큰 10대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뇌과학자들은 10대의 뇌를 ‘외계인의 뇌’라고 말하기도 한다.

뇌를 잘 쓴다고 하는 것은 인간 세상에서 자기와 남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을 잘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 역사에서 성인의 반열에 오르신 분들은 모두 뇌를 잘 쓰신 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언택트 시대, 온라인으로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가 있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지만 우리는 에너지로 마음을 전할 수가 있다. 옛 가요 중에 ‘사랑하는 마음(김세환)’이라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 가사처럼 사랑하는 마음보다 더 좋은 것은 없고, 사랑의 눈길보다 더 정다운 것은 없으며, 그 손끝보다 더 짜릿한 것은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국학의 살아있는 스피릿이다.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가치를 다시 창조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가치롭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가치가 있다 없다 할 때의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가치 판단의 근거와 기준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이 문화를 창조하고 문화가 다시 교육을 완성한다. 교육과 문화는 인간 의식성장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그것이 오랜 기간 축적되면 고유한 사유체계를 갖게 된다. 고유한 사유체계를 통해 발현되는 것이 스피릿이다.

스피릿에는 개인의 스피릿도 있지만 집단이 갖고 있는 다른 집단과 차별화된 스피릿이 있다. 이것이 바로 정체성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긍심의 원천이 된다. 국학이 존재하고 그 국학이 역사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미래를 밝혀 주는 것, 그것이 바로 국학의 가치이다. 우리는 국학이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된다. 그렇다면 국학을 무엇으로 전승할 것인가? 교육은 인성영재교육으로, 문화는 선도문화 및 홍익문화로 전승해야 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이어주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그 바탕이 되어 줄 국학의 살아있는 스피릿이 절실한 때이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9
0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